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문 자물쇠로 묶은 청년들 "우리는 멸종을 향해 가고 있다"

[현장] 멸종반란한국, 2025 탄소중립·시민 주도 ‘정의로운 전환' 요구

등록 2020.11.19 19:27수정 2020.11.19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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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장기저탄소전략에 항의하며 국회 정문에 자전거로 목을 묶은 시민들 ⓒ 멸종한국반란

 
19일 오전,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을 요구하며 청년 11명이 국회 정문에 자전거 자물쇠로 묶었다. 같은 날 오전 국회에서는 '2025 장기저탄소전략 공청회'가 열렸다

이들은 이날 공청회 축사를 맡은 조명래 환경부 장관에게 대담을 요구하며 "2050년 탄소중립 공청회를 할 게 아니라, 지금 당장 우리와 만나 2025년 탄소중립을 논의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2050년 탄소중립은 불확실하고 기득권의 시각에서 보수적으로 세워진 목표"라며 "지금 당장 급진적 탄소 감축에 나서지 않으면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이어 국회와 정부를 향해 "여전히 기후위기의 주범인 재벌을 살리기 위한 경제성장과 고탄소 산업-에너지 구조의 존속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당장 해야 할 일을 미루고 있는 것"이라면서 "정치권의 직무유기를 규탄한다"고 했다. 자전거 줄로 자신의 목을 담장 쇠막대에 묶으면서까지 벌어진 이 시위는 벌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참가한 11명 모두 현행범으로 체포되면서 마무리되었다. 
 

시민 11명이 기후위기 대응 정책에 대한 시민불복종 운동을 벌이다 경찰에 연행되었다 ⓒ 멸종반란한국

 
이번 시위는 '멸종반란한국'에서 진행한 것으로 기후위기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며 벌어진 일이다. 극단적으로 보일 수 있는 이들의 행동은 비단 국내에서만 일어나고 있지 않다.

유럽, 미국, 호주, 인도 등 다양한 국가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이는 기후위기 극복의 임계점이라고 하는 1.5도까지 약 7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긴박함, 기후위기 상황에 대해 책임지려고 하지 않는 기성세대에 대한 분노가 얽혀벌어지고 있다.

스웨덴 국회의사당 앞에서 그레타 툰베리가 기후위기 대응을 요구하며 등교를 거부한 이래, 프라이데이즈 포 퓨처(Fridays for future), 멸종반란 등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시위가 지속적으로 강하게 일어나고 있다. 국내에서도 기후위기비상행동, 멸종반란한국 등이 기후위기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을 촉구하고 있으나, 국제 정세에 뒤떨어지는 정책을 내놓아 비난을 받는 상황이다.

이번 시위는 '멸종반란한국'이 장기저탄소전략에서 나타난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를 비판하며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긴급조치를 취하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비폭력 시민 불복종 운동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 이들은 시위에서 "전 지구 기온 상승 1.5도까지 7년밖에 남지 않았다"라며 급진적 탄소 감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가 내놓은 2050년 탄소중립 정책은 기후위기 대응 코스프레에 지나지 않는다며 "2025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즉각 행동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장기저탄소 전략은 한국이 가입한 파리협정에서 지구 평균 온도를 1.5도로 제한하자는 협약에 근거하여 수립되는 국가 전략으로 향후 국가 정책의 중요한 방향이 되는 전략이다. 파리협정이 1.5도로 제한하자고 했음에도 우리나라 장기저탄소 전략은 2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외에도 탄소 배출 감축에 있어 미온적인 대응을 보이고 있어 비판받고 있다.

영국의 기후변화 전문 언론 <클라이밋홈>은 기후행동추적(CAT)의 분석을 토대로 한국을 '세계 4대 기후 악당' 국가로 지목한 바 있다.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속도가 가파르고, 국책은행이 석탄 산업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2019년 12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제25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는 한국의 기후위기대응지수(CCPI)가 61개국 중 58위라는 조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장기저탄소전략 #파리협정 #탄소중립 #기후위기 #지구온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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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을 지키는 것이 다같이 잘 살 수 있는 길이라 믿고 있으며 작은 것이라도 한 가지씩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구에서 모든 생명이 더불어 사는 삶을 꿈꾸며, 기후위기와 그 대응을 위한 실천과 관련된 글을 주로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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