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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태양광 싫다는 사람들, 우리집 와서 좀 봐요"

대전 대덕구 법동주공3단지 설치사업, "설치 후 사용 설명·교육도 필요"

등록 2022.11.25 15:46수정 2022.11.25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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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손씨의 가정 베란다에 설치된 미니태양광의 모습 ⓒ 고지현

    
지난 14일, 대전 대덕구 법동주공3단지에 미니태양광을 2년 전에 설치했다는 손아무개(여, 69)씨를 만났다. 미니태양광에 묻자마자 대번 "마음이 푸근하다, 전기세 때문에 계량기 돌아가는 거 무서워 낮에도 깜깜하게 살았는데 낮에도 이제 훤하게 살 수 있어 좋다"며 미소 지었다. 

지난 22일부터 법동주공3단지 70세대에 미니태양광발전기(355W)가 설치됐다. 민간단체(국제로타리클럽, 대전속가능발전협의회, 아름다운가게, 대전충남녹색연합)의 후원을 통해 무상으로 설치된 것이다. 경비실과 경비원 휴게실에도 미니태양광(355W×12개)이 대전광역시 주민참여예산제 사업으로 무상 설치됐다.

손씨는 미니태양광 설치 후 전기를 이용해야 하는 집안일을 낮에 한다. 저녁밥은 물론 반찬을 준비하고, 해가 진 저녁에는 최대한 전기를 절약하고 TV 정도만 본다. 그가 미니태양광을 사용하는 특별 노하우는 하나 더 있다.  

남편이 타고 다니는 전기오토바이 충전이다. 미니태양광을 달기 전에는 충전할 때마다 전기요금에 대해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설치 후에는 낮 동안에 미니태양광으로 발전된 전기를 이용해 충전하고 있다.

"(전기오토바이) 그게 전기세를 얼마나 많이 먹을까 처음에는 불안해서 죽을 뻔했어요. 미니태양광 설치하니 대만족이에요. 아무래도 환경적으로도 좋잖아요. 발전소에서 그 석탄 때서 전기 만들고 그래 봐요. 그러면 아무래도 공기가 안 좋아지지.. 그런데 저렇게 해놓으면 낮에는 태양광으로 쓰면 심리적으로 마음도 푸근하고. 공기도 좋아지고 미세먼지도 좋아지고... 여러모로 좋지요."

"태양광 설치 거절하는 이웃, 우리집 와서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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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OO님 가정에 당일 설치 된 미니태양광 패널(355W)의 모습 30분이면 설치가 완료 된다. ⓒ 고지현

 
지난 23일, 다시 법동주공3단지를 찾아 이날 미니태양광을 설치한 어르신을 한 분 더 만났다. 그는 사실 미니태양광 설치 전에 여러 걱정을 했다. 이웃집 지인은 무료로 미니태양광 패널 355W를 설치해주는 이번 에너지복지사업에 "안 한다"고 거절하기도 했다.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집도 좁은데 베란다에 미니태양광을 달아 준다고 하니까 집이 어두워질까 걱정했어요. 그런데 그렇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베란다 밖에 설치하니까 혹시 바람 불면 떨어지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설치할 때 보니까 야무지게 하더라고요. 베란다에 장독있는 사람들은 미니태양광을 설치하면 그늘지니까 장독에 지장이 있을까 봐 걱정하는데, 그럴 필요 없겠어요. 우리집 와서 보라고 해야겠어요."


어르신들이 만족해 다행이었지만 개인적으로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설치 이후 미니태양광에 대한 안내가 구체적으로 없는 점이다. 사실 미니태양광은 베란다에 설치 후 코드만 꽂으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사용에 있어서 어려운 점은 없다. 하지만 이 태양광이 몇 와트이며, 현재 발전량이 얼마나 되는지(계량기), 환경적으로는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등 좀 더 자세한 설명이나 안내문, 사전이나 끝나고 교육이라도 있었더라면 기후위기 속 도심 속 미니태양광이 더 빛날 수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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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동주공3단지 태양광 설치 조감도 앞으로 법동주공3단지 내 설치 될 태양광의 모습 ⓒ 고지현

 

법동주공아파트 에너지전환 민관 협력을 총괄하고 있는 에너지전환해유 사회적협동조합의 양흥모 이사장은 "법동주공3단지 에너지전환 사업은 미니태양광사업 외에도 정부와 대덕구 지원 공용햇빛발전 50KW, 주민참여형 상업용 햇빛발전 96KW, 기업 기부형 햇빛발전 3KW 설치 등 주민이 참여하고 주민이 혜택받는 햇빛발전이 다양하게 설치된다"라면서 "탄소중립을 위한 모범적인 ESG모델"이라고 사업 의미를 짚었다.

법동주공3단지 이우희 관리소장은 "영구임대아파트라 한 달에 단돈 만 원, 이만 원 이라도 절약이 되면 도움이 될 것"이라며 "30년이 넘었기 때문에 아파트가 구식인데, 이런 (태양광) 최신 시설을 해주면 외부에서도 좀 임대아파트에 대한 인식이 나아지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결국 에너지 복지사업으로 취약계층들을 위한 에너지비용 감면(에너지바우처)도 중요하고 기후위기 시대, 화석연료로 만들어져 소비되는 에너지원을 바꾸기 위한 정책과 지원이 필요한 것이다. 법동주공3단지를 시작으로 이번 겨울 따뜻한 재생에너지 복지 소식이 계속해서 들려오길 희망한다.  
#에너지복지 #태양광 #미니태양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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