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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아니라는데... 또 고개 든 검찰개혁 속도조절론

[이슈] 당·정 일제히 진화 나섰지만... 특위서도 '시기' 두고 온도차

등록 2021.02.24 18:57수정 2021.02.24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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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4일 오후 대전시 서구 둔산동 대전고등검찰청으로 들어가면서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2.24 ⓒ 연합뉴스

 
이견은 있는 걸까, 없는 걸까. 속도조절은 하겠다는 걸까, 아닌 걸까. 

여권에서 추진하는 '검찰개혁 시즌2', 수사-기소 분리 문제를 두고 연일 '이견설' '속도조절론' 등이 난무하다. 급기야 24일 정부와 여당은 각각 "이견이 없다(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대통령이나 저나 속도조절이라고 표현하지 않았다. 의견을 조절해나가는 단계(박범계 법무부장관)"라고 적극 해명에 나섰다. 

그런데 각각의 발언을 뜯어보면 미묘한 차이가 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취재진에게 "검찰개혁법 2월말 3월초에 검찰개혁특위 차원에서 발의가 예정돼 있다. 차질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상반기 중 국회에서 발의된 법을 처리한다는 방침도 확고하다"라고 말했다. 원칙뿐 아니라 속도 역시 계획대로 가겠다는 얘기다. 민주당은 특위 출범 때부터 선거 일정 등을 감안해 '2월 발의, 6월 통과'라는 시간표를 못박았다.

반면 박범계 장관은 출입기자들에게 공지한 메시지에서 "궁극적으로 수사-기소 분리가 맞고, 수사-기소 분리가 전세계적인 추세"라면서도 "검찰의 반부패수사 역량과 조화가 필요하고, 수사권 개혁과 관련해 조직·인사·체계 진단이 필요하고, 이와 연동해 수사-기소 분리도 검토돼야 한다고 당에 말씀드렸다"고 했다.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은 '수사와 기소의 분리'로 동일하지만, 발 밑을 좀 더 살펴봐야 한다는 뜻이 담겨있다.

"속도조절론은 오보", "대통령 말씀 왜곡 해석"

민주당 검찰개혁특위 안에서도 생각이 조금씩 달랐다. 특위 위원인 A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당정간) 파열음, 속도조절론 얘기는 다 오보"라며 "수사-기소 분리는 원칙적으로 다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아예 수사를 못하게 하자는 강경파, 보충수사 등은 할 수 있어야 공소유지에 도움이 되는 것 아니냐는 온건파 정도가 있다"며 검찰에 남은 6대 범죄 직접 수사권을 가칭 '수사청'으로 옮기자는 것 자체에는 이견이 없다고 했다. 

B의원도 "박범계 장관이 전날 특위 간담회에서 전달한 대통령 말씀은 검경 수사권 조정의 안착, 반부패 역량이 후퇴돼선 안 된다는 것이지 '속도조절'로 해석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무리한 해석"이라고 말했다. 또 "이미 수사-기소분리TF에서 대단히 온건하고 양보한 안을 만들었다"며 "내용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급진적으로 추진하는 것 아니냐'고, 이걸 좌초시키고 싶은 분들이 대통령 말씀을 왜곡해서 '속도조절'이라고 자기 멋대로 해석한다"라고 했다.

실제로 검찰개혁특위 내 수사-기소 분리TF는 수사청을 신설하고,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없애는 대신 검찰에 보완수사 요구권을 주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헌법에 명시된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어떻게 건드리냐는 문제도 수사청에 검사를 두지 않고, 검찰에 남겨두는 쪽으로 정리했다. 당장 법안을 만들더라도 수사권 조정 등을 감안, 시행시기도 1년 유예할 방침이다.

검찰개혁특위는 인사·조직 등 다른 과제들까지 이번주 안으로 입법사항을 정리해 조만간 윤호중 위원장이 대표로 발의할 계획이다. 간사 박주민 의원도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저희(특위)는 일정대로 진행하고 있고, (수사-기소 분리)TF차원에서는 일정 정도 법률안 성안까지 마친 상태"라고 밝혔다.

하지만 특위 안에는 여전히 수사권 안착 후 수사-기소 분리를 추진해야 맞다는 목소리도 있다.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폐지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지만, 결국 속도는 조절하자는 이야기다. 

C의원은 "원래부터 정부는 수사권 조정 진행상황을 보자고, 당에서 주도적인 사람들은 빨리 하자는 의견이었다"며 "아직 정리가 안 됐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청 신설까진 크게 문제없다는 생각"이라면서도 "수사-기소는 연결될 수밖에 없는 절차라서 이번 수사권 조정 결과에 따른 검찰(사법통제) 대 경찰(직접 수사)의 관계를 (향후) 검찰 대 수사청의 관계에 적용할 수 있지 않겠냐"고 했다. 

또 "(이 문제는) 급한 민생현안이 아니다"며 "윤석열 검찰총장 임기 내 하면 오해받을 수 있으니까 시기적으로 6월 정도부터 (법안 발의 등) 드라이브를 걸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당이 정부안과 다르게 갈 수 없지 않냐'는 의견과 달리 '굳이 그럴 필요가 있냐' 의견도 있다"며 "(추진 시기는) 좀 더 봐야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수사청 신설 시기' 두고 제각각... "개혁에 힘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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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특위 4차 회의가 열린 1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회의실에서 참석자들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24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한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도 "박범계 장관이 임명장을 받으러 온 날, 대통령이 (검찰 수사권 박탈 논의의) 속도조절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급기야 위원장인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직접 "대통령이 속도조절하라고 말하신 건 아니지 않냐"고 확인했지만, 유 비서실장은 "정확한 워딩(발언)을 기억하진 못하지만 그런 뜻이었다"고 답변했다.

특위 소속 D의원은 이 상황을 두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개혁을 하려면 좀 밀어붙여야 한다"며 "대통령이나 법무부장관은 검찰과 일하니까 어려울 수 있다. 이번 인사 문제만 봐도, 그럴수록 빨리 개혁해야 한다"고 짚었다. 또 "정말 개혁이 어렵다면 대국민 설득을 하면 된다"며 "국민 앞에선 검찰개혁한다고 하고선, 뒤에서 타협하고 양보하면 힘이 빠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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