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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책임자의 굳은 얼굴...'백신'에 관심 집중될 동안 확진자 늘었다

하루 확진자 551명까지 증가... "4차유행 대비 '방역 체계' 필요"...자가진단키트 활용방안 논의

등록 2021.04.01 18:50수정 2021.04.01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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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 ⓒ 연합뉴스

 
"위·중증과 사망 규모는 줄어들고 있지만 송구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여전히 전국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어서 방역당국이 긴장감을 최고로 높여서 대응하고 있습니다."

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코로나19 브리핑에 나선 권준욱 방대본 제2부본부장의 표정이 어두웠다. 권 부본부장의 말처럼 최근 코로나19 감염 증가세가 뚜렷하다.  지난달 26일에는 36일만에 1일 확진자가 500명대로 올라섰고, 1일 기준으로 551명까지 증가했다. 주간 1일 평균 확진자는 463.6명으로 전국이 400~500명대로 2.5단계 수준이다. 

문제는 3차유행 때와 비슷한 양상이라는 점이다. 대규모 집단감염원이 있는 것이 아니고, 특정 집단이나 시설에서만 국한된 상황도 아니다. 권 부본부장은 "유흥시설, 교회, 의료기관, 사업장 등 그동안 집단감염이 다수 발생했던 장소에서 다시금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지역사회에 광범위하게 누적된 감염의 전파 고리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유행 양상이 다양해지는 것은 코로나19 방역의 측면에서는 부정적이다. 역학 조사가 어렵고, 감염 원인 역시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확진자 증가 원인 복합적... 재유행 대비해 거리두기 체계 개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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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닷새 연속 400명대를 기록한 3월 21일 오전 서울 금천구청 앞에 마련된 외국인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외국인들이 검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 연합뉴스


감염병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인 재유행,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의 감소, 방역 심리 완화, 코로나19 이슈가 거리두기에서 백신으로 넘어간 사실 등을 지적하며, 공통적으로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윤 서울대 의과대학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정부의 방역 대책이 효과적이지 않으니까 서서히 확진자가 늘어나는 것"이라며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드는 고비용 형태를 효과적으로 바꿔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사회 경제 활동을 유지하면서도 감염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식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거리두기 안을 만드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라며 "정부가 새로운 거리두기 시스템의 내용을 채우고 정착 시켜야 하는 때인데, 아직 도입조차 못했다"라고 평가했다. 


지난 1월 김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개편을 위한 토론회'에서 현행 거리두기 체계가 '규제는 강한데 보상은 없는' 시스템이라고 비판하며, 방역과 의료 역량을 키워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현재 작업장 등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는데, '검사' 이외에는 대책이 없다"라며 "(집단감염에 대한) 세부적인 대책을 세워 예방중심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를 개편해 4차 유행에 대비해야 한다. 확진자 늘었을 때의 대책이 또 다시 '가게 문을 닫는 것'이면 안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홍윤철 서울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현재 유럽에서도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며 "4차유행이냐 아니냐를 논하기는 어렵지만,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임은 분명하다"라고 밝혔다.

홍 교수는 "현재 유행에 뚜렷한 특징이 없고, 사회 분위기는 방역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돼 있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역시 쉽지 않다. 따라서 신속(리얼타임) PCR 검사 도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해볼만 하다"라고 전했다.

방역당국은 2일 자가진단키트 활용방안에 대한 전문가 회의를 개최하는 등, 빠르고 다양한 검사 방법의 확대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현 한림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한국역학회 회장)은 "방역조치에 대한 수용도가 낮아지고, 이동량이 많아지는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섞여 확진자가 증가하는 것 같다"면서 "코로나19에 관한 주된 관심이 백신으로 이동하다 보니 방역 조치에 대해서 이완된 분위기가 있는 것도 분명하다"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방역 대책이 얼마나 국민들에게 수용성이 있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일률적인 방역보다는 자율적이고 지속가능한 방역 체계를 만들어가야 하지 않겠냐"면서 "다만 이러한 시스템이 위기 때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거버넌스를 구축해 놓을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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