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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이성윤 패싱'... 그날, 검찰에서 무슨 일 있었나

최강욱 판결문에 나타난 검찰총장-서울중앙지검장 갈등... 법원, 윤 총장 손들어

등록 2021.01.29 18:48수정 2021.01.30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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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 ⓒ 공동취재사진

 
'업무 개시 직후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기소하고, 법무부 보고는 대검을 통해 보고하라.'

2020년 1월 23일 오전 8시 55분.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수사팀에게 위와 같은 지시를 직접 내렸다. 이성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을 '패싱'한 것이다.

18분 후, 이 사실을 접한 이성윤 지검장이 즉각 반발했다. "(최강욱 비서관을) 당일 기소하라는 지시는 이유나 정당성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이의한다. 재고해달라"며 항의성 메신저 쪽지를 윤 총장에게 보냈다.

하지만 17분 만에 이 지검장의 쪽지는 무색해졌다. 오전 9시 30분경, 수사팀이 윤 총장의 지시에 따라 최 의원의 공소장을 곧장 법원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이른바 '이성윤 패싱'이라는 말이 나오게 만든 이 사건. 최강욱 당시 비서관(현 열린민주당 대표) 기소가 이뤄진 이날, 검찰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최강욱 판결문에 기재된 '이성윤 패싱'의 전말

최강욱 대표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 아들의 인턴확인서를 위조해 대학의 입학 관련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29일 1심에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의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았다. (관련기사 : 최강욱 '의원직 상실형'... 법원 "조국 아들 인턴확인서 위조") 판결문에는 기소 과정에서 발생한 윤석열 검찰총장과 이성윤 지검장의 갈등이 담겼다. 판결문 속 내용은 법무부가 법원에 제출한 '검찰사무보고'에 근거한 것이다. 

당시 최강욱 대표는 세 차례에 걸친 검찰의 출석요구에 불응했다. 이를 두고 윤 총장과 이 지검장 간의 입장이 갈렸다. 지난해(2020년) 1월 22일 윤 총장은 "더 이상 소환요구에 실익이 없으니 최 의원을 바로 기소하라"라고 수사팀에 지시한 반면, 이 지검장은 "수사절차상 충분한 소명 기회를 주는 게 상당하니 소환조사를 하라"고 수사팀에 지시한 것이다.

수사팀은 이 지검장 지시에 반발했다. 당시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와 고형곤 반부패수사2부장은 "피고인이 3번 불출석했는데 더 이상의 출석 요청은 무의미하다"면서 "검찰총장의 지시에 따라 바로 기소해야 한다"고 항의했다.

갈등은 다음날인 23일에 더욱 불거졌다. 수사팀이 이 지검장에게 "검찰총장의 지시가 위법하지 않으면 따라야 한다"면서 공소장을 제출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하게 밝혔다. 이에 이 지검장은 "검찰청법상 검찰총장은 검사장을 통해서만 검사를 지휘·감독해야 한다"면서 윤 총장 지시를 따르는 것이 위법하다고 선을 그었다.

결론은 '이 지검장 패싱'이었다. 23일 "업무개시 직후 기소하라"는 윤 총장의 지시에 따라 오전 9시 30분 수사팀은 공소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공판 검사, 이성윤 지검장 노골적으로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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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 공동취재사진

 
윤 총장이 '무조건 오늘 기소하라'고 지시했는지를 두고 법무부가 법원에 제출한 '검찰사무보고'의 내용과 이 사건 공판수행검사가 밝힌 사실 간에 일부 차이가 있다. 판결문에 따르면, 공판수행검사는 "검찰총장이 '무조건 오늘 기소'만 거듭 지시했다는 주장은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면서 "(법무부가 법원에 제출한 자료는) 사건 보고 과정을 일방적으로 발췌하고 왜곡해 작성한 것"이라고 비판한다. 

해당 검사는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에게 피고인을 바로 기소할 것을 명확하게 지시했다"면서 "그 지시가 위법·부당하지 않음에도 서울중앙지검장은 이를 위반했다. 수사팀은 검찰총장의 지시가 법령상 우선한다고 판단해 이 사건 기소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수사팀이 이 지검장에게 반발한 경위도 구체적으로 언급됐다. 이 검사는 "(이 지검장이) 소환조사나 보완수사 등 의견을 한동안 밝히지 않다가 중간 간부 인사로 수사팀 교체가 예상되자 갑자기 소환조사 필요성을 제기하며 결재를 미뤘다"고 했다. 수사팀은 2020년 1월 9일부터 공소제기를 위한 준비를 마쳤고, 같은해 1월 14일 관련 내용을 이 지검장에게 보고했는데 그때까지도 이 지검장이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해당 검사는 이러한 이 지검장을 노골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아래는 판결문에 기재된 해당 검사의 입장이다.

"수사팀은 여러 차례 출석요구를 했음에도 불응하다가 오히려 언론에서 조씨(조 전 장관 아들)의 인턴증명서는 정상적으로 발급됐는데도 검찰이 조작하며 협박하고 있다는 주장을 하고있는 점에 비추어 소환일정의 조율은 무의미하다고 수차례 검사장에 보고했다. (그런데도) 검사장은 본인이 직접 출석일정을 조율하겠다는 이례적인 말까지 하면서 소환조사를 고집했다."

법원 "검찰총장의 직접 지휘, 위법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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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 경력확인서를 허위로 써준 혐의애 대해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이희훈

 
최강욱 대표는 법정에서 자신에 대한 기소를 두고 이 지검장을 통하지 않고 윤 총장의 직접 지휘로 이뤄졌기 때문에 이 지검장의 지휘감독권을 침해하는 등 위법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법원은 최종적으로 윤 총장과 수사팀의 손을 들었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이나 서울중앙지검 소속검사를 직접 지휘했더라도 검찰청법을 위반한 것이라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재판부는 "서울중앙지검장이 수사팀에 공소제기 보류 지시를 한 이유는 피고인에 대한 소환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나, 최 의원은 수 차례 소환장을 받고도 검찰에 출석하지 않(았다)"면서 "이 사건 공소제기 과정에서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이나 소속 수사팀을 지휘한 것으로 인해 피고인에게 어떤 실질적 불이익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이밖에도 재판부는 "피고인이 수사단계에서 피의자 조사를 받지 못함으로써 유리한 주장이나 증거를 제출하지 못했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출석요구는 적법하고, 피고인이 이로 인해 형사절차상의 불이익을 입었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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