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5.26 11:52최종 업데이트 22.05.26 11:52
  • 본문듣기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검증대상] 국민의힘 "1회용 컵 보증금제로 외식 물가 상승"

환경부는 지난 20일 오는 6월 10일 시행 예정이었던 '1회용 컵 보증금제'를 6개월 유예했다. 여당에서 시행 유예 요청이 나온 지 이틀 만이었다.


앞서 국민의힘 정책위원회(의장 성일종)는 지난 18일 "지난 3년여 간의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로 인해 소상공인과 영세 프랜차이즈 대표들에게 의도치 않은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보증금제 시행 유예를 요청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국민의힘은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컵 미반환시 커피 값 인상과 같은 효과가 나타나 외식 물가가 상승되는 결과가 된다"고 주장했다.

실제 국민의힘 주장대로 1회용 컵 보증금제가 커피 값 인상 효과로 이어져 외식 물가가 상승하는지 따져 봤다.

[검증내용] 보증금 대부분 환불, 물가 영향 미미... 1회용컵 반환 의사 80% 육박
 

1회용컵 보증금제 환경부 포스터 ⓒ 환경부


1회용컵 보증금 제도는 커피 판매점이나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1회용 컵에 담긴 음료를 주문할 때 자원순환보증금 300원을 받고, 반환시 되돌려 주는 제도다. 애초 오는 6월 10일부터 스타벅스, 이디야, 파리바게트, 롯데리아 등 전국 매장 100개 이상을 운영하는 105개 브랜드, 3만 8천여 개 매장에서 시행할 예정이었다.

환경부에서 지난 2년 동안 준비했고 윤석열 대통령 국정과제에도 포함됐지만 시행을 불과 3주 앞두고 유예했다. 이에 환경단체들이 모인 한국환경회의는 지난 20일 성명('임기 11일 만에 환경정책 포기한 윤석열 정부를 규탄한다')에서 "프랜차이즈 본사는 소상공인 죽이기라며 가맹점주 피해를 지금까지 핑계로 삼는다. 결국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환경 대신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도 져버린 기업을 선택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지난 19일 성명에서도 "매년 28억 개의 1회용 컵이 재활용되지 못하고 대부분 소각, 매립 처리되어 심각한 환경문제로 드러났다"면서 "생산자책임 강화, 오염자부담원칙에 따라 1회용컵 사용에 따른 환경오염 책임은 생산-유통-소비자가 모두 나눠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환경부는 1회용 컵이 매년 28억 개, 국민 1인당 56개씩 사용되고 있고, 이 가운데 23억 개가 보증금제 적용 매장에서 사용된다고 추산했다. 

그렇다고 1회용컵 보증금이 음료 값에 전가되는 건 아니다. 보증금은 다회용컵이나 개인컵에는 부과되지 않고, 음료 값과 별도로 계산돼 빈 컵을 반납하면 모두 돌려받을 수 있다. 컵 자체에 바코드 라벨이 붙기 때문에 구매 영수증이 필요 없고 음료를 구입한 매장뿐 아니라 다른 프랜차이즈 매장에서도 돌려받을 수 있다. 공병처럼 제3자가 길거리에서 주운 1회용컵을 반납하고 보증금을 받을 수도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3월 24일 서울시와 함께 지난해 11월 6일부터 올해 3월 20일까지 서울시내에서 다회용 컵 시범사업 결과, 총 44만 5천 개의 다회용 컵이 이용됐으며, 컵 반납률은 1월 말 79%를 기록한 뒤 꾸준하게 70%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 SK텔레콤

 
문제는 1회용컵 반환율이다. 국민의힘 주장대로 1회용컵 반환 문화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으면 많은 소비자가 체감상 음료값 인상으로 여길 수 있다. 하지만 환경부와 환경단체에서는 1회용컵 반환율이 맥주병, 소주병 같은 공병 못지않게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영태 환경부 자원순환국 자원순환정책과장은 25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 "공병 회수율이 97%를 넘고 있어 제도가 정착되면 1회용컵 회수율도 그 수준에 근접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면서 "다회용기는 여러 번 사용할 수 있어 반환하지 않고 별도 용도로 사용할 수도 있어 미반환 유인이 있을 수 있지만, 1회용컵은 미반환 유인이 전혀 없어 반환율이 더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실제 스타벅스, 달콤 등 서울 지역 19개 매장에서는 현재 1회용컵 대신 보증금 1천원을 내고 다회용컵만 사용하게 하는데, 무인 반납기 덕에 반납율이 70% 후반대에 이른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6일 시행 첫 주에는 반납율이 46.9%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1월 마지막 주에는 79.5%로 80%에 육박했다. 이들 매장에서 지난 3월 20일까지 5개월 동안 다회용컵 사용으로 절감한 1회용컵 수는 44만5천 개에 이른다.

