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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 볼 것 없는 정의당 만들겠다... 청년정의당이 견인"

[청년정의당 창준위원장 후보자 인터뷰 ①] 강민진 후보

등록 2020.09.18 07:59수정 2020.09.18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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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강민진 후보. ⓒ 오승재

 
지금 정의당은 당직선거를 치르고 있다. 비록 대표와 부대표 선거 뒤에 가려져 있지만, 지금까지 치른 적 없는 선거도 있어 관심이 간다. 바로 '청년정의당' 창당준비위원장 선거다. 청년정의당은 청년 당원들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기반으로 하는 정의당 내 자치기구다. 진보정당은 물론 한국 사회 정당 역사상 유래를 찾기 어려운 시도다. 이번에 선출되는 창당준비위원장은 임기 내 청년정의당의 구성과 권한, 예산 등에 대한 기틀을 만드는 역할을 맡는다.    

청년정의당 창당준비위원장 후보로는 두 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강민진 전 정의당 대변인과 김창인 전 정의당 혁신위원이다. 지난 13일 강민진 후보와 만나 대화를 나눴다. 인터뷰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방역 수칙을 모두 준수한 상태로 진행했다. 아래는 강민진 후보와의 일문일답.

청소년 인권활동가에서 정의당 청년대변인으로

- 선거운동으로 바쁜 와중에도 인터뷰에 응해주신 점 감사하다. 청소년 인권운동을 통해 처음 활동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중학교 재학 당시 체벌이나 복장규제를 비롯한 인권침해를 경험하면서 '내가 지금 인간답게 살고 있지 않다'는 자각이 있었다. 당시에는 학교를 자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는데, 우연히 기사를 통해 학교를 자퇴하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게 됐고 이후 자퇴를 결심했다. 갈등과 설득의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학교를 나왔다.

학교를 나오고 나서 자유로워졌지만 동시에 그 공간을 빠져나왔다는 이유로 철저히 혼자가 됐다. 학교는 여전히 인간답지 않은 상태 그대로였다. 부당하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을 바꾸기 위한 사회운동이나 정치에 대해 알지 못했다. 그러던 중 진보신당 당원이었던 친구를 만나게 돼 진보신당에 입당했고, 사회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청소년 인권운동을 시작했다."

- 청소년 인권운동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정치'나 '정치인'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 정치를 시작하게 된 이유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 같다.

"사회운동을 할 때는 정치나 정치인이 뭔가를 요구하고 싸워야 하는 대상이었다. 2018년 만 18세 선거권 보장이 포함된 공직선거법 개정안 처리를 요구하며 국회 앞에서 농성을 한 적이 있다.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이 개헌 반대를 명분으로 국회를 전면 보이콧하면서 닫힌 국회 문을 바라보고 농성이 계속되는 상황이었다. 아무리 외쳐봤자 정치권에서는 듣지 않는다는 무력함이 끔찍했다.

시일이 지나고,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심상정 위원장의 회의 주재 하에 공직선거법 개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이 이뤄졌다. 그때 '정치가 이 사회에서 뭔가 변화시킬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정치를 통해, 시민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처음으로 들었던 중요한 계기이기도 하다."
 

서울학생인권조례 제정 추진 활동 당시 강민진 후보의 모습. ⓒ 강민진 후보 페이스북

  
- 2019년 8월 심상정 대표에 의해 정의당 청년대변인으로 임명돼 2020년 5월까지 상근대변인으로 활동했다. 처음 대변인으로 발탁되었을 때 소회는?

"18세 선거권 운동을 하면서, 나도 시민들의 삶에 직접적인 책임을 지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내가 어디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여러 고민이 깊었고, 그러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로부터 당직 제안을 받았다. 감사한 일이다.

중앙당 대변인을 경험해본다는 것이 얼마나 값진 기회였는지 알고 있다. 대변인으로서 역할을 한다는 건,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의 위치에서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정치인이 된다는 건 시민을 대변해야 하는 위치로서 살게 되는 것이라는 자각이 있었다. 어찌됐든 대변인은 말을 하는 사람이니까 강민진 개인의 말이 아닌 정의당의 말, 정의당이 대변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말을 해야 한다는 각오로 임했다."

