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기대하지 않은 로봇 공연, 대단하네요

[박물관을 가다⑥] 화순 테마파크 소풍

등록 2022.09.25 15:01수정 2022.09.25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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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공룡공원은 여러모로 디테일이 살아있었다. ⓒ 김종수

 
전남 화순 <테마파크 소풍> 내 로봇체험관, 오전에 도착해 가장 먼저 들렀던 시설이었다. 입구에서부터 디테일한 형태의 로봇모형들이 맞아주었고 안으로 들어서니 내가 직접 로봇 주인공이 되어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VR 시뮬레이션이 흥미를 더해줬다. 우주공간에서 날아드는 운석을 나와 일심동체가 된 로봇의 힘을 빌어 강력한 주먹으로 부수고 또 부쉈다.

로봇을 싫어하는 아이는 아직 보지 못했다. 아들 역시 초롱초롱한 눈을 빛내며 각종 로봇게임, 색칠하기, 가면놀이 등 다수의 로봇놀이에 흠뻑 빠져드는 모습이었다. 거기에 더해 공을 넣고 스위치를 누르면 '펑' 소리와 함께 발사되는 대포는 아들에 더해 나와 아내까지도 그 순간만큼은 어린 아이가 되어 쏘는 재미에 한동안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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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은 영원한 어린이의 친구다 ⓒ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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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을 넣고 스위치를 누르면 발사되는 대포는 어른들까지 즐거워하던 놀이였다. ⓒ 김종수

 
그렇게 로봇체험을 마쳤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코스를 마치고 오후에 돌아오는 길에 뭔가 허전했다. 'OO이도 아쉬울 수 있으니 한번 더 가볼까?' 아내에게 슬쩍 의견을 말하고 함께 로봇체험관으로 다시갔다. 아들을 팔기는 했지만 사실은 내가 가고싶어서 그랬다. VR 게임도 다시 해보고 싶었고 대포도 좀 더 쏘아보고 싶었다.

이 선택은 결과적으로 이날 최고의 선택이 됐다. 오전에 한산하던 체험관에 갑자기 사람들이 많이 있길래 이상하다 했더니 이곳의 명물 '로봇댄스 공연'이 있는 시간대였다. 아직 어린 아들인지라 한곳에 앉아서 공연을 보기에는 무리가 있겠다 싶었지만 러닝타임이 20분인 관계로 한번 시도해 보기로 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사실 큰 기대는 하지않았다. 그냥 단순히 로봇들이 나와서 움직이고 말 몇 마디 하는 정도만 생각했다. 조금 보다가 아들이 지루해하거나 산만해진다 싶으면 바로 나올 생각이었다. 하지만 아내도, 아들도, 나도 막상 공연이 시작되자 흠뻑 빠져서 끝까지 다 보고 중간중간 여러 차례 박수까지 쳤다. 그냥 객석에서 치니까 따라친 것이 아닌 진짜로 감탄해서 박수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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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공연은 당초 기대했던 이상의 임팩트를 줬다. ⓒ 김종수

 
뽀로로 등 아이들 만화 주제가에 맞춰 로봇들이 몸을 움직일 때까지만 해도 그러려니했다. 어차피 로봇댄스는 아이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만들어졌고 눈높이가 제대로 맞춰졌다 싶었다. 하지만 어른들까지 즐길 수 있는 노래로 음악이 바뀌기 시작하자 객석이 술렁거렸고 아내와 나 역시 '오~' 하는 감탄사를 연달아 내뱉었다.

슈퍼주니어의 '쏘리 쏘리',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아브라카다브라' 등이 나오기 시작하자 로봇들의 움직임이 더 디테일하게 바뀌어 갔고 정확히 음악에 맞춰서 동작이 펼쳐졌다.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동작에 나도 모르게 웃음과 감탄이 새어나왔다. 그리고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나오는 순간 너나 할 것 없이 환호를 내지르며 박수를 쳤다.

