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이종섭도 충격이지만... 더 놀라운 두 남자의 출국금지

[取중眞담] 이종섭 그리고 이규원과 봉지욱

등록 2024.04.05 13:52수정 2024.04.05 17:27
13
원고료로 응원
a

[오마이포토] "이종섭 어딜 도망가나"... 인천공항 찾아간 민주당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민주당 현역 의원 및 22대 국회의원 총선거 출마자, 조국혁신당 출마자, 해병대예비역전국연대 회원들이 10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윤석열 대통령실의 해병대 수사외압 범인도피, 범죄은폐 저지 긴급행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참가자들은 3개 조로 나뉘어 인천공항에서 주호주대사로 부임 예정인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 출국 저지를 위한 행동을 전개하고 있다. ⓒ 권우성


출입국관리법은 우리나라 국민의 출입국, 외국인의 입국과 상륙, 외국인의 체류와 출국, 등록 등을 규정한 법률이다. 정부 수립 직후인 1949년 11월에 법률 제65호로 제정된 '외국인의 입국, 출국과 등록에 관한 법률'에 뿌리를 두고 있다. 현행 출입국관리법은 1963년 3월에 제정됐고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개정됐다. 

출입국관리법 제4조는 '출국의 금지'(출금)를 규정하고 있는데, 법무부 장관은 범죄수사를 위해 출국이 적당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사람에 대해 1개월 이내에서 출국을 금지할 수 있다. 또한 출금 기간을 초과해 계속 출금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출금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제4조의 2). 다만 출금 사유가 없어졌거나 출금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될 때는 즉시 출금을 해제해야 한다(제4조의 3).

이와 함께 사형이나 무기징역, 3년 이상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범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피의자의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 등 긴급한 필요가 있는 때는 출국심사를 하는 출입국관리공무원에게 긴급출금을 요청할 수 있다(제4조의 6).  

출금의 승인과 해제, 연장에 대한 권한은 법무부 장관에게 있다. 다만 출금의 당사자가 이의신청을 하면 필요한 경우 법무부 인사들로 구성된 '출금심의위원회'을 열어 출금의 타당성과 필요성을 심의한다. 하지만 출금여부의 최종 결정권자는 역시 법무부 장관이다.  

법과 현실이 일치할 때 법집행은 정당성을 인정받는다. 하지만 권력이 부당하게 끼어들 때 법과 현실은 어긋난다. 출입국관리법에서 규정하는 출금과 관련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이규원 전 대구지검 부부장검사, 봉지욱 <뉴스타파> 기자의 경우가 그렇다. 이종섭 전 장관은 출금해야 하는데 해제해서, 이규원 전 검사는 출금 사유가 없어졌는데도 계속 출금해서, 봉지욱 기자는 대선후보 검증보도가 출금할 만한 사유인지 의문이어서 문제다

[이종섭] 핵심 피의자인데 출금 해제... '0.0066%의 가능성'
 
a

'도피 출국' 논란에 휩싸인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육사 40기인 이종섭(64) 전 장관은 윤석열 정부의 첫 국방부 장관이다. 하지만 2023년 9월 자진사퇴했다. 더불어민주당이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축소 외압 의혹'을 제기하며 탄핵소추안 발의를 당론으로 정하자 서둘러 사퇴했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등 여권은 그의 사퇴로 채 상병 수사 축소 외압 의혹이 윤석열 대통령 등 더 윗선으로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지난 1월 이 전 장관을 출금했다. 윤석열 정부 첫 국방부 장관이었던 그가 '핵심 피의자' 신분이 된 것이다.  

이종섭 전 장관은 채 상병 수사 축소 외압 의혹의 핵심 인물이다. 이 전 장관은 채 상병 사망사건과 관련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에게 과실치사 혐의가 있다는 해병대수사단 수사결과를 보고받고 이를 결재했지만 이를 뒤집어 경찰 이첩을 보류하라고 외압을 행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공수처는 이 과정에서 그가 대통령실로 추정되는 번호의 전화를 받고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채 상병 수사 결과의 경찰 이첩을 보류하라고 지시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격노하는 바람에 이종섭 전 장관이 임성근 사단장의 혐의 내용을 빼도록 했다는 의혹과 맞닿아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수사 외압 의혹의 몸통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지목하는 이유다.  

그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출금된 이종섭 전 장관을 지난 3월 4일 주호주대사로 임명했다. 공수처가 지난 1월 그를 출금한 이후 계속 출금을 연장해 왔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그를 갑자기 주호주대사로 임명한 것은 '도피 작전'이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이를 증명하듯 그는 3월 7일 공수처에 출석해 4시간 조사를 받았고, 법무부는 공수처의 반대에도 3월 8일 출금을 해제했다.  

