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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고는 '퐁당퐁당' 등교, 영재고는 날마다 등교?

교육부는 교차등교 지시했지만... “학급당 학생 수 적어서 매일 학교수업”

등록 2020.07.28 17:11수정 2020.07.28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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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홈페이지 첫 화면. ⓒ 인터넷 갈무리

코로나19로 일반고는 '퐁당퐁당'(교차) 등교하고 있는데, 일부 과학고 등의 영재고는 날마다 등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대입을 앞둔 학생들이어서 불공정 시비가 붙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모두 대입 앞둔 학생들인데... 불공정 시비

28일, 국회 교육위 강민정 의원(열린민주당)실과 서울과학고,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등에 따르면 영재학교인 서울과학고와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는 전교생이 날마다 일제히 수업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고교생의 '3분의 2이하 등교'를 규정한 교육부와 방역당국의 '학교 밀집도 최소화방안'을 거스른 것이다.

공립 영재고인 두 고교는 모두 학급당 학생수가 16명 이하이며, 기숙사가 있는 학교다.

서울과학고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지난 6월 3일쯤부터 전체 학생들이 매일 등교수업을 받고 있다"면서 "매일 등교수업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이유는 우리 학교가 무학년제인데다, 학급당 학생 수도 15명 정도여서 교실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소수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376명의 학생이 있는 이 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는 15.7명이다.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관계자도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전체 학생들을 지난 7월 13일부터 날마다 학교 수업에 참여시키고 있다"면서 "기숙학교여서 등교 과정이 따로 없고, 학급당 학생 수가 적으니까 교실 안에서 최대한 거리를 두고 앉히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우리나라에 있는 8개의 영재고교 가운데 대부분이 매일 학교수업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229명의 학생이 있는 이 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는 15.3명이다.

교육부는 학교 밀집도 최소화 방안에서 '학급당 학생 수' 기준을 따로 두지 않고 있다. 교육부는 최근 강 의원에게 보낸 서면 답변에서 이렇게 한 이유로 "학급당 인원수를 줄이기 위해 (필요한) 공간 확보, 교원 증원 등을 단시일 내에 해결할 수 없는 어려움을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강 의원은 이날 오전 교육위 현안질의에서 유은혜 교육부장관에게 "학급당 학생 수가 매우 적은 과학고 등 일부 고교는 매일 정상적인 수업을 했다"면서 "코로나 상황에서 학생들의 학습격차를 줄이고 사고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학급당 학생 수를 과감히 줄이는 게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에 대해 유 장관은 "학습격차 문제를 풀고 아이들의 사회성과 인성을 키워주기 위해서는 원격수업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최근 교원수급 계획을 발표했는데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는 문제도 고민할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지난 23일 교육부는 교원수급정책 추진 계획에서 "학급당 적정 학생 수, 과밀학급 해소, 교육격차 해소 등 교육혁신 수요를 반영한 새로운 교원수급전망모델을 2023년부터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 2021년과 2022년에는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것에 맞춰 신규 교원 수도 줄이겠다는 것이다.

지금 거리두기 필요한데... 2023년부터 '학급당 학생 수' 고려?

이 같은 교육부의 늑장 대처에 대해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와 전북교육청, 서울교육청 그리고 교원단체들이 일제히 유감을 나타냈다.

서울교육청은 28일 낸 입장문에서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방역 지침 중 하나는 '거리두기'"라면서 "교육부의 (교원) 정원 감축은 곧바로 과밀학급 증가로 이어지는 현실 속에서 코로나 위기상황 대처에 더욱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2019년 현재 초중고 학급당 학생 수가 31명 이상인 학급은 모두 2만 2895개다. 전체 학급 23만 2949개 대비 9.8%가 과밀학급인 것이다. 이런 과밀학급에서 공부하는 학생은 72만 1585명이다.
#날마다 등교 #퐁당퐁당 등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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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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