무대에 있던 로봇에 더해 비행로봇까지 등장해 하늘을 날며 함께 호흡을 맞췄기 때문이다. 아들도 내 손을 잡고 함께 박수를 쳤다. 사실상 37개월 아들이 마음먹고 앉아서 끝까지 본 최초의 공연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컸다. 관객들을 쉴새없이 즐겁게하던 로봇댄스 공연은 영화 '겨울왕국' 주제곡 '렛 잇 고'를 마지막으로 마무리 지어졌고 모두들 만족한 표정으로 공연장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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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공원에는 다양한 로봇과 히어로가 전시되어 있었다. ⓒ 김종수

 
2018년 5월 문을 연 체험·놀이공원 복합테마파크 <소풍>은 2만5000여평에 달하는 규모로 광주·전남지역 테마파크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시작 단계부터 다양한 아이디어 이벤트를 선보이며 입소문을 탔고 현재는 화순군을 대표하는 명물 중 하나가 됐다. 자연, 로봇, 공룡, 우주, 수석, 동물, 놀이공원, 식물원, 키즈카페 등 한곳에서 다양한 주제를 즐길 수 있다는 게 최고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필자의 눈에 가장 좋게 비친 점은 공간 활용이다. 대다수 체험 시설을 방문해보면 이른바 건너뛰는 과정이 있다. 꽤 규모가 큰 시설같은 경우 각 시설을 옮겨다닐 때 상당한 거리를 걷기도 한다. 소풍은 다르다. 생각보다 규모가 작은 것 아닌가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지루할 틈이 없다. 각 체험관들이 소규모로 구분되어 서로간 거리도 가까운 편이다. 외부에도 다양한 테마의 전시공간이 이어져 있어 구경하다보면 금세 다른 곳에 도착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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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관리공간인줄 알았지만 알고보니 이것도 체험시설이었다. ⓒ 김종수

 
히어로 공원에 들어서면 로봇 태권V를 비롯 아이언맨,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등이 있으며 해당 시설을 조종하는 듯한 가상 컨트롤 공간도 안팎으로 잘 만들어져 있었다. 각종 버튼과 음향시설 같은 것이 보여서 처음에는 관리소에서 쓰는 것으로 착각했지만 그것마저도 히어로 조형물의 하나였다. 안으로 아들이 들어가 각종 버튼을 눌러보며 즐거워했다.

공룡 공원은 큼직한 폭포 사이로 각종 공룡 조형물들이 눈길을 끌었다. 딱딱한 재질로 만든 것이 아닌 공룡의 주름까지도 신경써 디테일을 살린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가장 유명한 공룡중 하나인 티라노사우르스가 중앙에서 꼬리와 머리를 계속 움직이며 포효하는 모습은 전체적인 분위기를 업 시켜주기에 모자람이 없어 보였다. 앉아서 쉬는 공간 역시 원시시대 동굴을 재현한 곳들이 여러 개 있었으며 외부 쉼터 중 몇 개는 상단에 선풍기가 설치되어 있는 모습이 이채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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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시대 동굴같이 꾸며놓은 휴식공간 ⓒ 김종수

 
그 외 모래놀이가 가능하고 조그만 동물들이 함께 전시된 식물원, 어린이 관람객을 위한 큼직한 키즈카페와 오락시설, 깔끔한 먹거리 시설 등이 편의를 더해주었다. 이름 그대로 가족이나 연인들이 와서 '소풍'을 즐기기에 최적의 공간이 아닐까 싶다.

이곳의 최고 자랑거리중 하나는 테마파크 내 야외 정원 곳곳을 다채로운 조명과 빛으로 꾸미는 '불빛정원 축제'라고 하는데 아쉽게도 밤 시간까지 있기는 어려워 직접 체험해보지는 못했다. 아이가 더 크면 다음에는 밤에 방문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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