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2.18 15:59최종 업데이트 21.12.1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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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 픽사베이

 
[검증대상] "신생아 1인당 예산이 2억 원" 누리꾼 주장

지난 14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신생아 1인당 예산이 2억 원'이라는 글이 올라와 주목을 받았다. (관련링크 : 신생아 1인당 예산이 2억 원 정도네요) 글쓴이는 "직접지원이라고 해봤자 아동수당 월 10만 원, 양육수당 월 20만 원"이라면서, "그 많은 다른 돈은 다 어디로 갈까"라고 의문을 표시했다. 

과연 신생아 1인당 예산이 2억 원이라는 주장이 사실인지 따져봤다.
 

14일 인터넷 커뮤니티 인기 게시글. 해당 게시글은 신생아 1인당 예산이 2억 원 정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 MLBPARK에서 갈무리

 

[검증내용] 아기 1명당 예산? 
 

조선일보 1월 5일자 기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밝힌 ‘저출산 해결에 투입한 예산’ 45조 695억 원을 행정안전부가 집계한 작년 출생아 수 27만 5815명으로 나눠, 아기 1명당 약 1억6000만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고 주장했다. ⓒ 조선일보

 

이 누리꾼은 댓글로 '이미 (신생아 1인당 예산) 작년 기준은 1.6억 원'이라고 주장했는데, 이는 올해 초 일부 언론 보도 내용과 일치한다. <조선일보>는 지난 1월 5일 '아기 1명당 1억6000만원 쏟아붓고도 작년 저출산 못 막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저출산 해결에 투입한 예산은 모두 45조 695억 원"이며 "이를 행정안전부가 집계한 작년 출생아 수(27만 5815명)로 나눠보면, 신생아 한 명당 1억 6000만원 가까운 예산이 들어간 셈"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신생아 1인당 예산'이란 공식 통계는 존재하지 않고, '저출산(저출생) 예산' 개념도 불분명하기 때문에 '조선일보식' 계산법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15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저출산 분야에 사용되는 예산을 집계할 때는 (출산과 관련된) 직접지원 사업과 간접지원 사업을 함께 집계한다"면서 "(이러한 부분을 간과한 채) 신생아 예산을 단순 계산한 것이고, 공신력 있는 기관의 계산법을 인용한 것도 아니"라고 밝혔다.

<저출산고령사회 제4차 기본계획> 분과위원으로 참여한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각 정부부처가 자신들의 정책 중 일부를 '저출산 대응 사업'으로 분류한 것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저출산 해결에 투입되는 예산으로 집계한 것"이라면서 "'신생아 예산'이나 저출산 예산'이라는 개념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회예산정책처 역시 지난 8월 발행한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처럼 관련 정책을 모아 '저출산 대책' 또는 '출산장려정책'이라고 명명한 국가는 일본을 제외하고 찾아보기 어렵다"라고 썼다.

저출생 분야 예산에 청년고용·신혼부부 주거 구입 등 간접 지원까지 포함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제4차 저출산·고령화 시행계획'을 발표하면서, 중앙부처 시행계획 예산 중 저출산 분야를 '직접지원'과 '간접지원'으로 구분했다. 위원회는 OECD의 '공공사회지출 분류 중 공공가족급여지출에 대한 정의'를 차용해 아래와 같이 분류했다.  

저출산/고령사회 분야 2021년 시행계획 예산 현황. OECD의 '공공사회지출 분류 중 공공가족급여지출에 대한 정의’를 차용해 저출산 분야를 직접지원 사업과 간접 지원 사업으로 분류했다. ⓒ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2021년 시행계획 예산 현황에 따르면, 중앙부처 시행계획 예산 총계는 약 72.6조 원이며, 그 중 저출산 분야와 약 46.7조 원, 고령사회 분야 예산이 약 25.9조 원을 차지한다. 저출산 분야는 아동수당, 출산휴가급여, 육아휴직급여, 영유아보육료, 임산부· 영아·난임 의료비 등 '직접지원'뿐 아니라 청년고용, 신혼부부 주거, 교육급여 등 '간접지원'까지 포함된다. 2021년 시행계획 예산 가운데 직접지원은 약 18조 원, 간접지원은 약 28.7조 원으로, 간접 지원이 전체 저출산 관련 예산 가운데 61%를 차지한다.

저출산 예산에서 간접지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06~2010)부터 제2차 기본계획(2011~2015), 제3차 기본계획(2016~2020)을 거치며 점차 증가하는 추세하다. 

정재훈 교수는 "저출산 원인을 어떻게 파악하는지에 따라서 (정책과 예산의) 흐름이 달라진 것"이라며 "제1~2차 기본계획 당시에는 저출산의 원인을 '결혼하는 사람들이 아이를 안 낳는다'라고 진단한 것이고, 제3차 기본계획부터는 '결혼을 안 하기 때문에 아이를 안 낳는다'라고 진단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상민 연구위원도 "정부와 전문가로 구성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제1~4차까지의 기본계획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근본적이고 사회 구조적인 접근이 가능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합의에 따라 간접적 지출이 늘어나게 됐다"라고 말했다. 

[검증결과] '신생아 1인당 예산이 2억 원' 주장은 '거짓'

'신생아 1인당 예산이 2억 원'이라는 누리꾼 주장은 <조선일보> 등 일부 언론 보도에 바탕을 두고 있다. 하지만, '신생아 1인당 예산'이란 공식적인 통계는 존재하지 않으며, 이들이 계산에 활용한 46.7조 원은 여러 정부 부처의 저출산 대응 사업 관련 예산들을 단순 집계한 것이다.

저출산 분야 예산도 직접 지원과 간접 지원으로 분류돼, 모든 예산이 신생아 관련 예산이라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신생아 1인당 예산이 2억 원'이라는 주장은 '거짓'으로 판정한다.

"신생아 1인당 예산은 2억 원이다"

검증 결과 이미지

  • 검증결과
    거짓
  • 주장일
    2021.12.14
  • 출처
    MLB파크 게시글출처링크
  • 근거자료
    조선일보 보도, 아기 1명당 1억6000만원 쏟아붓고도 작년 저출산 못 막아(2021.1.5.)자료링크 국회예산정책처, 저출산 대응 사업 분석·평가(2021.8.23.)자료링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_2021년도 중앙행정기관 시행계획 (2021.5.24.)자료링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보도자료,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인구문제 극복을 위한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의 차질없는 이행을 약속’ (2021.3.30.)자료링크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오마이뉴스 전화 인터뷰(2021.12.15.)자료링크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오마이뉴스 전화 인터뷰(2021.12.16.)자료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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