- 대변인 활동 당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논평이 있나.

"조국 당시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장관에 임명하는 것을 두고 온 나라가 찬성과 반대, 서초동과 광화문으로 갈라진 듯 보이는 상황에서 관련 브리핑을 내보내야 했다. 내가 고민했던 건, 그 상황에서 이야기됐던 '공정'이라는 것이 결국 상위 20%에 해당하는 사람들에 대한 것이었기 때문에, 20% 바깥의 80%를 대변해야 하는 정의당의 대변인으로서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이른바 '조국 사태'를 보며 80% 시민들이 느꼈을 감정은 '아 저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 우리는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구나' 같은 감각이었다. 당시 구의역 김군 동료분이 기자회견에서 '사실 저는 이번 조국 후보의 딸과 관련한 논란이 불편하다. 이마저도 있는 사람들끼리의 논란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입시 제도가 공정한가, 고등학생의 논문 제 1저자 등재는 가능한가와 같은 논란은 모두 대학에 갈 수 있는 사람들에게나 가능한 이야기다. 대학을 일찌감치 포기한 채 19살 때부터 노동을 해야만 했던 저희에게는 딴 세상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 기나긴 논쟁을 거치며, 나는 그의 그 말을 가장 의미 있게 들었다. 같은 그라운드에서 뛰어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 조국 전 장관의 가족과 관련한 여러 논란들은 '나와 관련된 문제'로 받아들여지지 못한 것이다."

- 원래부터 글이나 말에 관심이 있는 편이었나.

"중학생 때부터 꿈이 소설가였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을 좋아했고 관심도 제법 있었다. 결국 세상을 바꾸는 일은 소통과 설득을 통해 마음을 움직이는 것인데, 설득의 매개체는 말과 글이다. 그런 점에서 정치의 본질은 말과 글이라고 생각한다."

"정치권에서 아무도 말하지 않는 문제를 이야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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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7일 정의당 강민진 대변인이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임한솔 전 부대표 탈당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 남소연

 
- 청소년 인권활동가로 오랜 시간을 보내온 만큼, 청소년과 함께 하는 청년정의당에 대한 고민이 깊을 것 같은데.

"청소년이 함께하는 청년정의당이라면, 이름부터 청년정의당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있다. 청년이라는 이름이 청소년을 가리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명을 바꾸는 문제를 포함해서 청소년이 청년과 함께 동등하게 참여하고, 청년정의당이 제기하는 의제의 최우선엔 청소년 인권이 있어야 한다. 청소년과 청년은 우리 사회에서 분명 다른 지형에 위치해 있다. 예를 들면 청소년에게 가해지고 있는 여러 제도적 제한, 참정권 미보장과 같은 문제를 청년은 겪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2020년 한국 사회에서 인생 초기 단계를 살아가고 있고,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으며, 앞으로 더 많은 미래를 살아가게 될 세대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많고 같이 해야 할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 정의당 대변인을 지낸 만큼, 청년정의당 메시지 전달에 대한 고민이 있는지 묻고 싶다.

"관련해서 공약으로 '1일 대변인' 제도를 제시했다. 노동·여성·기후·생태와 같이 자신이 관심 있는 의제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청년 당원들이 분야별 대변인을 맡아 의제와 현안에 대한 청년정의당의 입장을 발표하는 참여 방식이다.

새로운 세대의 정치, 새로운 규칙을 만들겠다는 것은 결국 메시지 측면에서도 기존 정치 문법에 의존하거나 얽매이지 않는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브리핑하듯 입장을 내는 기존의 방식 이외에도 새로운 방법을 고민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테면 '웹툰'으로 의견 표명을 할 수도 있을 것이고. 물론 청년 당원들과 함께 고민하고 협업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정의당 대변인을 하면서 느꼈던 것은 언론은 정의당이 거대양당에 대해 이야기할 때만 큰 관심을 둔다는 것이었다. 정의당의 관점이 담긴 목소리, 기존의 정치문법과 생태계 속에서 제기되지 않는 정의당만의 내용, 거대양당이 이야기하지 않는 새로운 의제에 대한 이야기가 언론을 통해 소개되는 일은 어려웠다. 그러다 보니 정의당 대변인들이 다른 정당 이슈에 말을 얹게 되는 방식으로 내몰리는 경우가 많다.

