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인간 존엄 유지할 기본소득법안 만들겠다"

[당선자 인터뷰] 용혜인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등록 2020.04.27 11:16수정 2020.04.2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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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용혜인 당선인은 기본소득당 출신이다. 올해 만 30살로 젊은 정치인으로 주목받고 있는 그는 "세월호에서도 노동개악에서도 그들의 정치 안에 '우리'는 없었다"며 2016년 처음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했다. 2020년 1월 창당한 기본소득당 상임대표를 맡았던 용혜인 당선자는 비례대표 선거연대를 위해 더불어시민당의 비례대표 공천을 받아 이번 총선에서 당선됐다. 은평시민신문에서는 최근 구산동으로 이사를 해 은평 주민이기도 한 그를 지난 20일 반짝반짝사진방에서 인터뷰했다.
 

더불어시민당 용혜인 당선자 (사진 : 정민구 기자) ⓒ 은평시민신문


- 더불어 시민당 비례후보로 당선됐다. 당선 소감은 ?
"국회의원에 출마하면서 좋은 법을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당선되고 나니 마음도 어깨도 무겁다. 열심히 하는 것뿐 아니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 후보로 당선됐는데 이전에는 어떤 활동을 했는지? 
"후보등록 이전에는 기본소득당 상임대표를 맡았다. 기본소득당은 올해 1월에 창당했는데 모두에게 조건 없이 정기적으로 주어지는 현금소득인 기본소득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당이름에는 민주, 정의, 자유, 평화가 들어가야 할 것 같은데 한국 사회에서 처음 시도해보는 방식으로 기본소득이라는 아젠다를 이름에 건 정당이다. 

핵심 정책으로 기본소득 매월 60만원 지급이다. '기본소득이 도입되면 다른 복지제도가 없어지는 거 아니냐'는 우려를 많이 하는데 기존의 복지제도가 후퇴하지 않으면서도 모두에게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기본소득이 도입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외 사회안전망 강화, 사회공공성 강화 정책들을 총선 과정에서 준비했다. 창당한 지 3개월 정도 되었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채워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 기본소득의 필요성은 무엇인가? 
"사회가 굉장히 빠르게 변하고 있고 4차 산업혁명이라는 아주 급격한 변화를 마주하고 있다. 이젠 일을 해야만 먹고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대답이 필요하다. 그 대답은 정치가 내놓아야 한다. 기존에 노동과 연계한 복지국가가 더 이상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했을 때, 일을 해야만 먹고 살 수 있었던 기존의 사회 패러다임에서 일하지 않아도 최소한의 삶의 조건, 존엄을 유지할 수 있도록 패러다임 자체가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위성정당 논란이 있었음에도 기본소득당이 민주당 연합정당 형태로 참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연합정당 제안을 받은 이후 저희는 '의제의 동등성, 홍보의 동등성, 당선가능성의 동등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래야 선거연합이라는 게 가능하다고 봤는데 그 제안이 받아들여져서 참여할 수 있었다. 

기본소득당 창당 과정에서 2만 명의 당원이 3개월 동안 모였고 그중 80%가 10대, 20대였다. 당원들 직업 중 알바, 학생, 간호조무사, 쿠팡맨, '편돌이', 20대 주부 등이 굉장히 많았다. 굉장히 열악한 일자리거나 일을 할 수조차 없는 상태, 이들에게 기본소득 60만원이라는 금액은 너무나 절박하고 지금 당장 필요한 제도이자 금액이었다. 이 열망을 21대 국회에서 실현하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에서, 내부에서 많은 이견들과 의견들이 있었지만, 어려운 선택을 내리고 선거연합정당에 함께하게 됐다."

- 앞으로 기본소득당으로 복귀하게 되는 건가?
"당연하다. 선거연합정당을 논의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계속해서 상호간에 합의한 사항이다. 다만 당선인 신분에 제명이 가능한지 등등에 대해서 법적인 절차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기 때문에 시기와 일정에 대해서는 검토하는 중이다. 민주당에서 안 놔주진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 대한 신의는 분명하게 있다."
 

더불어 시민당 용혜인 당선자 (사진 : 정민구 기자) ⓒ 은평시민신문


- 정치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다. 2014년 여름 세월호특별법을 만들 때 세월호 유가족들이 100만 명이 넘는 서명을 받았다. 그런데 당시 여당 원내대표가 '우리랑 협상하려면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협상의 전권을 주라'고 훈계를 하는 모습을 봤다.

