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4.26 11:45최종 업데이트 23.04.2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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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국회의원 정수를 100명으로 줄여도 되는지, 원내정당이 늘어나면 정말 정치가 불안정해지는지, 비례대표를 늘려야 여성과 청년 비율도 늘어나는지, 국회의원 선거제도 주요 쟁점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비교 분석을 통해 아래와 같이 팩트체크합니다.  <편집자말>  

1편 "한국 국회의원 100명이면 충분" '대체로 거짓'
2편 "원내 정당 많으면 정치 불안정" '대체로 거짓'
3편 "비례대표 많을수록 여성·청년 의원도 많다" '대체로 사실'  

 

ⓒ 박종현

 
[검증대상] "비례대표 많을수록 여성·청년 의원도 많다"는 주장

여성과 청년(30세 미만 기준)에게 대한민국 국회 문턱은 여전히 높습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 여성비율은 아직 20%에도 못 미치고, 20대 청년 국회의원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지난 4월 13일 마무리된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선을 위한 국회 전원위원회에서는 여성·청년·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에게 우선권을 부여하고, 비례대표 50% 이상을 청년에게 할당하자는 제안까지 나왔지만 정작 비례대표 확대에는 소극적인 의원도 많습니다.

진보 정당과 정치개혁공동행동 등 시민사회단체에서는 비례대표 중심으로 의원 정수를 더 늘려야 국회의 다양성이 확대된다고 주장합니다. 실제 비례대표 비율이 여성·청년 의원 비율에 영향을 미치는 게 사실인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과 비교해 봤습니다.

여성 의원 비율 OECD 평균은 33.8%... 한국은 19%로 35위

한국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2000년(제16대)까지만 해도 2~5%대에 머물렀지만, 비례대표 50% 여성 할당제를 시행한 2004년(제17대) 13%로 처음 10%대에 진입했습니다. 이후 2012년(제19대) 15.7%, 2016년(제20대) 17%, 2020년(제21대) 19%로 여성 비율이 계속 늘고 있지만, 여전히 20%를 넘지 못했습니다. 

2023년 2월 현재 OECD 평균 여성 의원 비율은 33.8%(양원제 국가의 경우 하원 기준)로 한국보다 14.8%p 높습니다. 특히 멕시코 하원과 뉴질랜드 의회는 여성 의원 비율이 50%입니다. 멕시코는 여성과 남성 후보를 각각 45% 이상 공천하도록 법으로 정했고, 뉴질랜드는 정당에서 자율적으로 남녀 성비를 맞추도록 하고 있습니다.

반면 일본은 참의원(하원) 여성 비율이 10%(중의원은 25.8%)로 OECD에서 가장 낮습니다. 한국은 일본과 헝가리, 튀르키예 다음으로 여성 비율이 낮습니다.
 

지난 2021년 6월 8일 오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대통령선거 40세 미만 출마 제한' 폐지 관련 여야 9개 정당 청년 정치인 공동선언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OECD 30대 미만 국회의원 20명에 1명꼴... 한국은 0명

한국은 OECD에서 미국과 일본 다음으로 국회의원 평균 연령이 높은 나라입니다. 2023년 3월 현재 OECD 의원의 평균 연령은 49.5세지만, 한국은 평균 54.9세로 5살이 더 많습니다.

청년 의원 비율은 OECD 최하위입니다. 노르웨이는 30세 미만 의원 비율이 13.6%로 OECD에서도 가장 높습니다. OECD 평균 30세 미만 의원 비율도 4.29%로, 의원 20명 가운데 1명은 20대인 셈입니다. 하지만 한국은 2023년 4월 현재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20대는 단 1명도 없습니다. 2020년 4월 총선 당시 비례대표로 당선한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만 27세로 유일한 20대였지만 지금은 만 30세입니다.

40세 미만(30대)과 45세 미만(40대 초반) 의원 비율도 각각 3.7%, 7.41%로 OECD 평균에 크게 못 미칩니다. OECD 평균은 각각 23.37%, 38.16%로 한국보다 6배, 5배 더 많습니다.

한국 비례대표 비율 15.7%... 혼합제 9개국 가운데 최하위

우리나라 여성이나 청년 비율이 낮은 건 비례대표 비율이 낮은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제21대 국회 비례대표 47명 가운데 여성은 24명으로 60%에 이르는 반면, 지역구는 253명 가운데 29명으로 11.5%에 불과합니다.

OECD의 평균 비례대표 비율은 72.9%(단원/하원 기준)에 이르지만 한국은 15.7%로 38개국 중 33위입니다. OECD 회원국 중에는 비례대표만 100% 뽑는 국가가 많기 때문입니다. 비례대표제와 다수대표제 국가를 제외하고 두 제도를 결합해 운용하고 있는 혼합제 9개국 가운데서도 한국은 비례대표 비율이 가장 낮습니다.