나는 정의당이 댓글을 쓰는 정당이 아니라, 본문을 쓰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년정의당도 당연히 마찬가지다. 청년정의당은 진보정치의 비전을 우리 관점에서 제시하면서 우리만의 본문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방법에 대한 고민도 있다. 초기에는 기성언론이 청년정의당에 집중하겠지만, 이후에는 점점 관심이 식을 수밖에 없다. 결국 정치권에서 아무도 말하지 않는 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이야기할 때 존재 의의가 드러날 것이다."

"정의당의 청년정책도 솔직하지 못했다"고 말한 까닭
   
- 정의당 혁신위원회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총선 이후 혁신위원으로 활동했다. 혁신위원회 혁신안 내용 중 청소년 '예비당원'의 당권 보장과 관련한 내용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거나 비판을 제기하는 당원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청소년 인권활동가 출신 강민진 혁신위원에 대한 비판도 역시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러한 지적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 

"현행법은 선거권 없는 청소년의 정당가입을 금지하고 있다. 이는 시민으로서의 기본권을 박탈하는 인권 침해적인 법이다. 정의당은 청소년 당원을 '예비당원' 형태로 멤버십을 부여하고 있지만, 당내 선거권 및 피선거권 등 당권은 인정하지 않아왔다. 혁신위 내에서 논쟁이 됐던 부분은, 현행법에도 불구하고 제도 불복종을 하며 청소년을 온전한 당원으로 인정할 것이냐 또는 현행법을 어기지 않는 선에서 법 개정에 힘쓸 것이냐 하는 것이었다.

논의 과정의 시작부터 내가 견지했던 입장은, 누가 당원이 될 수 있는가를 정당이 아니라 국가가 제도로 규율하는 것 자체가 정당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해치는 것이므로, 정당으로서 불복종할 명분과 당위가 충분히 있다는 것이었다. 다만 혁신위 안에서 여러 논쟁과 고민이 있었고, 쉽게 합의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제도에 불복종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예를 들면 당내 선거 사무가 외부의 개입에 의해 중지될 수 있는 우려 등이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위 안에서 청소년의 권리를 조금이라도 더 보장하는 안을 낼 수 있도록 여러 조율의 과정을 거쳤고, 결과적으로 당 대회에서는 이번 당직선거에서 청소년 당원에게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모두 보장하는 안이 통과됐다(지난 8월 31일 정의당은 9차 정기당대회 2차 회의를 열어 '당직선거에서의 청소년 당권을 보장하는 수정동의안'을 재석 대의원 55.6%의 찬성으로 의결했다 - 기자주).

- 출마선언문에서 청년고용할당 제도 확대를 요구한 과거 정의당의 정책을 가리켜 "정의당의 청년정책도 솔직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본인이 생각하는 '솔직한 청년정책'은 무엇인가.

"청년 정치는 분야가 아니라 관점의 문제다. 청년 정책이나 의제 역시 마찬가지다. 적용 대상을 나이를 기준으로 청년정책을 상상하는 것은 굉장히 좁은 해석일 수 있다. 우리가 대변하겠다고 말하는 청년이 누구인가. 2020년 대한민국 사회에서 노동자인 것도 아니고 노동자가 아닌 것도 아닌 사각지대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더 이상 국가도 회사도 내 삶을 책임져줄 거라 기대하지 않는 사람들, 2050년 기후대재앙 이후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사람들이, 우리가 말하는 청년이다.

이 사람들의 입장에서 발화하는 것이 청년 정치이며, 이 사람들의 삶에 가장 필요한 변화를, 구호가 아니라 대안으로 책임 있게 제시하는 것이 내가 말하는 솔직한 청년정책이다.

내가 갖고 있는 하나의 키워드는 '세대간 정의'다. 지금의 기성세대나 현재 세대에게 혜택이 되는 어떤 정책이나 제도가 그 이후 세대의 위험을 가중시킨다면 그 일은 부정의한 것이라고 정의해야 한다. 조세 정책이나 국민연금, 노동정책뿐만 아니라 경제정책 전반에도 적용되는 이야기다.

