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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 통합당, 행정수도 이전 일축

김종인 "수도는 부동산 대책이나 균형발전 수단 못 돼"

등록 2020.07.23 12:20수정 2020.07.23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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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이 여당의 '행정수도 이전' 재추진을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과거 무산됐던 행정수도 이전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통합당 내 일부 인사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관련 기사: 통합당, 행정수도 이전 '찬성론' 솔솔... 오세훈 "긍정 검토해야"), 당 지도부는 즉각 일축하면서 이 사안 관련 당 내 이견을 단속하는 모양새다. 

김종인 "행정수도 이전, 명분을 제시해야 한다"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수도권 부동산 투기 대책이 전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국민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하니 급기야 내놓은 제안이라는 게 행정수도를 세종시로 옮기겠다는 이야기"라며 "과연 정상적인 정부 정책으로 내놓을 수 있는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꼬집었다.

김종인 위원장은 지난 2004년 헌법재판소가 행정수도 이전을 골자로한 신행정수도특별법에 위헌 결정을 내린 걸 상기시키며 "정확한 해석도 없이 막연하게 세종시로 옮겨야겠다? 수도는 부동산 정책 투기 실패나 단순하게 언필칭 내놓는 지역균형발전 수단이 될 수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마치 헌법재판소도 우리(여당) 사람으로 채워져 있으니 당연히 우리가 법안 내놓으면 합헌 될 수 있다는 이런 상상하기 어려운 이야기까지 들려온다"라며 "헌법재판소가 왜 만들어졌느냐 정치권이 냉정히 생각해야 한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수도 이전과 관련해서 헌법재판소의 상징성마저 부인하는 사태를 초래한다"라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정책을 상식 수준에서 운영할 수 있도록 정책팀 정비를 당장 단행하시라"라고 요구했다.

그는 이날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부 여권 정치인들의 찬성론에 "개인 입장에서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본질적으로 수도를 옮긴다면 무엇무엇이 필요하니 옮겨야 한다는 정확한 근거가 있어야 할 것 아닌가"라며 "명분을 제시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주호영 "프레임 전환 위해 느닷없이 던진 이슈"

주호영 원내대표도 마찬가지였다. 그 역시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민주당이 느닷없이 행정수도 이전을 들고 나와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라며 "수도권 집값을 잡지 못하고, 먹는 물조차 안심하고 먹을 수 없는 인천 수돗물 유충 사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 등이 빈발하고 있으니까, 이 관심을 돌리기 위해 느닷없이 행정수도 이전을 꺼낸 듯하다"라고 의심했다.

그는 "진정성도 없고, 위헌 문제도 전혀 해결되지 았다"라며 "그렇다고 국민들이 민주당의 그런 속셈을 모를 리도 없다"라고 이야기했다. "빨리 거두어들이고, 당장 발등에 불 떨어진 수도권 집값 폭등 문제, 수돗물 문제, 고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관련 제반 문제 해결에 집중하기를 바란다"라고 지적했다.

김태년 원내대표가 이날 통합당에 행정수도 이전 관련 특별위원회에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주호영 원내대표는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는 "프레임을 전환하기 위해서 갑자기 느닷없이, 진정성 없이 던진 이슈"라며 "우리는 거기(특위)에 응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다만 국회 분원을 세종시에 설치하는 방향에 대해서는 "중앙당의 (총선) 공약은 아니었지만, 충청권 선거공약에 그런 내용도 들어가 있다"라며 "국회 절반을 쭉 잘라가는 건 많은 논의가 필요하지만, 정부 중앙부처 13개가 있는 세종에 국회가 상임위를 열 수 있는 정도는 (분원을) 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번에도 선거 재미 보려고..."

회의 참석에 앞서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주호영 원내대표는 "16년 전에 소위 행정수도 이전을 놓고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선거에 재미 좀 봤다고 하지 않았느냐?"라며 "이번에도 선거 재미를 보려고 민주당이 저러는 측면이 없지 않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주 원내대표는 "수도권 집값이 워낙 올라가고 자기들이 집값을 잡지 못한 무능이 있으니까, 이슈를 행정수도를 옮기면 마치 해결될 듯이 임시변통적으로 낸 측면이 있다"라며 "진정성이 많이 의심된다"라고 거듭 의구심을 드러냈다.

다만 '무조건 반대'라고 못을 박지는 않았다. "당의 공식입장이 지금 이 현안이 대두되면서 정해진 바는 없다"라며 "세종시를 자족도시가 되도록 돕는 것은 행정수도 이전과는 별개 문제"라고 이야기했다. 다만 "위헌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행정수도 이전을 추진)할 수 없다"라며, "비효율을 없애기 위해서 분원을 설치하고 필요하면 국회 회의를 세종시에서 상임위원회 회의하는 것은 논의 가능하다"라고 여지를 남겼다.
#김종인 #주호영 #미래통합당 #행정수도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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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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