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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잠정 결론 '정경심 무죄', 검찰은 극복할 수 있을까?

[금주의 포커스] 이 모든 논란의 시작, 정 교수 1심 선고 23일 나온다 ②

등록 2020.12.21 07:36수정 2020.12.2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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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3일,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혐의 14가지에 대한 1심 법원 판단이 나온다. <오마이뉴스>는 정 교수의 선고를 앞두고 1년 간의 재판에서 드러난 쟁점을 입시비리 혐의, 사모펀드·증거인멸 혐의 두 편으로 나눠 정리했다. 이 기사는 그 두 번째다.[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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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 증거인멸교사 관련 혐의로 기소된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11월 5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유성호

 
과연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억대의 회삿돈을 횡령한 공범일까? 법원은 오는 23일 열리는 정 교수의 첫 선고 공판에서 이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린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5일 결심 공판에서 정 교수에게 징역 7년에 벌금 9억원, 추징금 약 1억 6462만 원을 구형했다. 당시 검찰은 정 교수의 사모펀드 관련 범행을 언급하며 "국정농단과 유사한 성격의 사건"이라며 "이 사건이야말로 고위층이 법을 지키지 않은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이 정 교수에게 적용한 혐의는 총 14가지다. 크게 ▲자녀 입시비리 ▲사모펀드 투자 의혹 ▲증거인멸교사로 나뉜다. 이 가운데 사모펀드 관련 혐의로는 코링크 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와 허위 컨설팅 계약을 맺고 회삿돈 1억 5000여 만 원을 횡령, 공직자윤리법을 피하기 위해 타인 명의 주식계좌를 이용해 이윤 창출, 금융위원회에 특정 펀드의 출자약정금액을 거짓으로 변경 보고한 것 등이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증거인멸교사로는 지난해 8월 조국 전 장관이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후 사모펀드 의혹 관련 자료를 은폐할 것을 지시하고 관련 문서를 조작한 혐의 등이다.

<오마이뉴스>는 재판부가 법정에서 남긴 주요 단서들을 토대로 사모펀드·증거인멸 혐의의 쟁점을 살펴봤다. (관련기사 : 정경심-검찰 모두의 운명 가를, 결정적 장면 3가지 http://omn.kr/1r0dg)

[사모펀드 횡령 혐의] 이미 내려진 잠정 결론... 재판부가 남긴 단서

강백신 검사 : "7월 30일 경에 정○○씨 명의로 허위 컨설팅 자료 만들어 피고인에게 교부했던 것 맞죠?"
조범동 : "네, 사실입니다."


조국 전 장관의 5촌 조카이자 코링크PE 실소유주로 알려진 조범동씨는 지난 6월 11일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와 정경심 교수 동생 정아무개씨 명의로 '허위 컨설팅 증빙자료'를 만들었다고 시인했다.

허위 컨설팅 자료를 교부한 사실은 정 교수의 횡령 혐의에 있어 주요한 근거가 된다. 검찰은 조씨가 정 교수 남매와 허위컨설팅계약을 맺고, 2017년 3월부터 2018년 9월까지 이들에게 수수료 목적으로 회삿돈 1억 5795만여 원을 줬다고 보기 때문이다. 검찰은 조씨와 정 교수를 회삿돈 횡령 공범으로 보고 있다.

관련 내용은 지난 6월 30일 조씨의 1심 판결에서 일부 판단이 내려진 바 있다. 재판부은 "일부 비난 받을 수 있는 지점도 있지만, (정 교수가) 횡령 행위 자체에는 적극 가담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공범(정 교수)의 가담 정도가 소극적이라 죄가 성립하지 않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정 교수를 언급한 부분을 두고 "제한적이고 잠정적 판단"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조씨 재판부가 정 교수 혐의를 심리한 게 아닌 만큼, 해당 판단이 전부가 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결국 정 교수 횡령 혐의에 대한 판단은 오롯이 정 교수 재판부에 달린 셈이다.

