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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꿈"과 김부겸의 "희망"... 연대설 솔솔

27일 경기도청에서 두 사람 만나... "덕담 수준"이라지만 발언 의미심장

등록 2020.07.27 15:44수정 2020.07.27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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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7일 오전 경기도청에 방문한 김부겸 전 의원과 손을 잡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 경기도

 
"노무현 대통령께서 가시고자 했던 길인 것 같다. 그 꿈을 잘 펴시면 좋겠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
"코로나19로 어려운 국민, 도민들한테 희망의 씨앗을 계속 키워주셔서 감사드린다." - 김부겸 전 의원


대법원 무죄 취지 파기환송 선고 이후 차기 대선 후보로 급부상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총선 패배 이후 재기를 노리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낸 김부겸 전 의원이 27일 만났다.

민주당 당권 경쟁과 차기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김부겸 연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 두 사람의 이날 만남이 주목된다.

이재명 "꿈을 잘 펴시면 좋겠다"
김부겸 "국민과 도민들한테 희망의 씨앗"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당 대표 선거 출마 후 전국 순회 중인 김부겸 전 의원이 경기도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게 되면서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도청사 접견실에서 김 전 의원을 만난 이 지사는 "(김부겸) 후보는 과거에 저를 (성남시장으로) 공천해준 공천심사위원장이었다"며 개인적 인연을 소개한 뒤 "(지역통합의) 그 꿈을 잘 펴시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 지사는 이어 "우리 사회 최고의 과제는 역시 지역주의 극복이고 국민통합인데, (김부겸) 후보는 (총선 때) 군포를 버리고 어려운 지역(대구)으로 가서 떨어지고, 정말 고생이 많았다"면서 "우리 노무현 대통령께서 가시고자 했던 길인 것 같다, 존경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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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7일 오전 경기도청에 방문한 김부겸 전 의원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 경기도

 
이에 대해 김 전 의원은 우선 "제가 (군포를) 버린 것은 아니고..."라고 설명한 뒤 "(이재명) 지사가 우리 당에 여러가지 정책 등을 선도적으로 제안해주시고, 코로나19로 어려움에 빠진 국민, 도민들한테 희망의 씨앗을 계속 키워주셔서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김 전 의원은 또 "개인적으로 (당 대표에 출마하면서) 여러가지 고민이 많았다"면서 "(저의) 쓰임새가…. 지금 좋은 대선후보도 있지만, 당이 혼란스러운 상황에 저처럼 품이 넓은 사람이 나서서 하는 게 좋지 않겠나, 해서 당 대표에 나섰는데 보통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취재진 앞에서 3분여간 대화를 나눈 뒤, 이 지사 집무실로 자리를 옮겨 15분간 비공개 면담을 이어갔다.


이후 김 전 의원은 기자간담회에서 "(2018년)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도의회 방문 때도 (이 지사를) 만난 적 있고, 오늘 여기 와서 (기자간담회를 하는데) 일부러 안 만나는 것도 어색해서 만났다"며 "당내 문제는 오해가 있을 것 같아서 서로 덕담 수준으로 (당 대표 경선이) 잘 돼 가느냐고 해서 초반부터 잘 돼 가고 있다는 정도로 말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의 길', '국민에게 희망의 씨앗' 등 이날 두 사람이 주고받은 덕담 수준이 예사롭지 않았다는 점에서 향후 당권 경쟁과 차기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김부겸 연대'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이 지사는 차기 대선 후보 선호도 1위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바짝 뒤쫓고 있고, 김 전 의원은 '이낙연 대세론'을 깨기 위해 보폭을 넓히고 있다. 한 명은 대권을, 한 명은 당권을 두고 이낙연 의원과 맞섰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특히 두 사람 모두 대구·경북(TK) 출신으로, 이 지사는 성남, 김 전 의원은 군포 등 경기도에서 정치를 시작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이-김, 대구·경북 출신으로 경기도에서 정치 시작 공통점

이와 관련 이 지사는 최근 이낙연 의원에 대해 "엘리트 출신"이라며 각을 세웠다. 이 지사는 "(이낙연 의원과 친분이) 거의 없다, 살아온 삶의 과정이 너무 달라서 깊이 교류할 기회나 뵐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도 '당 대표 당선 시 대권 불출마' 카드를 내세워 9개월 후 대선 출마를 위해 당 대표를 그만 둘 것이라는 의심을 받는 이낙연 의원과 차별화에 나섰다. 당 대표로서 내년 4월 재보궐 선거,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2022년 3월 대선, 같은 해 6월 지방선거 등의 정치 일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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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7일 오전 경기도청에 방문한 김부겸 전 의원과 손을 잡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 경기도

 
앞서 두 사람은 돈독한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김 전 의원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언급했지만, 경찰청 직속 상급기관인 행안부 장관이 당시 경찰 소환조사를 앞둔 이 지사를 만난 것은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감수한 행보였다.

김 전 의원은 이 지사에 대한 대법원 선고 직후에도 "재판부에 감사드리며, 이 지사와 함께 겸손한 자세로 좋은 정치에 힘쓰겠다"는 입장문을 냈다. 김 전 의원은 또 바로 다음 날 "국민 마음을 정확하게 읽고 그 시기마다 문제가 되는 것을 용감하게 치고 나간다, 나만 해도 정치를 오래 하다 보니까 그런 용기가 많이 죽었다"며 "국민이 힘들고 답답할 때 사이다 같은 것이 매력이고 강점인 것 같다, 참 부럽다"고 이 지사를 높이 평가했다.

이 지사 측 한 관계자는 "선거법 때문에 당내 정치 현안 등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도 "만약 이 지사가 한 후보를 지지한다면 대선 후보 선호도 1위는 아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재명경기도지사 #김부겸 #민주당대표 #이재명김부겸연대 #이낙연대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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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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