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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어떻게 변이 바이러스를 막고 있나

35% 수준 유지... 델타 총 190건 확인, 지역사회 감염은 3건... 검역강화·엄격한 자가격리 효과

등록 2021.06.24 17:16수정 2021.06.24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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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증폭하자 인도 첸나이에 거주하던 교민들이 5월 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 1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 이희훈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알파(영국) 변이 바이러스에 비해 전염력이 강하고 입원율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 델타(인도)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전 세계가 다시 한 번 긴장하고 있다. 언론에서도 연일 "한국에서도 델타 변이가 우세종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의 보도를 쏟아내며 우려의 시선을 던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출입국을 막지 않고, 지역사회 감염이 현존하는 국가 중에서는 흔치 않게 알파(영국) 변이가 우세종이 되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6월 13~19일 동안 확진자 732명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261명(35.7%)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이중 223명이 알파 변이였고, 35명이 델타 변이였다.

현재까지 한국에선 델타 변이는 총 190건 확인되었고, 이중 지역사회 감염은 3건(1.9%)이다. 아직 전면적으로 확산된 단계라고 보기는 어렵다. 

한국은 4월까지는 변이 바이러스 비율이 10%대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5월 들어서부터 20%로 오르더니, 질병관리청의 5월 16~22일 변이 바이러스 분석 자료에서 35.6%를 기록하면서 우려를 낳았지만, 한 달 넘게 30%대를 유지하면서 변이 바이러스를 통한 유행이 억제되고 있다.

델타 변이 역시 WHO가 주요 변이로 인정한 5월 11일부터 질병관리청 통계에 포함됐지만, 이후 매주 '29'-'20'-'24'-'17'-'30'-'35'건의 델타 변이 감염자가 확인되면서 큰 변동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경각심을 가져야 하지만, 과도한 공포심을 키우는 것은 금물이라는 지적이 전문가들로부터 나오는 이유다.

인천공항검역소, 인도발 입국자 어떻게 관리했나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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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증폭하자 인도 첸나이에 거주하던 교민들이 5월 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 1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 이희훈

 
방역당국이 변이 바이러스, 특히 델타 변이의 국내 유입을 어떻게 통제·관리하는지는 지난 17일 질병관리청이 발간한 <주간 건강과 질병 14권 25호> '국립인천공항검역소 검역강화 대응 보고'라는 보고서에 잘 나와있다.

질병관리청 국립인천공항검역소에서는 4월 14일부터 인도발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강화해 발열기준을 고막체온 37.3도로 조정했고, 내부 논의를 거쳐 4월 21일부터는 인도 체류 입국자는 검역소에서 전수 검사를 진행하면서 방역 조치를 강화해나갔다. 


4월 27일 WHO가 인도 변이가 다른 변이주에 비해 전파력이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고, 이에 중앙방역대책본부는 4월 30일부터는 1박 2일 시설 검사 후 격리 , 5월 4일부터는 입국 후 7일간 시설격리, 퇴소 전 추가 검사 결과 음성 확인 후 자가격리 7일 전환으로 지침을 강화했다.

임시생활시설에서 검사기가 시작된 4월 30일부터 5월 20일까지 108명의 확진이 보고됐고, 이 가운데 98명은 임시생활시설(72명)과 검역소(26명)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고, 10명만이 지역사회 확진자로 드러났다. 10명 중 4명은 전수 검사 이전 입국자, 5명은 임시생활시설 또는 검역소 검사상 음성 확인 후 귀가자, 1명은 중증 기확진자로 '에어 엠뷸런스'를 통해 입국한 환자였다.

이 보고서는 "인도 체류력 확인 시 전수 타겟 검사를 시행한 4월 21~29일 기간 동안 36명의 인도 유래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되었으며 36명 중 29명(90.6%)은 검역소에서 확진된 사람들이었다"라며 "검역소 전수검사로 추후 인도 유래 변이 바이러스로 확인되는 확진자들을 검역단계에서 조기 분류해서 지역사회 유입을 늦츨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정부 차원에서의 입국 정책이 시행되기 전, 선제적으로 대응해서 조기에 '델타 변이' 유입을 상당 부분 잡아냈다는 이야기다.

입국 관리 강화·백신 접종이 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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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세 이상 예비군 등에 대한 얀센 백신 접종이 시작된 10일 서울 동작구 경성의원에서 시민들이 얀센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 연합뉴스

 
이와 같은 입국자 관리 체계에 대해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한국은 입국 관리를 철저히 했다. 외국은 자가격리가 일종의 권고인데, 한국은 법적인 처벌까지 이뤄지지 않나"라면서 "국경을 통제하지 않았음에도 이 정도로 통제한 거면 입국 관리시스템이 잘 작동했다고 봐야 한다"라고 밝혔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 역시 "지금까지 변이 바이러스를 잘 통제해왔던 것은 입국 관리 등의 방역 시스템이 효과적이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며 "방역 조치를 하던대로 계속 유지 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22일 방대본 브리핑에서 "(델타 변이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갖기보다는 정확하고 과학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하며 "14일간 격리조치를 하고 격리 중 3회의 검사를 실시한다. 입국절차를 강화해서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고, 이런 입국관리는 세계적으로 매우 강한 축에 속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인도발 입국자는 7일간의 시설격리를 거친다는 사실을 덧붙이기도 했다.

방역당국은 변이 검사 역시 WHO 권고 수준인 (전체 확진자 대비) 5~10%을 넘어, 5월 기준 약 15.6%의 유전자를 분석하면서 변이 유입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 분석단장은 "보건환경연구원이 검사 가능한 수가 좀 확대될 경우에 15.6%에서 20% 이상으로 변이 검사량도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델타는 알파보다 전염력이 빠르기 때문에 7월로 예정된 방역 완화에 있어서 속도 조절이 필요하며, 빠르게 백신 접종을 하는 것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재갑 교수는 "델타 변이가 현재까진 위협적이진 않지만, 언제든 위협이 될 수 있다"라며 "방역 완화에 있어서 속도 조절이 필요하고, 백신 접종을 완료하면 방어가 가능하므로, 접종률을 높이는 방안이 최선의 대응이다"라고 설명했다.

영국 공중보건국(PHE)은 백신 2회 접종 완료시, 델타 변이에 대해 화이자는 87.9%, 아스트라제네카는 59.8%의 예방효과를 보였고, 입원율 역시 화이자는 96%, 아스트라제네카는 92%를  낮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문제는 1회 접종시에는 화이자나 아스트라제네카의 예방률이 둘 다 33%라는 점이다. 때문에 60~74세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한 접종 기간을 단축하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 교수는 "한국의 유행이 극심해지면 스케쥴을 당길 수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 오히려 백신 효과가 떨어질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정재훈 교수는 "언제든 위험을 강조해도 모자르지 않는 상황이다. 거리두기 완화를 조금 늦출 필요가 있다고 본다"라면서 "더불어 백신 접종도 더 서두르거나 적극적으로 추진해야한다"라고 강조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4일 방대본 브리핑에서 "(델타 바이러스) 유입의 초기 단계"라며 "격리면제 제도를 엄격하고 관리하고, 해외 입국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는 국가는 방역강화국가로 지정해서 입국관리를 더욱 철저히 강화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방역조치 완화에 대한 우려에 대해선 "아직은 델타형이 차지하는 비율 낮지만 유입이나 전파의 위험성은 상존하는 상황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계속 감시와 분석을 하고, 위험도가 높아질 경우에는 그에 맞는 방역조치를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 유행 상황을 주시해서 방역조치를 조정해나가겠다"라고 전했다.
 
#델타 변이 #델타플러스 #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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