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증시를 족집게처럼 잡아낼 수는 없다

등록 2021.01.21 15:32수정 2021.01.21 15:33
1
원고료로 응원
최근에는 동학개미를 넘어 서학개미(해외에 직접투자하는 개인)까지 등장하여 시장을 누비고 다닌다. 한편으로는 이해가 간다. 2011년부터 대략 10년간 대한민국 코스피 시장은 게걸음을 해 왔다. 같은 기간 미국시장은 상승일로를 걷고 있었기에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껴야만 했다. 그러나 각국 증시는 상대적으로 덜 오를 때가 있으며 상당한 시차를 가지고 움직인다. 시간을 뒤로 돌려 1980년대 부터의 지수 흐름을 살펴보자.
 

각국 경제상황에 따라 증시의 온도차가 있다 어떤 나라의 주식시장이 더 활황일지는 파악하기 어렵다 ⓒ 이상헌


코스피는 1989년부터 2005년까지 약 17년간 박스권에 머물렀다. 지수가 500과 1천 포인트 사이에서 형성된 것이다. 같은 기간 미국 시장은 1989년부터 1999년까지 10년 정도 상승세를 구가했다가 이후 2012년까지는 게걸음을 해왔다. 이 사이에 코스피는 2005년부터 2011년까지 횟수로 7년간 상승세를 탔다. 그리고 2012년 부터 다우지수가 가열차게 강세장을 시현할 때는 우리나라 증시가 약 10년간 가두리 장세였다. 그러다가 코로나19를 기회로 삼아 종합주가지수 3천 포인트를 넘었다. 

여기서 우리는 2가지 사실을 알 수 있다. 첫째는 우리네 인생살이에서 부는 계단식으로 상승하듯이, 증시도 한 단계 레벨 업 하려면 오랜 기간 기초체력을 다진다는 뜻이다. 두 번째는 미국시장과 우리나라 증시의 시차가 꽤 있다는 점이다. 개별 종목의 타이밍을 재는 것이 무의미한 일이듯이, 어느 시장이 더 비교우위에 있을지는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대륙별/국가별 수출입 실적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 7년 만에 대미/대중 수출이 역전되었다. ⓒ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


관세청의 수출입무역통계를 살펴보자. 우리나라 수출은 2020년 기준으로 아시아 경제권 비중이 약 2/3를 차지하고 있다. 가장 큰 단일 시장인 미국과 중국만을 보자면 2000년까지는 대미 수출이 가장 컸으나 2007년 이후로는 뒤바뀌어 버렸다. 이에 따라 코스피는 상해종합주가지수와 밀접하게 연동된다. 대한민국 증시가 지난 10여년 간 게걸음을 했던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이러한 경제구조를 반영한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앞으로는 어떻게 변할까? 지금과 같은 수출 구조와 경제 환경이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가까운 미래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타당성 있게 예측이 가능하다. 3억 인구를 넘는 미국의 힘은 계속 유지될 것이다. 14억의 식구가 있는 중국 경제권의 확장도 피할 수 없다. 아울러 유로 화폐권에도 5억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어떤 나라,  어느 지역이 더 상대 우위에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때문에 앞선 글에서 언급했듯이 대륙별 안배를 해 놓고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드는 것이 좋다.

자산배분이야말로 수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

지금까지 살펴봤듯이, 장기적인 번영을 위해서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투자까지 발을 넓혀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금융자산(주식, 채권)과 부동산, 현금에 대한 배분이 적절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켄 피셔(Ken Fisher)는 자신의 책 <3개의 질문으로 주식시장을 이기다>(The Only Three Questions That Count)에서 아래와 같이 적고 있다.

"개별 종목 선택이 포트폴리오 성적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 수익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어떤 유형의 금융자산(주식, 채권, 현금)을 보유할 것인지와 같은 자산배분이었다. 내 연구에 따르면, 장기적으로 70% 이상의 수익이 자산배분에서 비롯된다."


버핏은 자신을 소개할 때 '자본 할당가(Capital Allocator)' 라고 말한다. 자산배분의 중요성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말이다. 이처럼 거시적 관점에서의 투자관이 필요하다. 이 좁은 땅 덩어리에 갇혀 있다고 해서 시야까지 협소해지면 풍요로운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

여태까지 필자가 ETF의 장점에 대해서 말하고 있지만 인덱스 투자가 완전무결한 방법은 아니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에게 부자가 되는 길을 만들어 주었다는 사실에는 조금의 거짓도 없다. 우리나라가 세계 시장에서 주류로 활약하기 위해서는 금융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아시아의 금융 허브로 만들 구상을 했다. 

그러나 시대를 앞서갔기에 당시에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정책입안자들이 부동산에만 관심을 두지 금융시장에는 무지하기 때문이다. 위기는 기회의 또 다른 말이다. 코로나19로 다른 나라가 주춤하고 있는 때에 앞서 나가야 한다. 전범국 일본이 한국전쟁으로 기사회생하였듯이 경쟁국들이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을 기회로 삼아야 한다. 
#ETF #INDEX #S&P500 #KOSPI200 #DAANKAL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검찰 급했나...'휴대폰 통째 저장', 엉터리 보도자료 배포
  2. 2 재판부 질문에 당황한 군인...해병대 수사외압 사건의 퍼즐
  3. 3 [단독] 윤석열 장모 "100억 잔고증명 위조, 또 있다" 법정 증언
  4. 4 "명품백 가짜" "파 뿌리 875원" 이수정님 왜 이러세요
  5. 5 '휴대폰 통째 저장' 논란... 2시간도 못간 검찰 해명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