우리 세대는 더 이상 한 직장에서 평생을 의탁해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 없는 세대다. 국가가 완전고용을 이뤄 복지를 책임지겠다는 북유럽식 복지국가 모델은 목표로 삼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본다. 때문에 어느 직장을 다니든 안 다니든 간에 나의 노동형태가 어떻든 간에 이 사회에서 인간답게 살 수 있다는 최소한의 확신을 얻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다.

최근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은 청년들이, 집까지 잃는 위기에 처하고 있다. 일자리가 있든 없든, 어떤 일을 하든 간에 누구에게나 '기댈 곳과 돌아갈 집'이 있어야 한다.

또 우리 세대는 미래를 계획할 수 없는 세대라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나의 일자리나 직업이 나중에도 존재할 것인지 예측할 수 없고, 기술의 진보가 노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금은 그 방향타를 기업들이 쥐고 변화의 방향을 정하고 있다. 노동과 시민을 위한 기술의 진보는 어떠한 방향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사회적 공론이 벌어져야 한다. 우리의 미래를 자본에 전적으로 의탁하는 방식으로는 존엄한 민주주의 사회를 만들고 유지시킬 수 없다."

- 출마선언문에서 "청년정의당은 아직 정의당 내에서도 환대받는 조직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몇몇 당원들은 "왜 '청년'정의당(만)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반문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후보가 생각하는 청년정의당의 필요성은 무엇인가.

"정의당이 앞으로 미래를 바라보며 성장하고 10년 뒤, 20년 뒤에도 더 큰 정당이 되어 한국 정치를 책임지고 이끌어나갈 수 있으려면 청년정의당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세대교체에 대한 요구가 '나이든 사람은 지금 당장 짐 싸서 다 나가라'는 뜻이 전혀 아닌데도 불구하고 당내 일각에서 그런 의미로 이해되는 상황이 매우 안타깝다.

그동안 청년은 정치의 영역에서 분명히 과소 대표돼 왔고, 그러한 현상은 거대양당 뿐만 아니라 정의당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청년 시민의 크기만큼 정의당이 청년을 제대로 대변했다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쉽게 대답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정의당에도 기성세대와는 다른 관점을 가진 우리 세대의 관점이 있고, 그러한 관점도 충분한 지분을 가지고 당 안팎에서 제기될 수 있어야 한다."

정의당을 앞서는 정의당은 가능할까
 

청년정의당 창당준비위원장 강민진 후보의 홍보물. ⓒ 강민진 후보 블로그

 
- "청년정의당은 정의당을 뛰어넘고 견인하며(…) 정의당을 앞서는 정의당이 될 것"이라고 했다. 청년정의당을 '정의당을 앞서는 정의당'으로 만들기 위한 구상은?


"정의당이 눈치 보느라 말하지 못했던 것들을 말하고,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하겠다는 뜻이다. 때로는 정의당이 더불어민주당이나 우리 사회 여러 세력의 눈치를 보며 말하기 주저해왔던 문제에 대해 청년정의당은 '눈치 볼 것 없는 정의당'이 돼 이야기할 수 있다. 우리사회 미래 의제를 가장 선두에 서서 제기하고 논의하는 세력으로 청년정의당이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

한편에서는 정책이나 의제에 있어서 '정의당을 앞서겠다'는 뜻이라면, 또 한편으로는 정당 운영에 관한 여러 실험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정의당은 활동가 당원이 아닌 이상 당비를 내는 것 이외에 당에 소속감을 가지고 유의미한 참여를 할 수 있는 경로가 많지 않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원들이 참여해서 함께 같이 만들어가는 공간으로서 청년 정책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고, 지역별로 당원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하여 청년정의당과 가까워질 수 있는 지역별 네트워크 파티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지역별 네트워크 파티의 경우 해당 지역 청년정의당과 계속 소통하며 활동을 지속하게 만드는 기반을 만드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뿐만 아니라 청년정의당은 청년 시민들이 힘들 때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구상이 바로 '청년비상구' 모델이다. 일을 하다가, 학교를 다니다가, 집 계약을 하다가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편하게 연락해서 물어보고 상담 받을 수 있고, 나아가 문제해결이 필요할 때 정의당의 여러 자원을 활용해서 시민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정당으로서 해야 할 일일 것이다. 기존 정의당 비상구(노동상담)가 그런 역할을 해왔듯, 청년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고, 그들이 찾아오는 공간으로 청년정의당을 만들겠다."

