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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로 제작' 찢어지지 않는 옷이 등장한다?

[김창엽의 아하, 과학! 67] 일본 연구팀, 광합성 세균에 거미줄 유전자 주입 생산하는 방식 고안

등록 2020.07.10 18:33수정 2020.07.10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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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가 거미줄을 치고 있다. 거미줄은 그 강도가 같은 무게의 강철보다 강하다. ⓒ 위키미디어 커먼스

  
거미줄은 많은 재료과학자에게 '꿈의 소재'로 불린다. 강도와 유연성 등에서 거미줄에 필적할만한 재료가 흔치 않은 탓이다.

단적인 예로, 거미줄의 강도는 같은 무게의 강철보다 강하다. 거미줄과 똑같은 무게로 철사를 만든다고 상상해보라. 2~3살짜리 어린아이가 잡아당겨도 뚝 끊어지고 말 것이다.

또 강도가 남다르면서도 동시에 유연성에서 거미줄을 당해낼 인공 소재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떤 거미줄은, 길이가 5배쯤 늘어나도 끊어지지 않을 정도이다.

일본 이화학연구소 학자들이 거미줄을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했다. 유전공학 기법을 이용해 광합성을 하는 박테리아가 거미줄 단백질을 만들어내도록 한 것이다. 
   

거미줄로 만든 옷. 전시용 등으로 활용될 뿐, 거미 한마리에서 얻을 수 있는 거미줄의 양이 극히 적어, 상업용 소재로 이용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 위키미디어 커먼스

  
연구를 주도한 춘핀풍 박사는 "찢어지지 않는 옷, 자동차 부품, 항공우주 소재 등으로 거미줄 단백질을 활용할 수 있다"며 "초경량이면서도 강철만큼 강해서 활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거미줄의 뛰어난 소재 특성에도 불구하고, 거미 한 마리가 생산하는 거미줄의 양은 매우 제한적이어서 학자들은 그간 대량 생산 방안을 찾는데 몰두해 왔다.

이번 연구팀이 거미줄 단백질을 생산할 수단으로 택한 박테리아는 '로도불럼 설파이도필럼'이라는 학명을 가진 개체이다. 바다에 사는 이 박테리아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와 질소, 그리고 햇빛만 있으면 자라는 탓에 거미줄 단백질 생산에 물적 자원이나 에너지가 가장 적게 드는 축에 속한다. 

연구팀은 실제로 최적화한 실험 조건에 맞춰 거미줄 단백질을 생산했는데, 이 단백질은 거미가 만들어내는 거미줄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향후 대량 생산을 위한 공정 개발에 초점을 두겠다고 덧붙였다.

거미줄 단백질은 일정한 조건이 되면 자연에서 저절로 분해된다. 이런 까닭에 폐기물 처리 문제를 유발할 가능성이 작고, 에너지 소모도 적은 편이어서 기후 온난화 추세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거미줄 #강도 #강철 #유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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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 6학년에 진입. 그러나 정신 연령은 여전히 딱 열살 수준. 역마살을 주체할 수 없어 2006~2007년 북미에서 승차 유랑인 생활하기도. 농부이며 시골 복덕방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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