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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벗지 마세요" 호통 초1 담임, '담임교체' 요구 받아

학생도 교사도 극도로 긴장한 하루하루... "방역과정 속 교권보호 필요"

등록 2020.05.30 12:16수정 2020.05.30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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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서울 성북구 월곡초등학교에서 1,2학년 학생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미뤄진 등교를 시작하고 있다. 한 학생이 교실로 들어가기 전 아빠, 동생과 손을 흔들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지난 20일 고3에 이어 27일에는 고2, 중3, 초1,2 학생들이 등교수업을 시작했다. ⓒ 권우성

 
등교 첫날, "마스크 벗지 마세요" "떠들지 마세요"라고 큰 목소리로 지시한 전북 한 초등학교 1학년 교사가 '담임교체'를 요구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전북 A초와 전북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이 학교 B교사가 학부모로부터 담임교체 요구를 받았다.

문제는 초등학교 1학년 등교수업 첫날인 지난 27일 생겼다. 학생들은 물론 교사들도 긴장한 이날, B교사는 교실에서는 "마스크를 벗으면 안 돼요", 급식실에서는 "떠들지 마세요"라고 큰소리로 지도했다고 한다. 교사도 학생에게 존댓말을 쓰도록 한 이 학교 방침에 따라 B교사는 큰소리를 내기는 했지만 존댓말을 썼다고 한다.

이 학교 한 관계자는 "27일 급식실에서 B교사의 행동을 직접 봤는데, 1학년 자기 반 아이들 가운데 한 명이 자꾸 움직이고 떠드니까 B교사가 '움직이지 마세요. 조용히 하세요'라고 큰 소리로 말했다"면서 "B교사는 교실에서도 '마스크를 벗으면 안돼요'라고 아이들에게 말했다고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이런 과정에서 직접 지적을 듣지 않은 한 아이가 울면서 '집에 가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이날 오후 한 학부모가 학교에 전화를 걸어 'B교사의 담임교체'를 요구했다. 결국 B교사와 이 학부모는 화해했고, 담임교체 요구도 없었던 일로 했다.

B교사를 잘 아는 주변교사들에 따르면 해당 교사는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아 그 동안 학부모 민원을 거의 받지 않았다고 한다.

"교사들은 화장실 안 가려고 물도 안마시고 근무"


이 학교 관계자는 "요즘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은 학교란 곳에 처음 와서 무척 긴장한 데다, 감염병 문제로 마스크까지 쓰고 친구랑 놀지도 못하니 몹시 우울한 상태"라면서 "교사들도 화장실에 가지 않고 아이들을 관리하려고 물도 안 마시고 근무하는 형편"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 초등학교는 지난 27일부터 1~2학년이 날마다 등교하고 있다.

정재석 전북교사노조 위원장(초등교사)은 "지금 교사들은 학생 발열체크를 하루에 4번 하고 학생 책상까지 직접 닦는 등 학생안전을 위해 아주 예민하고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일수록 학부모와 학교가 서로를 격려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좋겠고, 교육청은 방역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교권침해에서 교사를 보호하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등교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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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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