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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동양대 표창장 위조' 판단, 어떻게 나왔나

[분석] 일반 상장과 다른 표창장·주민번호 기재가 근거... 압수된 PC, 위법 수집 증거 인정 안돼

등록 2020.12.23 19:15수정 2020.12.23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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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에서 자녀 입시비리 혐의를 모두 유죄받아 징역 4년, 벌금 5억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되었다. 사모펀드 혐의는 대부분 무죄를 받았다. 사진은 법정으로 향하는 정경심 교수. ⓒ 권우성

 
검찰의 완승이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2부(재판장 임정엽)는 23일 열린 정 교수의 1심 선고 공판에서 입시비리 혐의 전부를 유죄로 인정했다. (관련기사 : 정경심, 징역 4년·벌금 5억... 법원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인정" http://omn.kr/1r44m). 

주목할 부분은 재판부가 '정 교수가 딸 조민씨를 위해 동양대 총장 명의의 표창장을 위조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해당 혐의는 검찰과 변호인이 가장 첨예하게 다퉜던 쟁점이었다. 재판부는 최종적으로 검찰의 주장 상당수를 합리적 근거로 받아들였다.

이 가운데 특히 ▲조씨의 표창장이 다른 동양대 상장 형태와 다른 것 ▲압수된 동양대 강사휴게실에서 발견된 딸 조민 상장 위조 관련 파일 ▲최성해 동양대학교 총장을 비롯해 관련자들의 증언 등이 주된 판단 근거로 작용했다. 

[근거①] "조민 표창장, 동양대 일반 상장과 달랐다"

재판부는 "조씨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에 날인된 총장 직인의 인영 형태가 동양대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총장 직인의 형태와 다르다"고 했다. 검찰은 앞선 재판에서 "조씨의 표창장에 찍힌 총장 직인이 실제와 달리 약간 직사각형 모양으로 늘어져 있었다"면서 "정 교수가 상장을 위조하는 과정에서 직인을 붙이고 늘이다가 변형된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재판부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여, "동양대 총장 표창장의 총장 직인 부분은 아들 조아무개씨의 최우수상 상장 스캔파일 중 해당 부분을 캡처해 그림파일로 만든 다음, 이를 동양대 총장 표창장 파일에 붙여 넣어 출력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조씨의 동양대 표창장을 비롯해, 정 교수가 위조한 것으로 보이는 조씨의 입시 제출 서류마다 조씨 주민등록번호 전체가 기재된 점도 주요한 판단 근거가 내세웠다. 재판부는 "조씨의 동양대 표창장에는 이름 옆에 주민등록번호가 기재돼 있으나, 동양대 다른 상장·수료증에는 수상자 또는 수료자의 주민번호가 기재돼있지 않다"면서 "피고인이 2013년 6월 16일 (자신의 자택에서) 허위 작성하거나 기재사항을 추가한 동양대 어학교육원장·영어영재교육센터장 명의의 연구활동확인서,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인턴십 확인서에는 조씨의 주민번호가 기재돼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재판부는 "조씨의 표창장과 동양대 다른 상장 또는 수료증은 상장 상단의 일련번호의 위치, 상장번호의 기재 형식 등이 다르다"면서 "동양대 2기 청소년 인문학 프로그램 수료식 때 실제로 수여된 상장 및 수료증의 발급일자도 (조씨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의 발급일자와 다르다"고 말했다.

[근거②] 정경심, 2013년 6월 16일 상장 위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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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1심 선고 공판이 열리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 권우성

 
조씨의 동양대 표창장이 2013년 6월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아래 의전원)과 2014년 6월 부산대 의전원에는 제출된 반면, 2013년 3월 28일 차의대 의전원에는 제출되지 않았던 것도 위조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봤다. 검찰은 정 교수가 조씨의 표창장을 2013년 6월 16일, 즉 차의대 의전원 입시 이후이자 서울대 의전원 입시서류 제출 직전에 위조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재판부는 "최성해 동양대 총장이나, 2012년부터 동양대 어학교육원에서 근무한 직원들 모두 최우수봉사상이라는 제목의 상장을 본 적이 없다는 점과 (차의대 입시서류에 제출되지 않은 것을) 종합해서 볼때, 조씨가 2012년 9월경 동양대로부터 표창장을 받은 사실은 없다고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즉, 검찰의 주장대로 조씨의 표창장은 차의대 입시 이후인 2013년 6월경 정 교수가 위조했다는 것이다.

