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대학가 '반전시위' 유럽까지 확산... 경찰 강제해산 나서

영국·독일·아일랜드 등 유럽 대학가 시위 물결

등록 2024.05.05 10:16수정 2024.05.05 10:16
2
원고료로 응원
  미국 대학가에서 시작한 가자전쟁 반대 시위가 유럽으로 확산하며 경찰과 충돌했다. 

아일랜드 더블린대 트리니티 칼리지에서는 4일(현지시각) 학생 수십 명이 전날부터 캠퍼스 중앙광장에 40여 개의 텐트를 치고 도서관 앞에 벤치를 쌓아 외부 접근을 봉쇄하며 시위를 벌였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학생들은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며 학교 측에 이스라엘 관련 기금을 회수하고 "새로운 윤리적 투자 정책"을 만들라고 요구했다.

반면 대학 측은 "우리는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의 강력한 표현을 존중하고, 평화적으로 시위할 권리를 지지한다"라면서도 "이는 학교의 교칙 내에서 이뤄져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이 강제 해산... 베를린서 30여 명 체포 

스위스 로잔대에서는 학생 100여 명이 지난 2일부터 교내 건물 입구를 점거하고 이스라엘 출신 연구자 보이콧, 가자전쟁 즉각 휴전,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자금지원 재개 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스위스는 UNRWA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연루된 직원이 발각됐다는 이유로 자금 지원을 중단했다.


독일 베를린 훔볼트대에서도 300여 명, 뮌헨 루트비히막시밀리안대 캠퍼스에서는 100여 명이 시위를 벌였다. 학생들은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 '이스라엘은 학살을 중단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율리아 폰블루멘탈 훔볼트대 총장은 시위를 그만두고 토론회를 열자고 제안했으나, 학생들은 총장이 '시오니스트'(유대민족주의자)라며 사퇴를 요구했다. 훔볼트대는 지난 2월 이스라엘 대법관을 초청해 법학 토론회를 열었다가 학생들의 반발로 중단한 바 있다.

학생들이 시위 중단을 거부하자 베를린 경찰은 캠퍼스에 진입해 강제로 시위를 해산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가 저항하면서 38명이 체포됐다.

당국들, 강경 진압 예고... 인권단체 "평화 시위 보호해야"

카이 베그너 베를린 시장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대학에서 반유대주의와 증오, 혐오는 용납되지 않는다"라며 "미국이나 프랑스 같은 상황을 만들려는 이들과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미국 뉴욕 컬럼비아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번진 반전 시위는 프랑스 정치대학 시앙스포와 소르본대, 영국 워릭대와 골드스미스대 등 유럽 대학가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그러나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유대인 학생들이 캠퍼스에서 안전함을 느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라며 "영국의 대학들은 개방성과 다양성, 관용의 자부심이 있지만 어떤 반유대주의도 용납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표현의 자유와 토론의 힘을 믿지만, 다른 사람을 괴롭히거나 폭력이나 테러를 선동할 권리는 없다"라며 "경찰은 무질서를 해결할 권한을 갖고 있으며, 이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것"이라고 강경 진압을 예고했다.

반면에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영국 대학과 경찰이 학생들의 평화로운 시위를 존중하고 보호해야 한다"라며 "영국 당국은 미국 대학가에서 벌어진 경찰의 위험한 과잉 진압을 피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가자전쟁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단독] 대통령 온다고 축구장 면적 절반 시멘트 포장, 1시간 쓰고 철거
  2. 2 플라스틱 24만개가 '둥둥'... 생수병의 위험성, 왜 이제 밝혀졌나
  3. 3 '교통혁명'이라던 GTX의 처참한 성적표, 그 이유는
  4. 4 20년만에 포옹한 부하 해병 "박정훈 대령, 부당한 지시 없던 상관"
  5. 5 남자의 3분의1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다고?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