- 공약으로 '청년정책센터'를 제시했다.

"현재 정의당에는 청년 정책을 전담하는 인력이 없다. 때문에 청년정의당이 출범한다면 청년 정책을 책임지고 만들 수 있는 전담 상근 인력을 두고, 이에 더해 당 밖의 연구자 등과도 함께하는 정책센터를 청년정의당 내에 두고자 한다. 진보정치가 제시해야 하는 정년정책은 무엇인지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고 논의하면서, 아직까지 한국 사회에서 한 번도 이야기되지 않았던, 그러나 반드시 필요한 새로운 정책들을 만들어 보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

또한 당 밖의 청년단체들과 함께 상시적인 네트워크를 만들어 운영하려고 한다. 정의당이 지금 당 밖의 청년 단체들과 연결고리가 많이 없어졌기 때문에 이를 복원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불안정노동, 기후위기, 젠더불평등과 같은 청년정의당이 가져갈 다양한 의제를 다루고 있는 현장의 활동가들과 연구자들을 정책자문위원회로 모셔서 청년정의당과 협력 관계를 상시적으로 가져나가게끔 하고자 한다. 정책 협력뿐 아니라 정치활동에 있어서도 공동 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청년정의당과 시민사회가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본다. 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불안정노동과 기후위기 그리고 소수자인권·다양성
 

16일 여의도 KB금융그룹 본사 앞에서 열린 '채용비리 의혹 KB금융 윤종규 회장 3연임 반대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한 강민진 후보의 모습. ⓒ 강민진 후보 페이스북

 
- "포스트 심상정은 없다"고 선언하며 "필요한 것은 오직 전혀 다른 리더십의 출현"이라고 했다. '전혀 다른 리더십'은 무엇인가. 

"'심상정' 개인에 대한 평가는 아니다. 2004년 민주노동당 원내 진출 때부터 진보정당은 '심상정' '노회찬'과 같은 인물을 키워왔다. 그러나 정의당이 특정 인물을 키우는 방식으로의 성장전략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있다.

돌이켜보면 심상정을 비롯한 몇몇 정치인은 크게 성장했지만, 당은 그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정의당은 특정 인물이 아닌 정의당으로서 존재감을 가질 수 있어야 하고, 그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집단적 성장이다. 특정 개인만이 크는 것이 아니라 집단적으로 같이 성장할 수 있는 세력이 돼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심상정과 다른 리더십이라는 표현은 함께 크는 리더십을 뜻한다고 본다.

이번에 함께 벌어지는 당대표 선거의 단면만 보더라도 한계는 명확하다. 각각의 대표 후보님들은 모두 훌륭하신 분들임에도, 모두 50대 남성들이다. 청년정의당과 같은 다양한 터전을 지금부터라도 만들지 않는다면 결국 정치에 접속할 수 있는 사람들은 제한될 수 밖에 없다.

불세출의 영웅을 기대하기에 오늘날의 청년들은 파편화돼 있고 각자의 전선이 모두 갈라져 있다. 과거의 관점과 방식만으로 오늘날을 살아가는 청년들의 힘을 모으고 대안을 만들 수는 없기에 청년정의당과 같은 공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 앞서 청년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는데, '청년'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를 둘러싸고 다양한 상황과 유구에 기인한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다. 청년정치인으로서 청년정의당에서 우선적으로 다루고 싶은 세 가지 '청년' 의제가 있다면.

"첫 번째는 불안정 노동이다. 플랫폼 노동과 프리랜서를 비롯해서 기존의 노동법, 기존의 노동조합법으로 완벽하게 포괄할 수 없는 노동문제를 전면으로 다뤄야 한다. 이런 노동은 이제 특이한 노동이 아니라, 우리 세대에는 일반적인 문제가 됐다. 우리 세대는 한 직장에서 평생 착실히 연금을 부어가며 편안한 노후를 기대하고 살아가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세대인 것은 분명하다.