그게 너무 이상해서 그 여당 원내대표가 몇 표나 받고 국회의원이 됐나 찾아봤더니 지역에서 7만표 정도를 받았더라. 지역에서 7만 표를 받고 당선된 사람이 세월호 유가족들이 100만 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온 걸 무시하는 걸 봤다. 이미 벌어진 참사에 대해 진상규명과 수습을 요구하는 건 너무 중요한 일이고 저도 그 활동을 열심히 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참사가 일어난 뒤에 수세적으로 대응하는 게 아니라 참사가 일어나지 않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게 정치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공무원 시험을 보고 붙게 된다면 안정적이고 좋은 삶이 이어지겠지만 그보다 정치라는 걸 직접 해봐야겠다, 이미 벌어지는 일에 대응하는 것만으로는 너무 부족하고, 기존의 정치는 새로운 사회를 만들겠다는 대안과 전망과 비전을 제시할 능력이 너무 부족하고, 그랬을 때 직접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정치를 하게 됐다."

- 정치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고 주변의 반응은 어땠는지? 
"'선의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너의 뜻은 알겠는데 현실정치는 그렇지 않아, 너의 말은 다 좋은데 현실가능성이 없어'라고 얘기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 하지만 기본소득당의 창당 과정이나 선거 과정에서 희망을 많이 봤고 새로운 정치를 열망하는 국민들의 뜻을 확인했던 시간이었다. 새로운 정치세력화는 총선 이후 저의 여전한 과제이고 성공할 수 있다면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 불가능하기만 한 일은 아니지 않을까한다."

- 앞으로 의정활동 계획은?
"기본소득을 정치권 차원의 논의로 진행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앞으로는 국회 차원에서 기본소득을 연구, 공론화하는 작업들을 통해 온 국민 기본소득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세월호 관련해서 아직도 남아있는 과제들, 최근 한국 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n번방 사건도 21대국회에서 다뤄져야 한다. 여성폭력과 여성의 안전 문제, 성폭력 문제에 대해 분노하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 기본소득당 관련 당선자는 혼자인데 법안 발의 과정에서 다른 국회의원들을 어떻게 설득할 계획인가?
"앞으로 제가 발휘해야 하는 정치력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쉽지 않다는 것은 알지만 기본소득에 대해서 많은 정치인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필요하고 논의가 시작되어야 한다고 동의하시는 분들이 많다. 진보와 보수, 민주와 반민주 구도를 떠나 많은 분들이 본인의 당적과 상관없이 기본소득에 관심이 많기도 하다. 이런 분들의 뜻과 힘을 모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 앞으로 어떤 정치를 펼칠 계획인지?
"정치는 방향을 제시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87년 민주화 이전에는 민주화라는 큰 방향을 가지고 정치가 작동했는데, 민주화 이후 큰 방향을 제시하는 정치가 실종된 것 같다. 지금의 정치는 분명하게 4차 산업혁명,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한국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제시해야 한다. 그런 정치인이 되는 것이 목표이자 꿈이다. 

여기에 더해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젊은 사람한테도 기회를 줘야 하니까 필요하다는 게 아니라, 지금 변화하고 있는 사회, 2020년의 한국 사회를 가장 잘 이해하고 감각하는 사람이 청년들이라고 생각한다.

스마트폰으로 관계 맺고 인터넷으로 네트워킹하는 것이 너무도 익숙한 사람들, 오프라인으로 새로운 조직을 만들고 사람들을 만나는 것보다 온라인을 통해 관심 있는 의제에 대해 의견을 표출하고 사회적 행동을 하는 것이 지금 시대에 더 익숙한 방법이지 않나? 정치의 영역에도 청년들이 많이 진출하는 것이 실제로 더 좋은 대안들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의미에서 정치 세대교체가 필요하다."

- 은평과의 인연은?
"4년 전에 1년 정도 잠깐 살았다. 은평은 동네에 활력이 있고 사람 사는 곳 같은 분위기여서 좋았다. 결혼하고 처음으로 이사를 했는데 은평으로 가자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은평은 어디서든 북한산이 보이는 것도 좋고 불광천에 꽃 피는 것도 너무 예쁘다. 저의 인생의 전환기에 은평에 왔고 여기서 새로운 일들을 시작하게 됐는데, 쭉 은평에서 좋은 인연들과 이력들을 만들면서 살고 싶다."

- 은평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비례대표로 선거운동을 하느라고 선거 과정에서 은평 주민들께 많이 인사드리지 못했다. 앞으로 은평에서 여러분들과 함께, 여러분들의 이웃으로 살아가면서, 대한민국의 전망과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일 잘한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국회의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국회의원 용혜인에게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은평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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