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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린 조수진·김홍걸의 후보자 때 재산을 못 보는 거죠?

[정치 잡학다식 1cm] 선거 끝나면 사라져버리는 공직선거 후보자 정보

등록 2020.09.19 11:22수정 2020.09.19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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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 후보자등록 당시(3월 말) 재산신고 누락 의혹을 받고 있는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 조수진 의원은 예금 6억2124만2000원, 남에게 빌려준 돈 5억 원(본인, 배우자 각 2억5000만원) 신고 누락 의혹을, 김홍걸 의원은 배우자 이름으로 2016년 분양받은 서울 강동구 아파트 분양권을 신고시 누락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 오마이뉴스

 
21대 총선 당시 재산신고 누락 의혹을 받고 있는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과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상 비례대표)의 후보자 시절 재산신고 내역을 지금 확인할 수 있을까요? 불가능합니다. 현행 공직선거법의 비공개 조항 때문입니다.

후보자 재산신고 내역엔 '유통기한'이 있다

대통령선거나 국회의원선거,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자의 재산이 대중에 공개되기 시작한 건 2002년 16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주도해 법 개정을 한 뒤부터였습니다. 18년 전 일이죠.

공직선거법 제49조 12항에 따르면 선거관리위원회는 공직선거후보자(배우자와 가족 포함)의 재산, 병역사항, 범죄경력(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 학력, 과거 후보 경력을 "선거구민이 알 수 있도록 공개해야 한다"라고 규정해놨습니다. 공개 방식은 "선거관리위원회의 인터넷 홈페이지 등 선거구민이 쉽게 알 수 있는 방법"(공직선거관리규칙 20조)이어야 합니다.

이 조항은 2002년 3월 7일 법 개정이 이뤄지면서 신설됐습니다. 이전엔 후보자가 재산 등을 신고는 했지만, 그 내역을 대중에 공개하진 않았습니다. 후보자 정보 공개 조항이 생기면서 유권자들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손쉽게 재산신고 내역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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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보공개시스템에 개제된 법령상의 비밀·비공개 정보 목록. ⓒ 선관위 갈무리


하지만 후보자 재산 등 정보에는 '유통기한'이 있습니다. "다만, 선거일 후에는 이를 공개하여서는 아니된다"라는 단서조항 때문입니다. 21대 총선 기준으로 4월 16일부터는 유권자는 후보자들의 정보를 알 길이 없습니다. 

당선인의 경우, 최초 공직자 재산공개 때가 돼서야 갱신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을 뿐입니다. 21대 국회는 8월 28일에 공보를 통해 재산현황을 알렸으니 135일 정도 정보 공백 기간이 생긴 겁니다.

후보자 때 신고한 재산 등 정보는 비공개 상태로 선관위에 보관됩니다. 정보공개청구제도를 이용해도 소용 없습니다. 선관위가 스스로 후보자의 재산신고 내역은 '비밀'이나 '비공개' 사항이라고 밝혀놨기 때문입니다.

"국민의 대표는 분명히 추적해야"... 그러나

공직선거법은 왜 후보자의 재산 등의 정보를 선거일 후엔 공개해선 안 된다고 한 걸까요. 그 이유를 관계 기관에 물어보고, 자료를 찾아봤지만 시원한 답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2002년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현 공직선거법) 개정 10개월 전, 선관위는 국회에 정치관계법 개정의견을 제출했습니다. 선관위는 "유권자가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하는 데 도움을 줘 올바르게 후보자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후보자 선거관계정보 공개제도를 개선하도록 한다"라며 ▲전과사실 ▲세금납부실적 ▲재산신고서 제출받아 공개 등의 의견을 달아놨습니다. 하지만 후보자 재산 등 신고내역의 공개 기간에 대한 언급은 특별히 없었습니다.

