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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하라더니 침묵? '전문가'들에게 휩쓸리지 않으려면

[투자의 민낯] 주식에 정해진 결말은 없다... 전문가와 투자 정보를 맹신해선 안 되는 이유

등록 2021.03.04 13:44수정 2021.03.04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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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도 앞날을 모르긴 매한가지. ⓒ Pixabay

 
주식 투자에 있어 전문가들의 말을 맹신할 필요가 없는 이유는 그들도 앞날을 모르긴 매한가지기 때문이다. 지난 경험과 확률에 의한 의견일 뿐, 주식 시장에서 100%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럼에도 그들의 말이 무게를 가지는 것은 언제나 솔깃한 이유를 달고 다니기 때문.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어떤 것도 스스로 알아보지 않았던' 나는, 그렇게 설득당하고 고개를 끄덕이고 만다. 몰랐던 이야기에는 그런 힘이 있다. 그리고 믿음의 시간이 지나 원망의 시간 속에서 속을 삭이게 된다.

왜 사지 말라고 했어요?

코로나19 관련 물품을 생산한다는 한 기업이 기록한 첫 상한가를 두고 많은 전문가가 과하다는 평가를 했다. 일시적인 상승이라고, 이해가 되지 않는 상승이라고. 그랬던 그들이 10배가 오른 다음에 했던 말은 "잠시 트레이딩 관점으로 보자"라는 분석이었다. 코로나 확산세가 끝나지 않았다고. 실적이 기대된다고. 어느샌가 변한 그들의 분석에 한때 나돌던 유행어가 입에서 툭 튀어나온다.

"장난 나랑, 지금 하니?"

상황은 변했고 사람의 생각도 변했다. 정해진 것이 없는 이곳에서 뭔가를 100% 확신하는 일은 위험하다. 그래서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의견을 무조건적으로 따르는 것 역시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들이 '줏대가 없어서'라기 보단 그들만의 '기준과 유연함이 있기' 때문이다. 그 기준과 유연함을 똑같이 따라 하지 못하는 한, 그들이 그렸던 이야기와 다른 결말을 볼 수밖에 없다.

주식 시장은 매일, 매시간, 매분, 쪽대본이 건네지는 막장 드라마와 같다. 이런 상황에서 정해진 스토리는 애초에 없다고 보는 것이 속이 편하다. "이야기가 왜 이렇게 흘러가?", "처음에 얘기했던 건 이게 아니잖아?"라고 해본들 주식 시장은 말이 없다. 

제발, '걸러서' 듣자 
 
말 없는 주식 시장에 답답해할 때 또다시 전문가들이 등장한다. 이코노미스트, 애널리스트, 자산 운용사 대표, 재야의 고수 등... 답답한 곳을 뚫어주고 가려운 곳을 긁어 주려는 그들의 노력이 보인다. 고맙다. 하지만 나는 그들의 고마운 분석과 통찰에 감탄과 함께 불신을 섞어 넣는다.

귀동냥을 많이 해본 경험으로 가장 크게 얻은 것이라고 하면, 주식 전문가들은 대부분 눈 감고 코끼리를 설명하는 사람과 같다는 사실이다. 저마다 주식 투자란 이런 것이고 주식시장은 이렇게 생겼다고 말하지만 그 누구의 말도 실제의 모습을 완전히 보여주지 못한다. 

더 난감한 것은 적어도 이 설명이 코끼리의 발인지 코인지 귀인지만이라도 알면 좋으련만, 누군가는 똥을 만지며 코끼리는 작고 둥글다고 말하기도 하고, 발이 없다는 주장, 귀인 줄 알았는데 날개라는 주장 등을 펼친다. 어제까지 사실이라 믿어왔던 것들이 오늘로 믿을 것이 못 되기도 한다. 이런 불확실한 상황에서 완전한 모습의 짜깁기는 요원해지고 코끼리는 알 수 없는 미지의 동물로 남게 된다.

이들의 말이 허황되고 거짓이라는 얘기가 아니다. 눈 감고 코끼리를 설명하던 사람들이 다퉜던 이유는 그들의 경험은 거짓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문가의 말은 값지다. 갖은 경험과 분석을 통해 얻게 된 정보와 통찰엔 나름의 엑기스가 담겨 있다. 그것이 맞는지 틀린지는 별개의 문제다. 그들은 의견을 제시했고 가려듣지 못하고 전부인 양, 변하지 않는 진리인 양 믿어 버린 수용자(특히 나)의 불찰이 클 뿐이다.

듬성듬성한 채라도 들고 걸러 들어야 하는데 그게 참 어렵다. 100% 확실한 것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음에도 믿고 싶다. 강한 어조로 말하는 전문가의 모습이 각인되고 그의 말이 귀에 박혀 뇌리에 스며드는 것은 무방비 상태의 개인 투자자들에겐 거부할 수 없는 유혹과 같다. 스스로 공부해본들 100% 확신할 수 없긴 마찬가지이니 그냥 쉽게 가자 싶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무엇보다 이 유혹을 뿌리치는 것이 매일 당면하는 가장 큰 숙제가 된다.

어디에나 있는 야매

전문가뿐만이 아니라, 누구의 말도 무턱대고 믿을 것이 못 되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바로 나 같은 '야매' 때문이다.

주식을 하다 보면 한 번씩은 어디 한 부분은 만져봤다고 착각하는 눈 감은 사람이 되곤 한다. 작은 성공들이 그런 착각을 하게 만드는데, 문제는 여기에 더해 잘 만지지도 못하고 만지고도 잘 느끼지도 못하는 한 명이 된다는 데 있다. 수많은 실패와 작은 성공에 뭐라도 쌓였다고 착각했다. 그러고도 좀 떠들고 다녔다. 주식이 어떻고 투자가 뭐고 지금이 살 때인지 팔 때인지. 아... 한없이 부끄럽다.

지금의 나는, 흘려듣기 달인인 아내 외에는 누구에게도 주식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천성을 쉽게 바꾸지 못해 입이 근질거리지만 누가 먼저 물어 와도 얘기하지 않으려 무던히 애쓰고 있다. 말해 본들 코끼리 옆의 나무에 대한 설명 밖에 안될 것을 알기에, 도저히 입을 뗄 수가 없다. 어서 빨리 똥이라도 만져 보면 좋으련만, 아직은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누구도 진짜 코끼리의 모습을 알려주지 못한다는 것을 잊지 않으려 사력을 다하고 있다. 그러면 누군가의 말에 귀가 팔랑거리다가도 손으로 애써 눌러 진정하게 된다. 휘둘리거나 부하뇌동하는 일은 확실히 적어진다.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우선 정보 차원에서 듣기는 하지만 귀가 팔랑대기 전에 의심의 귀마개부터 한다. 반론부터 찾는다. 그러면 귀가 조금은 덜 팔랑거린다. 그리곤 아무리 들춰도 의심할 거리가 마땅치 않을 때, 그때가 정말 귀중한 정보를 얻는 순간이다.

모든 주식 정보 제공 페이지와 방송의 시작과 말미에 올라오는 문구가 오늘도 강조된다.

"모든 투자 판단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후... 안다 알아. 

속 쓰린 개미들의 푸념이 버티고 지속하는 힘이 되길, 어디에도 갈 곳 없는 원망이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덧붙이는 글 개인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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