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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4.10 총선1321화

'친윤 검사 지역구'서 본선 시작한 조국 "부산도 디비졌다"

[현장] 공식선거운동 첫날 조국혁신당이 해운대갑에 등장한 이유... 이후 대구·대전·서울로

등록 2024.03.28 11:55수정 2024.03.29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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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박은정 전 검사 등 비례대표 후보들이 28일 부산을 찾아 22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 시작에 나섰다. ⓒ 김보성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2대 총선의 공식선거운동 시작을 알린 지역은 민심이 출렁이는 부산이다. 조 대표가 한 달여 전 창당 등 정치 참여를 공식화한 곳도 부산이었다. 당시엔 민주주의의 산교육장인 민주공원을 선택했지만, 이번엔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 출마한 '보수텃밭'을 골라 '정권심판'이라는 의도를 담았다. 현장에서는 "디비졌다, 디비자(뒤집혔다, 뒤집자의 부산 사투리)"라는 말이 여러 번 나왔다.

[오전 8시 10분] "안녕하십니까. 조국혁신당입니다"

27일 오전 8시 15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동에 위치한 센텀시티 2호선 역 대합실. 봄비로 인해 한산했던 밖과 달리 실내는 북새통을 이뤘다. 도시철도 출입구 앞에서 인사에 나섰던 조국 대표 등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후보들이 등장하자 이를 보려는 지지자와 시민들이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잠깐 혼란한 상황이 빚어지자 웃음을 띤 조 대표가 직접 나서 정리에 들어갔다. 그리곤 한쪽으로 물러나 출근길 유권자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본선 첫날 조국혁신당의 첫 선거운동이 부산에서 개시되는 순간이었다.

"안녕하십니까. 조국혁신당입니다"라는 선거 인사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누군가의 선창에 지나던 시민들도 걸음을 멈추고 이들을 지켜봤다. 사인과 사진촬영을 요청하는 줄이 생기기도 했다. 조 대표와 악수한 이아무개(45)씨는 "이번엔 조국혁신당에 한 표를 찍을 생각"이라며 강한 지지의사를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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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박은정 전 검사 등 비례대표 후보들이 28일 부산을 찾아 22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 시작에 나섰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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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박은정 전 검사 등 비례대표 후보들이 28일 부산을 찾아 22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 시작에 나섰다. ⓒ 김보성

 
조국혁신당은 이날 육성 외엔 선거운동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었다. 대신 당원 등 지지자들이 운을 띄우면 이를 따라 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3년은"이라는 누군가의 말에 조국혁신당 후보들은 "너무 길다"라고 소리쳤다. 이를 바라보던 김아무개씨(32)씨는 "새로운 것 같다. 기존 정치꾼들과는 확실히 달랐으면 한다"라며 당부를 전했다.

부산에서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은 상승세다. 갑자기 나타났지만, 여러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비례 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앞서며 20%대 지지율을 보인다. 이른바 '지민비조'(지역구 민주당, 비례 조국혁신당) 전략이 먹혀든 결과다.

그러나 마냥 조 대표를 반기는 분위긴 아니었다. 이들을 환영하지 않는 유권자도 눈에 띄었다. 인사를 건네도 일부는 바쁘다며 지나가기 일쑤였다. 박아무개(31)씨는 "출근해야 하는데 이렇게 왜 길을 막느냐"라며 화를 냈다. 그는 "난 선거에 관심이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런 모습에 김호범 부산시당 위원장은 "이들까지 돌려세우는 게 조국혁신당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오전 9시 30분] 첫날부터 윤석열 대통령 겨냥한 조 대표

조 대표는 출근 인사가 끝나자마자 센텀시티역에서 직선거리로 2.3㎞ 떨어져 있는 동백섬 쪽으로 이동했다. 부산 앞바다가 펼쳐진 이곳에서 그는 당의 비례대표 후보들과 총선 출정식에 나섰다. 이 현장에선 마이크가 없었다. 비례대표 정당인 조국혁신당은 선거법에 따라 확성장치 사용이 불가능했다. 조 대표가 오직 생목으로 발언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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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박은정 전 검사 등 비례대표 후보들이 28일 부산을 찾아 22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 시작에 나섰다. ⓒ 김보성

 
"왜 부산을 택했느냐 부산은 다름 아닌 우리나라의 정치적 민주화를 끌어냈던 부마항쟁의 진원지다. (중략) 윤석열 독재 정권하에서 우리가 힘들어하고 고통받고 있는데 역사를 돌이켜보면 군사독재 정권도 우리 부산시민들이 일어나서 해결했다. 그 뜻을 되살리기 위해서 이곳 부산에서 대구로 대전으로 서울로 오늘 올라갈 것다."  

그는 부산에서 출발을 알린 이유를 정권심판에서 찾았다. 하지만 굳이 여러 선거구 가운데 해운대갑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했다. 관련 질문을 던지자 '친윤(친윤석열)'으로 불리는 검사 출신 주진우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한 발언이 쏟아졌다.

"주진우 후보는 윤석열 정권의 탄생과 그 뒤에 윤석열 정권의 실정과 무능에 책임을 져야 한다. 부산에 연고가 있다고 여기(해운대갑) 출마를 하신 것 같은데 윤 정권의 비리와 실정에 책임을 지고 대국민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윤석열 정권의 탄생과 그 뒤로 각종 행태에 가장 책임 있는 사람들, 그리고 부산시민을 포함해서 전국적으로 봤을 때 저 사람은 진짜 4월 10일 이후에 안 봐야겠다, 티브이에 저런 사람들은 나오면 안 되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은데 그곳을 찾아뵈려고 한다."


부산 출정식의 끝을 채운 건 역시 부산 사투리였다. 사회자가 "부산도 9번이다"를 사투리로 어떻게 하느냐고 묻자 "고마 9번이다", "부산도 디비졌다" 등의 제안이 나왔다. 그러자 잠깐 옥신각신 상황이 펼쳐졌다. 이번에도 정리는 조 대표가 맡았다. 결국 그가 고른 건 "부산도 디비졌다"였다. 현장의 모두가 이를 외치며 조국혁신당은 2주일 간의 본격 선거전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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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박은정 전 검사 등 비례대표 후보들이 28일 부산을 찾아 22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 시작에 나섰다. ⓒ 김보성

#조국 #부산출정식 #해운대갑 #본선 #조국혁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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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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