이어 재판부는 "압수된 동양대 강사휴게실 PC 1호의 2013년 6월 16일자 사용 내역에 비추어 피고인은 서울대 의전원 입시서류 제출 마감일 2일 전인 2013년 6월 16일 해당 PC를 이용해 일련의 (위조) 작업을 했다고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압수된 동양대 강사휴게실 PC 1호에서 정 교수 아들 조씨의 동양대 최우수상 상장 스캔본·'총장님 직인.jpg' 파일·'조민 표창장 2012-2.pdf'파일 및 당시 정 교수가 나눈 카카오톡 캡처 파일과 조씨의 다른 인턴십 확인서 파일 등이 나왔는데, 해당 자료들을 통해 정 교수의 표창장 위조 작업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재판부는 동양대 강사휴게실 PC 1호에서 발견된 인터넷 접속기록, 저장된 파일의 사용 내역, 해당 PC에 정 교수 가족들 관련 문서가 다수 발견된 점을 근거로 해당 파일 작성자가 정 교수라고 지목했다.

재판부는 관련 근거를 종합해 "피고인이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공소사실의 핵심은 조씨의 표창장 하단의 '동양대학교 총장 최성해' 및 총장 직인 부분이 아들 조씨의 최우수상 상장 파일에서 유래된 것인지 여부"라며 "총장 직인의 생성 사실이 인정되면, '총장님 직인.jpg' 파일을 생성하게 된 구체적 경위 및 방법에 대한 증명이 일부 부족하더라도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근거③] "정경심, 표창장 발급 권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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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에서 자녀 입시비리 혐의를 모두 유죄받아 징역 4년, 벌금 5억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되었다. 사모펀드 혐의는 대부분 무죄를 받았다. 선고 직후 김칠준 변호사가 법정앞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권우성


이밖에 재판부는 "피고인이 동양대 총장 최성해로부터 총장 명의의 표창장을 발급할 권한을 위임받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재판부는 "동양대의 부서장에게는 강좌를 수강하지 않았거나, 그에 대해 아무런 기여가 없는 사람을 수상자로 선정할 권한이 위임됐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가 컴퓨터로 문서작업 및 그래픽 작업을 할 수 없는, 이른바 '컴맹'이라는 변호인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정 교수의 과거 문서 작업을 봤을 때, 그가 문서를 스캔하고 스캔한 문서에서 특정 부분을 캡처하거나 오려붙여 다른 파일에 삽입하는 작업을 능숙하게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정 교수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면서, 동양대 강사휴게실에서 압수된 PC 1호가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한다는 변호인들의 주장도 반박했다. 해당 컴퓨터에서 발견된 전자파일들 및 관련 포렌식 결과가 위법수집증거에 해당된다 하더라도, 표창장의 외형이나 관련 증인들의 증언 등 전반적인 것을 고려했을 때 정 교수가 조씨의 표창장을 위조한 사실이 충분하게 인정된다는 것이다. 

또한, "동양대 관계자가 위와 같은 작업을 거쳐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위조할 이유가 없다"면서 "제1차 표창장(조씨의 표창장 원본) 및 이를 촬영한 사진파일의 원본을 모두 분실했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전혀 믿을 수 없다"라고 정 교수 측 주장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재판부는 해당 혐의를 두고 "동양대 표창장은 조씨가 실제로 동양대에서 성실하게 봉사활동 했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조민이 의사가 되어서도 봉사정신이 투철할 것이라고 오인하게 했다"라며 "(정 교수는 위조 서류를 제출해) 입사평가자들의 평가를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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