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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엔총회 기조연설하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사, 광복절 경축사에 이어 첫 UN 연설에서도 "자유"를 21번이나 외쳤다. 하지만 '자유'란 추상명사를 어떻게 구체화할지가 없고, 분단국가라는 현실에도 북한을 전혀 언급하지 않은 내용을 두고 "연설보다 축사에 가까웠다" "앙꼬(팥소) 빠진 찐빵"이란 평가가 나왔다.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UN 연설을 "굉장히 공허한 연설"이라고 총평했다. 그는 "자유와 연대 말씀을 많이 하면서 탈탄소, 감염병 대응 등 국제사회 주요 과제를 열거했는데 우리나라 현실과 매우 동떨어진 말씀 같아서 앙꼬 빠진 찐빵이란 생각이 들었다"며 "감염병도 전 정부가 한 것에 대해서 수사하겠다고 하고, 탈탄소도 세계적으로 현안이 많은데 태양광 비리수사를 한다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국내외 현실도, 북한도 지워버린 연설... "공허하다"
김종대 연세대학교 통일연구원 객원교수(전 정의당 의원)도 "너무 짧고 추상적이었다"면서 "연설이라기보다는 축사에 가까웠다"고 평가했다. 그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문재인 전 대통령은 (UN 연설을) 22분 했는데, (11분에 그친 윤 대통령의 연설은) 그 절반밖에 안 된다"며 "지금 세계적인 금융, 에너지, 식량, 인플레이션, 그러면서 여러 가지 복합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묘사가 안 보인다. 대단히 추상적"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한국 대통령의 UN 연설에서 북한이 안 나온 것은 제 기억으로는 없다"며 "참 기이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광복절에 대북정책 핵심 기조로 밝힌 '담대한 구상(북의 실질적 비핵화 진전에 맞춰 단계별로 상응 조치를 제공)'이 대북 제재 문제와 연결되는데, 이 사안은 국제 사회의 이해관계와 얽혀서 "전 세계 어디로부터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며 "북한 문제 언급이 정치적으로 그다지 실익이 없다는 판단을 하지 않았나"라고 추정했다.
그는 "어떻게 보면 이 부분(북한)에 대해서는 아예 준비과정에서 삭제된 것 아닌가"라며 "어떻게 보면 (9월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설 등) 북한으로부터 아주 매몰차고 모욕적인 거절을 당했기 때문에 언급 자체가 부담스러웠을 수 있겠다"고도 봤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은 너무 좀 자기중심적"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내하고, 더 넓은, 어떤 평화의 비전으로 나가야 했다"고 꼬집었다.
문재인 정부 국정상황실장으로 남북정상회담 실무를 도맡았던 윤건영 민주당 의원 역시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좀 평이했다"며 "개인적인 평가는 그 자유와 연대라는 그 쉬운 단어를 그렇게 어렵게 쓸 수 있을까. 연설문이 난해해서 두세 번 읽어보고 '아 이런 뜻인가'라고 해석을 해봤다. 혼자서"라고 말했다. "다자주의로 연대하자는 개념을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확고한 의지도, 구체적 방안도 보이지 않는 것 같다"는 말이었다.
"다음 스텝 안 보여"... "'자유', 냉전시대에나 어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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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 외교장관과 대화하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연설을 듣던 중 박진 외교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2022.9.21 ⓒ 연합뉴스
윤 의원은 또 "문재인 대통령의 경우 5년 동안 계속 UN총회 연설을 할 때마다 말씀의 요지가 '한반도 평화가 공고해지는 것이 세계 평화를 더욱 더 탄탄하게 한다'였다"며 "즉 대한민국의 이니셔티브를 평화로 설명했던 것인데, (윤석열 대통령 연설에선) 그런 부분들이 보이지 않아서 좀 아쉽다"고 했다. 그는 '북한 지우기'를 "전략적 판단"이라고 보면서도 "그러더라도 다음 스텝을 알고, 갖고 있어야 하는데 그게 안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윤 대통령은) 시대정신을 담은 메시지로 국제 사회에 공감을 이끌어냈어야 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특히 "자유"만 21번 외친 부분을 두고 "반 북한, 반 중국 이런 맥락 속에서의 자유라면 이것은 냉전시대에 어울리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이 분단을 어떻게 극복하고 평화를 정착하는가에 대한 UN의 역할, 이런 미래비전과 관련해서 초점을 맞췄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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