물론 당사자인 이종섭 전 장관이 이의신청해서 출금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출금을 해제한 것이지만 수사기관이 아닌 수사대상자의 이의신청에 따라 출금이 해제된 것은 매우 드물다. 최근 MBC가 보도한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검찰과 경찰로부터 출금된 대상자는 9만 762명이었고, 수사기관이 반대하자 법무부에 이의신청해 출금이 해제된 대상자는 6명(0.0066%)에 불과했다. 이러한 지난 5년간의 통계에 비추어 보면 이 전 장관의 출금 해제는 '0.0066%의 가능성'에 속하는 특별대우다.  

공교롭게도 출금의 승인과 해제, 연장에 대한 권한을 갖고 있는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과 상당히 가까운 사이다. 윤 대통령이 초임검사로 발령받았을 때(1994년)와 국정원 댓글공작사건으로 좌천됐을 때(2014년) 각각 대구지검과 대구고검에서 함께 근무한 '근무연'이 있다. 검찰에서는 학연과 지연 그리고 근무연이 중요하다. 박 장관은 윤 대통령이 지난 2022년 5월 취임식 때 초청한 '검사 선배들' 중 한 명이었다.  

이러한 권력의 보호 덕분에 이종섭 전 장관은 출금이 해제된 지 이틀 뒤인 3월 8일 신임장 복사본을 들고 호주행 비행기에 올랐다. 총선 판세를 뒤흔든 '런종섭', '도피대사'의 탄생이었다. 하지만 호주로 출국한 지 13일 만인 3월 21일 귀국했고, 귀국한 지 8일 만에 사퇴했다. 그런 사이에 '윤석열 정권 심판' 여론은 더욱 커졌다.   

[이규원] '김학의 출금'으로 2021년부터 출금... 아이들 "왜 우리는 제주도만 가?"
 
a

이규원 부부장검사가 2024년 1월 29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 금지 직권남용에 관한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4.1.29 ⓒ 연합뉴스

 
이규원(47) 전 대구지검 부부장검사는 문재인 정부 때 출범한 대검 검찰과거사진상조사단에서 활동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에 법무부와 대검에서 각각 검찰과거사위원회와 검찰과거사진상조사단이 출범했고, 검찰과거사위원회는 '김학의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을 조사대상으로 선정했다(2018년 4월).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을 청와대로 불러 "검경의 명운을 걸고 사건진상을 규명하라"며 '김학의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 재수사를 지시했다(2019년 3월 18일). 박근혜 정부 시기인 2013년에 처음 의혹이 제기돼 검찰이 수사했지만 무혐의 처분했고, 2014년 성접대 피해여성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을 특수강간 혐으로 고소했지만 검찰이 또다시 무혐의처분한 검찰의 봐주기 수사를 염두에 둔 특별지시였다.  

결국 검찰은 2006년부터 2008년까지 건설업자 윤중천씨로부터 1억 3000만 원의 뇌물을 받고, 2006년부터 2007년까지 원주별장과 오피스텔에서 13차례의 성접대를 받고, 또다른 건설업자인 최아무개씨로부터 2011년 4900여만 원의 뇌물을 받았다며 김학의 전 차관을 기소했다. 

하지만 1심(2019년 11월)은 동영상에 나온 인물이 김학의 전 차관인 점은 인정했으나 증거부족과 공소시효 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2심(2020년 10월)에서는 최씨로부터 받은 뇌물 중 4300만 원이 인정돼 징역 2년 6월, 벌금 500만 원, 추징금 4300만 원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하지만 대법원(2021년 6월)은 검사의 증인 회유·압박 정황 등을 문제삼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이에 서울고등법원은 무죄를 선고했고(2022년 1월), 대법원은 재상고심에서 김학의 전 차관의 무죄를 확정했다(2022년 8월). 이렇게 '김학의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은 막을 내렸다.  

'김학의 출금사건'은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의 조사대상 선정,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지시 등에 따라 대검 검찰과거사진상조사단이 김학의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을 재수사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특수강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던 김 전 차관이 2019년 3월 22일 심야 출국을 시도했는데, 이규원 전 검사가 긴급출금을 요청해 그의 출국을 막았다. 법무부는 다음날(3월 23일) 오전 0시 3분께 "김학의 전 차관에 대해 긴급출금 조치를 취해 출국하지 못하도록 조처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앞서 3월 15일 조사단이 김학의 전 차관을 소환조사하려 했지만 불응해 무산됐다. 특히 3월 20일 조사단이 대검에 그의 출금을 법무부에 요청해 달라고 했지만 거부됐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규원 전 검사는 김학의 전 차관을 불법 출금했다는 혐의를 받아 검찰 조사를 받았다. 긴급출금 요청권자인 서울동부지검장의 이름을 도용했고, 긴급출금요청서와 사후승인요청서에 각각 김 전 차관이 이미 무혐의 처분을 받은 서울중앙지검의 형사사건번호와 있지도 않은 서울동부지검 내사번호를 적었다는 등의 혐의였다. 이로 인해 '김학의 출금 사건'은 '김학의 불법 출금 사건'으로 둔갑했다. 

