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이 멍청한 XX들아. 짧게 쏴"
중대장(당시 중대장 무전병 증언)
"약 600~700미터로 쏴"
화기소대장 김아무개 선임하사
"사거리가 너무 짧습니다”
박격포 사수 박아무개 상병
“이 새끼들이 빨리 쏘라면 쏴”
화기소대장 김아무개 선임하사
"포가 왜 저리 떨어지냐. 아까운 놈 한 놈 죽는구나"
M60 사수 조아무개병장
"큰일 나겠네"
M60 부사수
"야, 포 잘못 쐈다"
신원미상 무전
"자리를 잡기 위한 찰나에 내 머리 위로 포탄이 날아가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망인의 앞에 거의 근접해서 포탄이 떨어졌다"
A 이병 후방 10m 부근에 있었던 1소대 소속 임아무개 상병
"점령해야 할 고지의 목표지점을 바라보며 능선 대기 장소에 소총을 들고 낮은 자세 상태로 대기하고 있었다. 쾅 소리와 동시에 포탄이 망인의 발 옆으로 떨어진 것을 봤다"
A 이병과 4~5m 떨어진 지점에 있었던 이아무개 상병
85년 10월 24일

경기도 포천에 위치한 승진훈련장에서 입대한 지 100여일 밖에 안된 A이병이 사망했습니다.

8사단 헌병대는 당시 부대원 단 2명의 진술을 받은 뒤 사건을 종결했습니다. 헌병대 중요사건보고서엔 '망인이 유기돼 있던 40mm 고폭탄(M203 유탄발사기용)을 우측 발로 밟아 폭발하여 사망한 것'으로 기재됐습니다.

하지만 당시 훈련에 투입됐던 병사들의 증언은 다릅니다.

박격포 오발로 인한 폭사.

60mm 박격포 운용 책임은 중대장에게 있고, 발사 명령은 중대장→화기소대장→포반장→박격포 사수 순으로 하달됩니다.

중대장이 소대장에게 '너 사거리 얼마 줬어'라고 묻고, 소대장이 얼마 줬다고 대답하자 조인트를 깠다"
박격포 사수 박아무개 상병
"부대에 복귀하고 나중에 망인이 불발탄을 밟아 사망한 것으로 정리됐다. 모든 것은 중대장이 처리했다"
화기소대장 김아무개 선임하사
"망인이 박격포 포탄에 의해 사망했는데도, 중대장이 '훈련 중 불발탄을 밟고 사망했다'고 참모에게 보고하는 것에 대해 화가 났다"
A 이병과 4~5m 떨어진 지점에 있었던 이아무개 상병
"인사계 김아무개 상사가 가장 고참인 내게 후임들 입단속 시키라고 명령했다"
"사고 이튿날 쯤 신원식 중대장이 직접 부대원을 모아두고 '불발탄 밟은 거다. 입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1소대 소속 M60 기관총 사수 조아무개 병장
"우리가 그 연습을 하기 한 달 전부터 금속 탐지기로 불발탄이 있느냐 없느냐를 (검사) 했단 말이죠. 몇 번을 그랬단 말이지. 근데 불발탄이 있을 수 있냐는 거지.
고지 점령하는 길은 정해져 있는데, 그 길을 (훈련 전에) 여러 번 갔어요. A 이병이 그 길을 못 찾았을까? 근데 그게 불발탄이라고? 말이 안 되죠."
1소대 소속 M60 기관총 사수 조아무개 병장
"누군가 망인의 이름을 부르자 '이병 OOO'이라고 대답했다. 망인이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몸 반쪽이 찢긴 상처를 입은 채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순간적으로 관등성명을 대는 모습을 보고, 당시 엄격한 군기 탓임이 짐작돼 마음이 아팠다."
1소대 소속 M60 기관총 부사수 김아무개 일병
"중대장(신원식 대위)이 몰랐다는 것은 거짓말이에요. 본인이 (60mm 박격포를) 쏘라고 했고, (사고 직후 바로) 현장 무전병 통해서 연락이 와서 그 순간에 훈련 상황 종료를 했어요."
사고 당시 중대장 무전병 김아무개 일병
"TV 보도를 보면서, 저 양반(신원식 의원) 너무한다 싶습디다."
사고 당시 중대장 무전병 김아무개 일병
"저는 사고 당시 OP(관측소) 그 자리에 대기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망 현장이나 환자도 보지 못했다"
중대장
중대장의 이름은

신 · 원 · 식

중대장 신원식 대위는 이후 3성 장군이 됐고, 국민의힘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거쳐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됐습니다.

신 후보자는 과거 중대장 시절 부대원 사망 사고 원인을 왜곡·조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오마이뉴스> 보도에 대해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의) 진상규명의 내용이 사실에 근거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신 후보자는 또 "27살의 중대장이, 중대장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서 육사 9년 선배였던 당시 대대장이나 사단헌병대 그리고 군의관까지 동원돼서 짧은 서너 시간 동안 조작을 했다. 그것은 거의 소설이라고 보고, 상세한 것은 법적 투쟁을 하면서 밝히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군사망위는 조사결과 "연대장, 대대장, 중대장, 1소대장은 자세한 경위를 모르겠다고 하거나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하고 있어 누구의 주도로 사망의 원인이 왜곡·조작됐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면서도 당시 부대 지휘관들의 사인 조작에 따른 책임 회피 사실은 분명히 했습니다.

어떤 기억은 수 십 년의 세월이 흘러도 마치 얼마 전 일처럼 머릿속에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1985년 10월 24일 경기도 포천 승진훈련장에서 진행된 육군 제8사단 21연대 2대대 공지합동훈련에 참가했던 병사들의 기억도 그랬습니다. 그날 오후 여러 명의 병사들은 잘못 발사된 박격포탄 폭발로 A이병이 큰 부상을 입고 분대장의 등에 업혀가던 일을 똑똑히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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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식 의원님, 그때 박격포 안 쏜거 맞습니까
신원식 국방장관 후보자님, 군대가 정말 이래도 됩니까
신원식, '부대원 사망 조작' 보도 관련 <오마이뉴스> 고소

취재 : 박현광·김도균
사진 : 유성호 / 인터랙티브 제작 : 이종호
모델링 : WillTheArtist / sakigakefuruzawa / jesamabin / Pieter Ferreira / Petr Švenda / sakigakefuruza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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