[오마이포토] "추석 놔두고 불이라니... 이게 무슨 일인지"

등록 20.09.22 16:02l수정 20.09.22 16:02l이희훈(lhh)

[오마이포토] ⓒ 이희훈


"이거는 세 개 만원, 요거는 네 개 만원"

오연환씨는 흘러내리는 이마의 땀을 숯검정이 묻은 손 대신 손목으로 털어 냈다. 천정은 숯이 돼서 내려앉았고 바닥은 불을 끄기 위해서 뿌린 물로 엉망진창이었다.

이미 타고 뭉그러진 배는 폐기하고 젖은 배 상자를 뜯어내 살아남은 배를 하나둘 꺼내 좌판에 펼치고 팔았다. 카드 결제기도, 땀을 식히던 선풍기도 녹아내렸다. 실내를 밝히던 전등도 깨져 버리고 선은 녹아내렸다.

평소 비수기 서너 달 매출을 올려야 하는 추석 대목에 화재가 발생했고,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수천 상자씩 보관하던 창고가 불타 버렸다. 

상인들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화재 원인은 뒤로하고 복구에 나섰지만 피해 상황이 심각해 눈에 보이는 멀쩡한 과일 몇 상자만 겨우 펼쳐놓고 팔 수 밖에 없다. 21일 청량리청과물도매시장에 화재가 발생한 다음날이었다. 
 

오씨의 가게는 천장까지 불타고 화재진압으로 투입된 굴삭기로 인해 창고까지 무너져 내렸다. ⓒ 이희훈

   

두개의 상자에 펼친 좌판에 손님들은 싼값으로 살아남은 큼직한 배를 사갔다. ⓒ 이희훈

 

가게를 밝히던 전구도 화재로 깨져 버리고 불탄 전선만 남았다. ⓒ 이희훈

 

오씨의 가게 맞은편 가게들은 화재의 피해가 없었다. 맞은편 가게를 보는 오씨의 마음은 씁슬하다. ⓒ 이희훈

  

불에 타고 이리 저리 굴러 쓸수 없게 된 배. ⓒ 이희훈

 

카드 결제기, 전화기 모두 불에 타버렸다. ⓒ 이희훈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에 발생한 화재로 불타버린 과일들 ⓒ 이희훈

  

불에 그을린 선풍기는 녹아내려 원래의 모습을 잃었다. ⓒ 이희훈

    

겨우 건져낸 과일들을 좌판에 펼쳤다. ⓒ 이희훈

      

청량리청과물도매시장 화재로 피해를 입은 오연환씨 ⓒ 이희훈

 

가게의 바닥은 숯바닥이 되었다. ⓒ 이희훈

 

청량리청과물도매시장 화재로 피해를 입은 오연환씨 ⓒ 이희훈

 

좋은 상품을 싸게 내어 놓자 손님들이 빠르게 몰려 들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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