 

서울시 다회용 컵 시범사업 반납률 추이 ⓒ SK텔레콤

 
스타벅스코리아도 25일 <오마이뉴스>에 "(올해 1월 13일부터 개인 컵 할인 폭을 300원에서 400원으로 확대한 이후) 올해 1월과 2월 두 달을 기준으로 개인컵 주문 건수는 총 650만 건을 돌파했으며, 이는 전년도 동기간 대비 55%가량 증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1회용컵 보증금제도 개인컵 할인과 마찬가지로 1회용컵 사용을 줄이고 다회용컵과 개인컵 사용이 늘어나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서영태 과장은 "보증금 때문에 1회용컵 사용이 줄어드는 것도 보증금제 시행 취지 가운데 하나"라면서 "1회용컵을 반환해 재활용하는 의미도 있고, 초기 구입 비용을 높여 부담을 느끼게 되면 다회용기 사용량이 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회용컵 반환율이 매우 낮다면 가격 인상 요인이 될 수도 있겠지만, 매우 높다면 미미한 수준일 것"이라면서 "1회용컵 보증금제에 따른 직접적인 물가 인상보다는 이걸 기화로 관련 원자재 가격 상승 요인이 1회용컵 보증금제에 부가돼 현실화될 거라는 심리적 요인이 더 큰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 77.5% "보증금 환불 받기 위해 1회용컵 반환하겠다"
 

한국행정연구원에서 지난 2020년 10월 30일부터 11월 4일까지 마크로밀 엠브레인에 의뢰해 일반국민 1000명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회용컵 보증금 지불 후 환불받기 위해 반환하겠다는 응답이 77.5%로 나타났다.(95% 신뢰수준에서 최대표본 오차 ±3.1%p) 출처 : ‘1회용품 관련 규제실태조사 : 플라스틱컵을 대상으로’ ⓒ 한국행정연구원

 
실제 한국행정연구원('1회용품 관련 규제실태조사 : 플라스틱컵을 대상으로')에서 지난 2020년 10월 30일부터 11월 4일까지 마크로밀 엠브레인에 의뢰해 일반국민 1000명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회용컵 보증금 지불 후 환불받기 위해 반환하겠다는 응답이 77.5%('반환 않겠다' 8.6%)로 나타났다(95% 신뢰수준에서 최대표본 오차 ±3.1%p).

홍수열 자원순환경제연구소 소장도 이날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보증금은 돌려받는 돈이니까 살 때는 물가 상승을 체감해도 돌려받으면 물가 상승은 없는 것"이라면서 "독일 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병 반환율이 98%인데, 우리도 그 정도까지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독일에서는 2019년 신포장재법에 따라 PET병에 담긴 음료 구매시에도 1회용기 보증금 0.25유로(한화 약 337원)를 부과하고 반환시 보증금을 돌려주는데, 반환율이 98%에 이른다.

홍 소장은 "지난 2002년 1회용컵 보증금제를 했을 때 반환율이 38%에 그쳤던 건 보증금이 100원이었고 참여 매장도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면서 "시행 초기에는 반환율이 낮겠지만 보증금이 300원으로 올랐고, 무인 회수기 등 인프라가 잘 돼 있으면 더 올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지금 길거리에 투기되는 1회용컵이 많아 지방자치단체에서 치우는 데도 한계가 있는데, 앞으로는 투기한 1회용컵을 다른 누군가가 치우게 돼 소득재분배 효과도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백나윤 환경운동연합 정책국 활동가도 "지하철 교통카드 보증금 제도에 대해 '교통비 인상'이라고 하지 않고, 매장에서 텀블러 사용시 할인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커피값 하락'이라는 단어를 쓰지는 않는다"면서 "보증금은 커피 값과 따로 1회용컵 사용에 대해 부과하는 비용이기 때문에 커피 값과는 무관하고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아 발생하는 추가 비용은 보증금 환불을 포기한 것이기 때문에 커피 값 자체가 인상됐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검증결과] "1회용컵 보증금 때문에 물가 상승" 주장은 '대체로 거짓'

국민의힘은 "1회용컵 미반환시 커피값 인상과 같은 효과가 나타나 외식 물가가 상승되는 결과가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회용컵 보증금은 음료 값과 별개로 지불하고, 빈 컵을 반환하면 모두 돌려받기 때문에 음료 값이나 외식 물가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또한 다회용컵의 경우 반환율이 80%에 육박했고, 1회용컵을 반환하겠다는 국민도 77.5%인 점을 감안하면, 1회용컵 미반환율이 외식 물가에 영향을 미칠 만큼 높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국민의힘 주장은 '대체로 거짓'으로 판정한다.

"1회용컵 미반환시 커피 값 인상 효과로 외식 물가 상승"

검증 결과 이미지

  • 검증결과
    대체로 거짓
  • 주장일
    2022.05.18
  • 출처
    1회용 컵 보증금제 유예 관련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입장출처링크
  • 근거자료
    환경부 보도자료, "올해 6월 10일부터 1회용컵 보증금 개당 300원 부과"(2022.1.24)자료링크 한국행정연구원, '1회용품 관련 규제실태조사 : 플라스틱컵을 대상으로'(2021.7.29)자료링크 한국환경회의 성명, ‘임기 11일 만에 환경정책 포기한 윤석열 정부를 규탄한다’(2022.5.20)자료링크 서영태 환경부 자원순환국 자원순환정책과장, 오마이뉴스 전화 인터뷰(2022.5.25)자료링크 홍수열 자원순환경제연구소 소장, 오마이뉴스 전화 인터뷰(2022.5.25)자료링크 백나윤 환경운동연합 정책국 활동가, 오마이뉴스 전화 인터뷰(2022.5.25)자료링크 SK텔레콤 보도자료, ‘플라스틱 줄이자’ 공감…다회용 컵 빠르게 정착(2022.3.24)자료링크 스타벅스코리아, 오마이뉴스 제공 자료, "일회용컵 없는 에코 매장과 다회용컵 사용을 위한 활동 노력"(2022.5.25)자료링크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오마이팩트 더보기


독자의견


10만인클럽후원하기
다시 보지 않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