이에 대해 선관위 관계자는 17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국회가 주도한 법 개정이라 선관위에는 단서조항이 왜 들어갔는지에 대한 자료가 없다"라며 "개인정보 보호 때문일 것으로 추측한다"라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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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5일, 제21대 국회 첫 본회의가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리고 있는 모습. ⓒ 남소연

 
국회는 어떤 생각으로 단서조항을 넣어놨을까요. 2001년 5월 31일, 16대 국회 정개특위는 선거관계법 개정 공청회를 열었습니다. 당시 의원들과 공청회 참가 진술인들은 수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정보 공개 찬성' 이야기가 주를 이룰 뿐 정보 공개 기간에 대해선 의견이 오가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성춘 전 <한국일보> 논설위원은 후보자 정보공개에 대해 "국민의 대표가 되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허위로 신고한 것이 드러난 경우는 후보등록 무효, 당선 취소까지도 시킬 근거로 활용돼야 한다"라며 "당선 후에 실사가 돼 분명히 추적이 돼야 되지 않겠나"라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그런데 국회가 만든 법은 이성춘 전 논설위원의 의견과는 결이 달랐습니다. 2001년 12월 19일, 16대 국회 정개특위 회의에서 이창희 수석전문위원은 선거 관련 법안 소위원회의 합의사항을 정리하며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전과기록 공개를 제한했습니다. 후보자들의 전과기록을 선거가 끝난 후에도 공개하니까 인권침해의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선거기간 중에 한해서만 전과기록을 공개하고 끝나면 회수하기로 했습니다."

전과기록은 재산·병역·납세이력 등과 함께 후보자 정보공개 범위에 포함됩니다. 이런 점을 종합해 볼 때 후보자 정보의 공개 기간을 제한한 것은 '인권침해', 요즘 언어로 치환하면 '개인정보 보호' 때문인 것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공인이 아닌 낙선인의 개인정보는 보호돼야 함이 마땅합니다. 하지만 재산공개 대상이 된 국회의원의 후보 시절 정보를 '인권침해'의 범주 안에서 판단할 수 있을지는 따져볼만한 문제입니다. 공직선거법 자체가 후보자 시절 재산 등의 정보를 비공개하니 이 전 논설위원의 말처럼 "국민의 대표"를 "분명히 추적"할 수 없게 됐습니다. 조수진·김홍걸 의원처럼 논란이 일었을 때 선관위가 나서 소명을 요청하거나, 누군가 고발해야 진위 여부가 가려집니다.

김진애 "당선인이라도 후보자 때 신고내역을 공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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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애 열린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회의원 재산공개에 관한 공직선거법 재개정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남소연

 
상황이 이러자 국회에선 '선거일 이후 후보자 재산 등 내역에 대한 비공개 조항을 고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은 지난 16일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김 의원은 "최근 당선자들의 재산논란은 후보자 시절 제출했던 재산 내역이 비공개돼 검증할 수 없는 현실이 유발한 측면이 크다"라며 "고위 공직자들의 재산 내역과 특히 어떻게 변했는지 변동 내역을 투명하게 알 수 있게끔 하는 게 필요하다. 당선자에 한해서는 후보자 시절 공개했던 재산내역이 계속해서 공개돼야 한다"라고 개정 취지를 밝혔습니다. 김진애 의원의 개정안은 부칙을 달아 21대 총선 당선인의 정보도 바로 공개하게끔 해놨습니다.

김진애 의원의 법률개정안엔 18명의 의원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습니다. 강민정·최강욱(이상 열린민주당), 김남국·김승원·김희재·문정복·서영석·송재호·오영환·윤재갑·이성만·이수진(비례)·이용빈·장경태·한준호·홍성국(이상 민주당), 심상정(정의당), 용혜인(기본소득당) 의원이 바로 그들입니다. 김진애 의원실은 "모든 의원실에 공동발의 찬성 서명 요청서를 보냈다"라고 했는데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의원들은 한 명도 응하지 않았군요.

전진한 알권리연구소 소장은 "선거에 출마하는 순간 후보자는 공인이 되지만 낙선인은 사인으로, 당선인은 여전히 공인이다"라며 "국회의원들은 당선인 신분 때부터 힘이 세다. 관심 상임위 정보에도 접근할 수 있지 않나"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공인인 당선인에 한해 후보자 재산 등 정보를 계속 공개하는 게 옳다고 본다"라며 "선관위가 당선인의 정보를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에 이관해야 한다. 그래야 재산신고의 누락사항, 변동사항 등을 제대로 유권자에게 공개할 수 있다"라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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