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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불가론?' 김홍걸 "DJ 이용말라, 넘지 말아야 할 선"

가열되는 당내 갈등... "확장성 운운이 지역주의" vs. "원팀 정신 훼손, 사실왜곡"

등록 2021.07.25 17:21수정 2021.07.2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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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본소득 정책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이른바 '백제 발언'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낙연 전 대표 측은 이 지사의 사과를 촉구하며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이 지사 캠프 역시 "이낙연 캠프의 사과와 논평을 발표한 이낙연 캠프 대변인에 대한 적절한 조치" 등을 요구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이 지사는 지난 22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지사가 왜 필승 카드라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작년에 이낙연 대표님이 당 대표 출마하실 때 진심으로 '대선에 이기시면 좋겠다' 말씀을 드렸다, 지지율이 고르게 잘 나올 때였다"면서 "그 말씀을 드렸던 이유는 한반도 5000년 역사에서 백제, 호남 이쪽이 주체가 돼서 한반도 전체를 통합한 예가 없었다, 당시 보니 이낙연 대표는 전국에서 골고루 지지를 받고 계셔서 이 분이 나가서 이길 수 있겠다, 실제로 그렇게 판단했다"라고 답한 바 있다.

이 지사는 또 "근데 이후로 지지율이 많이 바뀌어서, 지금은 우리가 이기는 게 더 중요한 상황이 됐고, 현실적으로 이길 카드가 뭐냐 봤을 때 확장력이다, 전국에서 골고루 득표 받을 수 있는 후보, 좀 많이 받을 수 있는 게 저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낙연 전 대표 측은 이 지사가 '호남 불가론'을 펼친 것이라며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정세균·이낙연 '이재명 때리기'... "이재명 후보 사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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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균형발전 4.0 신수도권 플랜'을 발표하고 "제1공약으로 충청·대전·세종 메가시티와, 전북·강원의 양 날개를 포괄하는 중부권을 신수도권으로 만들겠다"고 밝힌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2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백제 발언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이재명 후보가 적절하지 못한 말을 했다, 이런 저런 해명을 내놨지만 '지역적 확장성'에 지역주의가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 전 총리는 "지역적 확장성 운운하는 것은 민주당의 노선과 정책, 태도와는 전혀 매치되지 않는 것으로, 당원과 국민에게 진정성을 갖고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낙연 후보 캠프 상임부위원장인 신경민 전 의원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백제'까지는 양보해 해명을 인정한다 해도 확장성 대목을 언급한 건 인정할 수 없다"며 "이재명 후보가 사과하고 논쟁을 끝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백제' 발언에 대해 "지역주의 망령을 떨쳐내기 위해 고 김대중·노무현 대통령님이 피를 토하며 외치던 국민통합의 정신을 이재명 후보는 거들떠보기라도 하는가"라며 첫 비판 논평을 낸 이낙연 캠프의 배재정 대변인은 "이재명 후보가 인터뷰에서 '이낙연 후보가 약점 많은 후보냐'는 질문에 중요한 건 확장성이라고 답했다는 기사를 보고 비판한 거다, 왜곡된 거면 중앙일보에 항의하라"고 일갈했다. 
 
이재명 캠프 "이낙연 캠프 '지역주의 프레임' 불러내, 이 지사에 덮어씌워"

이에 대해 이재명 캠프는 이낙연 캠프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며 맞불을 놨다. 이재명 캠프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우원식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원팀정신을 훼손하는 사실왜곡을 중단해달라"고 밝혔다.

우 의원은 "이 지사 인터뷰 발언 어디에도 '호남 후보라는 약점이 많은 이낙연'이라는 말이 전혀 없다"며 "이낙연 캠프가 '지역주의 프레임'이란 한국 정치의 괴물을 다시 불러내 이 지사에게 덮어씌우기 위해 만들어낸 말"이라고 비판했다.

우 의원은 "이낙연 캠프는 이 지사가 말하는 '확장력=출신지역'으로 왜곡했으나, 이 지사는 확장력의 기준을 실력, 신뢰, 청렴 3가지로 명확히 제시했다"며 "그 3가지 기준 어디에도 '출신지역'이나 '지역주의 조장'이 들어있지 않다"고 쏘아 붙였다. 그러면서 우 의원은 "이낙연 캠프의 사과, 논평을 발표한 이낙연 캠프 대변인에 대한 적절한 조치, 네거티브 근절 방안 강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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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 대선캠프 선대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이낙연 후보 측에 사실 왜곡 중단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 같은 논쟁에 김홍걸 의원(무소속)이 등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호남불가론이 가당키나 한 말이야, 아무리 경선 중이라고는 하지만 넘지 말아야할 선이 있다"면서 "이재명 지사 인터뷰를 두고 '호남 불가론'을 조장한다며 날카로운 말들을 하는 분들이 계신데, 현재 후보들의 확장성을 비교해서 얘기한 것이지 호남불가를 얘기한 게 아님은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과거 아버지께서 평생 지역주의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김대중 정신을 얘기하면서 지역주의를 이용해서는 안 된다"라며 "대통령이 되기 위해 망국적 지역감정을 부활시키고 같은 진영에 상처를 입히는 정치인으로 낙인찍히지 않기 바라며, 김대중 대통령을 이용하지 말라"고 못 박았다. 

그는 "서로에게 큰 상처를 주는 말과 금도를 넘는 정치는 고인이 되신 어르신께서 결코 바라는 일은 아닐 것"이라며 "함께 침몰하는 난파선이 되지 않기 위해 모두 자중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김홍걸 #정세균 #이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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