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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위한 수업? "학생을 먼저 독립적인 인간으로 봐야"

[현장-독후수다] 강민정 의원, 박동국 서울시 자문관, 양승님 교사, 조대진 장학사

등록 2020.07.29 10:18수정 2020.07.29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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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서울 서교동 <오마이뉴스> 마당집에서 열린 '삶을 위한 수업'(오마이북) 16번째 독후수다. 왼쪽부터 평교사 출신인 열린민주당 강민정 의원(교육위 소속), 경기 판교고 양승님 교사,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 조대진 서울시교육청 혁신교육지구 담당 장학사, 박동국 서울시청 교육자문관. ⓒ 권우성

 

왼쪽부터 평교사 출신인 열린민주당 강민정 의원(교육위 소속), 경기 판교고 양승님 교사,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 ⓒ 권우성

  '학생'.

이 낱말 뜻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학예를 배우는 사람'이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학예를 담당하는 학교에서 학예를 배우는 사람을 '학생'이라고 불러왔다.

하지만 이렇게 손쉽게 써온 이 학생이란 말의 쓰임에 대한 우려가 터져 나왔다. 지도와 계도의 대상이 된 학생이란 말 때문에 우리나라 학교에서는 공부하는 이들을 인격체로 대우하지 못해왔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지난 25일 오후 4시부터 서울 서교동 <오마이뉴스> 마당집에서 열린 <삶을 위한 수업>(오마이북) 16번째 독후수다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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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판교고 양승님 교사. ⓒ 권우성


이 모임에 참석한 양승님 교사(경기 판교고)는 다음과 같이 화두를 던졌다.

"학교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은 학생 이전에 인간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학교도 부모도 이들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 것 같아요. 독립적인 사람으로 봐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죠"

양 교사는 <삶을 위한 수업>을 읽으면서 "학교에서 공부하는 이들을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그저 학생이라고만 보지 말고, 독립적인 인간 존재 그 자체로 봐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삶을 위한 수업>은 덴마크 기자이며 작가인 마르크스 베른센이 덴마크 교사 10명을 만나고 쓴 인터뷰집이다. 이 책을 기획, 편역한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는 이 책 서문에서 덴마크 교사 수업철학 11가지 가운데 다음 내용을 첫 번째로 꼽았다.

"학생 이전에 인간이다. 공부 이전에 관계가 중요하다. 교사와 학생 사이에 인간적인 관계 형성이 중요하다. 친밀감과 신뢰감이 있어야 한다." 

"학교, 실수와 실패 가능한 두려움 없는 공간이어야"
 

평교사 출신 열린민주당 강민정 의원. ⓒ 권우성

평교사 출신으로 21대 국회에 들어온 강민정 의원(교육위, 열린민주당)은 이날 독후수다에 참석해 "학교는 실패할 수도 있고, 실수할 수도 있는 두려움 없는 곳이어야 한다"면서 "이런 개념이 다 삭제된 채 지식의 양적 획득 정도를 갖고 학생의 성장 정도를 판단하는 상황은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 의원은 "이 책을 읽으면서 교육의 목적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면서 "배우는 이들을 인간으로 봐야 한다는 데서 행복한 교육은 시작되지 않을까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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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서울 서교동 <오마이뉴스> 마당집에서 평교사 출신인 열린민주당 강민정 의원(교육위 소속)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삶을 위한 수업"(오마이북) 16번째 독후수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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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국 서울시청 교육자문관. ⓒ 권우성


박동국 서울시청 교육자문관도 "덴마크 교사들의 모습 속엔 전교조에서 주장해온 민족, 민주, 인간화교육 가운데 인간화교육이 담겨 있다고 본다"면서 "우리나라는 어느 교육법에도 들어 있지 않은 입시가 학교교육을 좌우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조대진 서울시교육청 혁신교육지구 담당 장학사는 "그 동안 한국 학교는 권위적 공동체였다"면서 "그렇다보니 '스승의 그림자도 밝으면 안 된다'는 말도 생겼고, 교사들은 '아이들이 나를 무시하는 것 아닌가' 하는 두려움도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조 장학사는 "토론하는 문화가 적은 교사들부터 협력의 문화를 증진하는 것이 두려움을 없애는 방법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조대진 서울시교육청 혁신교육지구 담당 장학사. ⓒ 권우성


이런 협력 문화에 대해 박 교육자문관은 "학교운영위를 의결기구화 해야 하고, 교사회, 학생회, 학부모회 등의 학교자치 기구를 법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행복한 교육체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강 의원은 "지금 우리나라엔 혁신학교를 경험했던 사람들이 곳곳에서 내부의 주체를 형성하고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가 한계는 있지만 교육혁신을 위한 좋은 외적 환경이 형성돼 있는 만큼 지금이 역사상 거의 처음 있는 외부와 내부의 주체가 마련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박 자문관과 양 교사는 "입시교육을 없애고, 행복한 교육과정을 지키기 위해 교사들이 직접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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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 ⓒ 권우성


지난 5월 20일 출간된 <삶을 위한 수업>은 발행 두 달 만에 4쇄를 찍었다. 7월 말 현재까지 1만 부 가까이 팔렸다. 오 대표기자는 다음처럼 말했다.

"저자에게 이 책을 덴마크 말로 번역해서 덴마크에서도 내보자는 메일을 보냈더니, '안 팔린다'는 답신이 왔습니다. 덴마크에서는 삶을 위한 수업이 새로운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니까요. 우리나라도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25일 오후 서울 서교동 <오마이뉴스> 마당집에서 평교사 출신인 열린민주당 강민정 의원(교육위 소속)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삶을 위한 수업'(오마이북) 16번째 독후수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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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서울 서교동 <오마이뉴스> 마당집에서 열린 '삶을 위한 수업'(오마이북) 16번째 독후수다. 왼쪽부터 경기 판교고 양승님 교사,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 평교사 출신인 열린민주당 강민정 의원(교육위 소속), 조대진 서울시교육청 혁신교육지구 담당 장학사, 박동국 서울시청 교육자문관. ⓒ 권우성

삶을 위한 수업 - 행복한 나라 덴마크의 교사들은 어떻게 가르치는가

마르쿠스 베른센 (지은이), 오연호 (편역),
오마이북,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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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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