두 번째는 기후위기다. 기후대재앙이 예고된 2050년 이후에도 살아가야 할 우리들의 수명이 달린 문제이자, 존엄하게 죽을 수 있을 것인가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나는 제 수명대로 살고 싶고 괴롭지 않은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 우리 세대 누구나 그럴 것이다.

세 번째는 소수자의 인권과 다양성에 관한 문제다. 우리 세대에게는, 한국 사회에서 나 자신으로 사는 것이 두렵지 않을 수 있는가가 중요한 화두다. 먹고 살 수만 있으면 괜찮지 않고, 내 모습 그대로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지 여부가 우리에게는 기본권의 문제다. 세 가지 문제 모두 우리 세대의 특성, 그리고 우리가 직면한 과제를 가장 극명하게 나타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 청년정의당 창당 준비에 많은 난관을 마주하게 될 텐데.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창당준비위원회에서는 결국 어느 정도의 권한과 예산을 가져올 것인가를 두고 치열하게 논의하고 움직이게 될 것이다. 예산 측면에서는 청년 당원이 납부하는 당비의 50%를 청년정의당이 받아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예산은 결국 의지의 표명이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관철시켜야 하는 원칙들이 있다. 정의당과 독립적으로 입장과 의견을 표명할 수 있어야 하고, 예산과 사업을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 원칙을 관설시키는 것이 곧 청년정의당 창당준비위원장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청년정의당을 두고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당 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예산을 분배하는 어려운 상황도 있다. 그러나 청년정의당이 결국 정의당의 미래이며, 청년정의당이 잘 성장하는 것이 정의당을 위해서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힘주어 말씀드리고 싶다. 이제 청년정의당을 보고 정의당을 찾아오는 당원들이 생길 것이다. 청년정의당은 어떤 대한민국 정당보다도 미래 의제를 가장 먼저 선점하고 제시하는 공간이 되어 성과를 낼 것이다. 정의당을 책임질 사람들이 청년정의당 안에서 성장할 것이다.

나는 출마선언문에 '미래집권세력'이라는 표현으로 청년정의당을 수식했다. 10년 뒤, 20년 뒤 정의당이 6석 소수정당에 머무르지 않고 더 성장하기 위해, 청년정의당에게 예산과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결코 낭비이거나 잃는 투자가 아니다."

- '공정성'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이른바 '인국공' 사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라는 게 한국 사회의 신분제가 됐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정규직이라는 상위 20%에 들어가기 위한 자격 요건에 대해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그러나 '누가 상위 20%가 될 것인가'에 대한 규칙을 만드는 것보다 하위 80%의 삶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답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생각하는 공정은 정규직의 노동은 우월하고 비정규직의 노동은 하등한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 것이고, 누구의 노동이든 일회용품으로 여겨지지 않는 것이다. 또한 내 노동의 존엄과 당신의 노동이 동등한 존엄을 갖는 것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공정성에 대한 요구는 결국 노력에 대한 인정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내가 흘린 땀과 다른 사람이 흘린 땀이 동등하다는 것에서부터 공정을 다시 정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청년들의 연대의식을 회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아무리 동등한 규칙이라고 하더라도 모두에게 공정하지 않은 현실의 단면들을 함께 바라봐야 한다. '노력'만으로 극복되지 않는 이들의 아픔에 공감해야 한다. 이것은 단순 시혜적인 방식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동등한 주체라는 작지만 의미 있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나는 이번 청년정의당이 바로 서는 과정에 헌신하면서 당원과 시민들에게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한다."

- 짧은 시간 동안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치를 하는 사람으로서 정당의 존재 이유는 대변하고자 하는 시민들에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는 나를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을 위해서 하는 것이라는 생각에도 변함이 없다. 그런 점에서 정의당 안에서 여러 건강한 논쟁들이 있기를 바라지만, 우리가 대변해야 할 시민들을 바라보면서는 원팀이 돼야 한다. 

정의당이 가장 필요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절박한 만큼, 정의당도 절박한 심정으로 그들의 삶을 더 낫게 만들기 위한 방법을 헌신적으로 강구하고 열정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내가 만들 청년정의당은 그런 공간이 될 것이다."

[경쟁후보 인터뷰]
"페미니즘 좋은데 일단 노동운동부터? 이러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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