이규원 전 검사는 '김학의 출금사건'으로 무려 14차례에 걸쳐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고, 현재까지 4년째 재판(2심)을 받고 있다. 게다가 검찰 수사를 받던 2021년 1월에 출금된 이후 지금까지도 출금 중이다. 1심은 김학의 전 차관의 출금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무죄를 선고하고, 내용을 허위로 기재한 출국금지요청서를 사후승인받은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4개월의 선고를 유예했다.

하지만 출금은 해제되지 않았다. 그와 함께 김학의 출금 사건으로 기소됐던 차규근 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과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은 모두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규원 전 검사는 3월 13일 오마이TV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내 사건은) 1심 판결도 났고, (검찰에서) 14번이나 조사도 받았고, 몇십 차례 재판도 한번도 빠짐없이 출석했다"라며 "그런데도 나는 왜 지금도 출국금지 상태인지 모르겠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아이가 둘인데, 아빠 사건을 잘 모르는 아이들은 '왜 우리집은 (해외여행도 안 가고) 제주도만 가는 거야' 하고 묻는다"라며 "나도 아빠된 입장에서 속시원하게 말해줬으면 좋겠는데, 그럴 상황도 못돼서 마음이 좀 그렇다"라고 토로했다.

검찰 수사도 다 받았고, 1심에서 무죄와 선고유예를 선고받았고, 재판도 성실하게 나가고 있는데 아직도 출금 상태여서 아이들과 해외여행도 갈 수 없었다는 것이다. 방송이 끝난 뒤 기자는 "아이들은 해외여행을 다녀왔나?"라고 물었더니 자신은 빼고 부인과 아이들만 일본 여행을 다녔다고 전해주었다. '이런 정도라면 심각한 인권침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규원 전 검사의 얘기를 들으면서, 채 상병 수사 축소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전 장관은 출금 해제 한 법무부가 1심에서 무죄와 선고유예를 받은 이 전 검사의 출금을 아직도 유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싶어졌다. 법과 현실은 이렇게 어긋나고 있다.   

[봉지욱] '윤석열 검증보도'로 '5월 3일'까지 출금... "총선기획용 수사"
 
a

대장동 개발의혹과 관련해 지난 3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한 봉지욱 <뉴스타파> 기자. ⓒ 김종훈

 
봉지욱(47) <뉴스타파> 기자는 원래 종합편성채널인 JTBC에서 근무하다 대선이 끝난 직후인 2022년 10월 <뉴스타파>에 입사했다. JTBC 시절에는 '북한식당 탈북 여종업원 단독 인터뷰', '5·18 진상규명 3부작', '5·18 북한군 김명국 추적보도'  등으로 5·18 언론상(2회)과 안종필자유언론상 특별상, 한국기자협회의 이달의 기자상과 한국기자상을 수상하는 등 탐사보도기자로서 두각을 나타냈다.

<뉴스타파>로 이직한 후에도 '대장동 검찰수사기록'과 '정영학 녹취록'을 입수해 수십 건의 기사를 내고 전문까지 공개하며 '대장동 일타 기자'라는 호칭까지 얻었다. 

하지만 <뉴스타파>에 근무한 1년 5개월간 검찰의 자택·사무실 압수수색, 6개월의 출금, 검찰 소환조사 등 '고난의 연속'이었다. '윤석열 검찰'이 JTBC 시절에 쓴 '윤석열 대선후보 검증' 기사들을 문제 삼아 그를 '대선 개입 여론조작 사건'의 주범처럼 둔갑시킨 결과였다. 

봉지욱 기자는 JTBC에서 근무하던 2022년 2월 18일부터 28일까지 대장동 사업과 관련된 여러 건의 단독 기사들을 내보냈다. <대장동 3인방 '노래방 비밀회동' 17개 녹취록 입수>, <윤석열 주임검사 때 저축은행 수사에 무슨 일이>, <대검 중수부 처벌 피했던 '대장동 자금책'... 정영학 녹취록서 등장>, <남욱 자필메모 입수... 천하동인 1호 실소유 2명 적혀> 등의 기사들이었다.

대장동 사업 검찰 수사기록을 근거로 2011년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사건 검찰 수사 때 윤석열 당시 주임검사가 조우형(2009년 대장동사업 당시 부산저축은행 대출브로커)씨의 수사를 무마해 준 게 아니냐는 것이 핵심이었다.