비례대표 비율이 높을수록 여성과 30세 미만 청년 의원 비율도 높습니다. OECD 평균(72.9%)을 기준으로 비례대표 비율 상위그룹과 하위그룹으로 나눠봤더니, 상위 그룹은 여성과 30세 미만 청년 의원 평균 비율이 각각 35.3%, 4.9%로, 하위 그룹 평균(여성 31.2%, 청년 3.2%)보다 4.1%p, 1.7%p 더 높았습니다.

국회입법조사처도 지난 2014년 2월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 제고를 위한 과제> 정책보고서에서 "일반적으로 비례대표제가 다수대표제에 비해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이 더욱 높다고 알려져 있다"면서 "실제 각국의 여성 의원 비율을 살펴보더라도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들이 혼합제나 다수제 선거 방식을 택하고 있는 국가들에 비해 여성 의원의 비율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예외도 있습니다. 멕시코와 뉴질랜드는 여성 비율이 50%로 OECD에서 가장 높지만, 이들 나라는 비례대표 비율이 40% 정도인 혼합제 국가였습니다. 또 비례대표 없이 다수대표제로 지역구 의원만 뽑는 호주와 프랑스 하원도 각각 38.4%, 37.8%로 OECD 평균보다 높습니다. 이들 나라는 지역구에도 여성 후보 할당제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도 다수대표제지만 여성 비율이 28.6%로 우리나라보다 10%p 정도 높습니다. 반면 튀르키예는 비례대표 비율이 100%인 비례대표제 국가지만 여성 비율은 17.4%에 불과합니다.

청년 비율도 마찬가지입니다. 30세 미만 청년 의원 비율이 높은 국가는 대부분 비례대표제지만, 노르웨이에 이어 2위(8.83%)인 독일은 혼합제 국가로 비례대표제 비율이 60%입니다. 역시 혼합제지만 30세 미만 청년 정당할당제를 시행하는 멕시코와 다수대표제인 프랑스도 각각 5.2%, 4.85%로 OECD 평균보다 높습니다. 반면 비례대표제인 튀르키예(1.33%), 이스라엘(0.83%) 등은 청년 할당제를 시행하고 있음에도 OECD 최하위권입니다.

결국 비례대표 비율뿐 아니라, 여성할당제, 청년할당제 등 선거 제도도 여성과 청년 비율 등 의회의 다양성에 영향을 미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검증결과] "비례대표 많을수록 여성·청년 의원도 많다" 주장은 '대체로 사실'

비례대표 비율이 높을수록 여성과 청년 의원 비율이 높은 건 사실입니다. 한국에서 여성·청년 의원 비율이 낮은 것도 비례대표 비율이 OECD 최하위권인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밖에 여성·청년 할당제 등 선거 제도와 정치 문화도 의회의 다양성에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비례대표가 많을수록 여성·청년 의원도 많다"는 주장은 '대체로 사실'로 판정합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 팩트체크 기획] - 특별면 바로가기
1편 "한국 국회의원 100명이면 충분" '대체로 거짓'
2편 "원내 정당 많으면 정치 불안정" '대체로 거짓'

[특별면 제작팀] 오마이팩트(데이터·구성) 김시연 강석찬 인터랙티브 디자인 이종호 기획 장유정 그래픽 디자인 박종현 개발 양영섭


"비례대표 많을수록 여성·청년 의원도 많다"

검증 결과 이미지

  • 검증결과
    대체로 사실
  • 주장일
    2023.04.10
  • 출처
    2024정치개혁공동행동 기자회견문 "국민과 함께 선거개혁! 전원위는 비례성과 대표성을 보장하라"출처링크
  • 근거자료
    단원(하원), 상원 의석수 대비 여성 의원 비율 : 국제의회연맹(IPU) 2023년 2월 기준자료링크 여성할당제 실시 국가 : 국제민주주의와선거지원기구(IDEA) 'GENDER QUOTAS DATABASE(성별 할당 데이터베이스)'자료링크 OECD국가의 후보자 추천 관련 여성할당제와 제재 현황(표5-9), 의원 선출방식, 비례대표비율 등 : 중앙선관위 선거연수원 '2022년도 각국의 선거제도 비교표' 91쪽 재인용자료링크 단원/하원 의석수(상원 제외) 대비 청년 의원 비율 : 국제의회연맹(IPU) 2023년 3월 기준자료링크 청년할당제 실시 국가 : 국제의회연맹 'Youth participation in national parliaments(청년 국회 참여)' 보고서(2021년)자료링크 의원 선출방식, 비례대표비율 : 중앙선관위 선거연수원 '2022년도 각국의 선거제도 비교표'자료링크 국회의장 보도자료, 전원위원회 결산 및 논의결과 분석(2023.4.19.)자료링크 2024정치개혁국민행동, 국회 전원위원회 토론에 대한 2024정치개혁공동행동의 입장(2023.4.19.)자료링크 김영일·이정진·조주은,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 제고를 위한 과제', 국회입법조사처 정책보고서(2014.2.4.)자료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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