횡령 혐의에 대해 정경심 재판부는 한 가지 단서를 남겼다. "정 교수가 조씨의 회삿돈 횡령 사실을 사전에 알았는지 여부가 혐의 유무죄를 가르는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고 언급한 부분이다. 즉, 정 교수가 조씨의 횡령 사실을 알고도 수수료 목적의 돈을 받았을 경우 유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차명거래 의혹] 판단하기 힘든 증인의 진술들

사모펀드 의혹의 또 다른 쟁점은 '차명거래 의혹'이다. 정 교수는 2017년 5월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취임한 이후 공직자윤리법상 재산 등록의무를 회피하고자 동생, 지인 미용사, 친구에게 차명계좌 총 6개를 빌려 790회에 걸쳐 입출금을 하는 등의 금융거래를 한 혐의를 받는다. 금융실명법에 따르면 누구든지 탈법 행위 등을 목적으로 한 차명거래는 금지된다. 정 교수가 공직자윤리법을 피하기 위해 차명거래를 한 것이 입증될 경우, 유죄를 피하기 힘들 수 있다.

정 교수 재판 증인으로 참석한 차명거래 명의인들의 증언은 정 교수에게 마냥 유리하지도, 그렇다고 불리하지도 않았다. 먼저 정 교수의 단골 미용실 미용사 구아무개씨는 지난 5월 28일 법정에서 "정 교수가 계좌를 빌려달라면서 '민정수석의 배우자라서 주식거래를 못 한다'고 말한 게 사실이냐"는 검찰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검찰에 유리한 답을 내놓은 것이다.

반면 정 교수에게 증권계좌 2개를 빌려줬다는 이아무개씨는 "선물 투자 교육을 위해 빌려준 것"이라며 정 교수는 교육에 따라 버튼 누르는 역할만 했을 뿐, 탈법 목적이 없었다고 했다. 정 교수 동생 정아무개씨도 차명투자 의혹을 대부분 부인했다. 실제 해당 계좌를 운용한 것은 자신이며, 이 계좌에서 오간 돈은 자신이 정 교수에게 빌린 돈이거나 이자였다고 설명했다.

[증거인멸] 재판부가 검찰에 던진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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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019년 8월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건물로 들어서며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 이희훈

 
정 교수는 지난해 8월 조 전 장관 관련 수사가 착수될 당시 코링크PE 관련 펀드 투자 자료 및 동양대 강사휴게실에 있었던 PC의 증거인멸 등을 지시(교사)한 혐의도 받는다. 지난해 8월 15일부터 21일까지 정 교수와 조 전 장관이 코링크PE 관련 해명자료를 준비·작성·배포하는 과정에서 '2018년 2분기 펀드운용현황보고서'를 위조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있다.

정 교수에게 증거인멸 교사를 받은 두 명의 관계자들은 현재 1심에서 유죄를 받은 상태다. 조 전 장관 일가의 자산관리인 김경록씨는 정 교수의 지시를 받고 동양대 강사휴게실 컴퓨터의 본체와 하드디스크를 은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조범동씨의 1심 재판부도 조씨가 코링크PE 직원들을 통해 사모펀드 관련 자료들을 삭제하게 한 혐의를 유죄로 보고, 정 교수와의 공범 관계를 인정했다.

한편, 정경심 재판부는 지난 6월 18일 열린 재판에서 정 교수의 증거인멸 혐의와 관련해 한 가지 숙제를 던졌다. 정 교수와 조 전 장관이 코링크PE 펀드운용현황보고서를 위조했다는 혐의 내용을 두고 "조 전 장관이 교사범이면 처벌이 가능한데, 공범이면 처벌이 안 될 수 있다"면서 "두 사람이 교사범인지, 공동정범인지 설명하라"고 검찰에 요구했다.

형법 155조는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 은닉 위조한 경우에만 증거인멸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만일 조 전 장관과 정 교수가 공동범행을 한 것이라면 자신의 사건에 대한 증거를 삭제한 것이므로 처벌이 불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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