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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에 "악질이 돼라", 이경규의 이유 있는 당부

[TV 리뷰] SBS <집사부일체>에서 40년 예능 관록 보여준 이경규

21.04.12 13:41최종업데이트21.04.12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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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대부' 이경규가 2주 연속 뼈 있는 인생 철학을 통해 웃음꽃을 선사했다. 지난 11일 방영된 SBS <집사부일체>에는 관록의 예능인 이경규가 등장해 '집사부' 다섯멤버들을 위한 조언을 건네 눈길을 모았다.  

강원도 인제군 깊은 산골에 기거하는 자연인으로 분장한 그는 "멤버들의 향후 연예계 생활 10년을 책임지겠다"고 호언장담하고 나섰다.

리액션에 이은 캐릭터 중요성 강조​
 

지난 11일 방영된 SBS '집사부일체'의 한 장면 ⓒ SBS

 
"이거 분량 모자라는 거 아닌가?"라는 우려에도 이경규는 특유의 버럭 캐릭터를 앞세워 멤버 5인방을 쥐락펴락하며 프로그램을 이끌어 나갔다. 그가 첫주 방송에서 제시한 예능 덕목은 바로 리액션. 최근 화제를 모으는 가수 브레이브걸스 '롤린' 역주행을 예로 들며 군인들의 리액션을 인기 비결 중 하나로 손꼽는가 하면 "작은 리액션도 잡기 위해 카메라가 많은 것"이라고 현장 상황을 설명해 멤버들의 공감을 샀다. 

리액션에 이은 <집사부일체> 두 번째 주제는 캐릭터였다. 출연자들의 캐릭터는 프로그램의 성패를 좌우할 정도로 기본이자 필수 요소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이날 이경규 또한 "예능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캐릭터"라며 "드라마든 영화든 남는 건 캐릭터뿐"이라고 나름의 철학을 공유했다. 

특히 이날 캐릭터 확보가 시급한 멤버로 거론된 인물은 김동현이었다. 이경규는 김동현에게 격투기 선수 출신의 이미지를 살려 동료들의 대화를 커트하는 캐릭터를 살려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이경규의 계속된 설명에도 김동현은 "어떨 때 대화를 그만두게 해야 하냐"며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듯 도돌이표 질문을 했고 이경규는 버럭하고 말았다. 결국 멤버들은 "차라리 잘 못 알아듣는 걸 캐릭터로 하면 어떠냐"라고 말해 주변을 웃게 했다. 

스스로 성공 사례가 돼라
 

지난 11일 방영된 SBS '집사부일체'의 한 장면 ⓒ SBS

 
이경규는 다음 날 아침 매운탕 식사를 걸고 계곡물에 숨겨둔 명언 메시지를 찾아 오는 미션을 <집사부일체> 멤버들에게 부여했다.  

​본의 아니게 입수 경쟁에 뛰어든 5인방은 우여곡절 끝에 얼음장 같은 찬물 속을 샅샅이 뒤져 본인에게 전해진 조언 문구를 확인할 수 있었다. 1위로 도착한 차은우가 발견한 문장은 "성공사례를 찾지 말고 그냥 하면 된다"였다. 내가 성공해서 후배들에게 선례가 되어주면 된다는 것이다. 5등 양세형에겐 "동료가 웃고 제작진이 웃어야 시청자들이 웃는다"라는 문장을 남겨뒀다. 웃음에 대한 이경규만의 독특한 관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특히 이승기를 위해 적어둔 문장에 유독 눈길이 갔다. "프로를 넘어 악질이 돼라"는 것. 단어 의미 그대로 나쁜 사람이 되라는 것이 아니라 독함을 지닌 프로 이상의 프로가 될 것을 당부한 것이다. 이 내용은 <집사부일체> 촬영 내내 이경규가 강조했던 내용이기도 했다. 총 2회분에 걸친 <집사부> 이경규 편은 예능인이라면 꼭 명심해야 할 만한 내용들로 빼곡히 채워졌다. 
 

지난 11일 방영된 SBS '집사부일체'의 한 장면 ⓒ SBS

 
이경규가 리액션을 강조하고 동료와 제작진을 웃겨야 시청자들도 웃길 수 있다고 한 말은 이경규의 40년 롱런 비결과도 같았다. 

TV뿐 아니라 유튜브 및 OTT 등에서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이 만들어지는 요즘, 치열한 경쟁은 필수다. 스스로가 성공사례가 되고 프로 이상의 악질이 되어야만 살아남아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예능인이 될 수 있음을 이경규는 간단 명료하게 일깨워줬다. 이쯤되면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이경규표 예능 실전 강의'라 하지 않을 수 없겠다. 
 

지난 11일 방영된 SBS '집사부일체'의 한 장면 ⓒ SBS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집사부일체 이경규 이승기 김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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