그리고 대선 투표 사흘 전인 2022년 3월 6일 저녁 9시 22분 <뉴스타파>에 <[김만배 음성파일] "박영수-윤석열 통해 부산저축은행 사건 해결">이라는 기사(한상진 기자)가 올라왔다.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주임검사로 있던 대검 중수부 수사팀이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사건을 수사하면서 대출브로커였던 조우형씨를 봐줬다는 내용이다. 이는 봉지욱 기자가 보름 전에 썼던 기사와 비슷한 의혹 제기였고, 대장동 사업의 핵심인물인 김만배씨가 친한 언론사 선배였던 신학림 전 <뉴스타파> 전문위원과 나눈 대화를 근거로 한 보도였다.  

그로부터 1년 6개월 후인 2023년 9월부터 검찰은 특별수사팀까지 구성해 이 <뉴스타파>의 보도를 근거로 <뉴스타파>와 JTBC 사무실은 물론이고,  <뉴스타파>의 김용진 대표와 한상진·봉지욱 기자의 자택까지 압수수색했다. 검찰이 언론보도와 관련해 특별수사팀을 구성한 것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 MBC 'PD수첩'의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위험성 보도' 이후 처음이었다.

더 나아가 검찰은 수사에 착수한 직후인 2023년 10월 4일부터 2024년 5월 3일까지 봉지욱 기자를 출금했다. 이렇게 대선 후보 검증보도를 이유로 기자를 7개월 동안이나 출금한 경우도 매우 이례적이다. 출금 요청기관은 수사를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강백신, 과거의 특수부)였다.   
 
a

봉지욱 기자는 2일에서야 전자정부포털(하이코리아)의 출국금지 조회를 통해 자신이 '5월 3일까지' 출금돼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 봉지욱 기자 제공

 
봉지욱 기자는 2일에서야 전자정부포털(하이코리아)의 출국금지 조회를 통해 자신이 '5월 3일까지' 출금돼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공교롭게도 총선이 끝나는 시기다. 그는 "검찰이 2023년 10월 4일부터 2024년 1월 3일까지는 통보하지 않았고, 그 이후에는 월단위로만 출금 연장을 제게 통보해줬다"라며 "5월 3일까지 출금했다는 사실은 전혀 알려주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게다가 검찰은 수사를 시작한 지 6개월 만인 지난 3월 28일에서야 그를 소환조사했다. 그는 일관되게 "검찰이 사전에 기획한 총선용 기획수사"라고 주장해 왔다. 

출입국관리법 제4조의 4에 의하면, 법무부 장관은 출금 기간을 연장했을 때는 즉시 당사자에게 그 사유와 기간을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안전 또는 공공의 이익에 중대하고 명백한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거나 "범죄수사에 중대하고 명백한 장애가 생길 우려"가 있을 경우 통지를 안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후자의 경우라도 연장 기간을 포함한 총 출금 기간이 3개월을 넘은 때는 당사자에게 통지해야 한다.    

봉지욱 기자는 출금 3개월까지는 출금 사실을 통지받지 못했다. 이는 검찰이 봉 기자를 '범죄수사에 중대하고 명백한 장애가 생기는 인물'로 판단했음을 뜻한다. 기자의 정당한 대선 후보 검증보도를 두고 이렇게까지 판단해 7개월 동안 출금한 것은 윤석열 정부가 그토록 강조하는 '자유민주주의'에 반하는 행정 처분이다.

오죽했으면 스웨덴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V-Dem)가 <민주주의 리포트 2024>(연례보고서, 3월 7일)에서 한국을 "민주화에서 독재화((autocratization)로 전환이 진행되는 국가"로 규정하면서 "한국과 그리스는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가 침해받는 일이 비단 가혹한 독재국가만의 일이 아님을 보여준다"라고 지적했을까? 

[관련기사]
3년2개월 '출금' 이규원 "이종섭 해제? 난 왜 계속 금지인가" https://omn.kr/27t7p
'김만배 허위 인터뷰'는 검찰의 프레임이다 https://omn.kr/25kaw
#출국금지 #이종섭 #이규원 #봉지욱 #반부패1부
댓글1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윤석열 안방' 무너지나... 박근혜보다 안 좋은 징후
  2. 2 "미국·일본에게 '호구' 된 윤 정부... 3년 진짜 길다"
  3. 3 용산에 끌려가고 이승만에게 박해받은 이순신 종손
  4. 4 "윤석열 대통령님, 채상병·이태원참사·전세사기 해결 약속해주세요"
  5. 5 "일 없어 쿠팡 아르바이트까지" 위기의 드라마 스태프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