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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4.15총선1432화

[광진을] "정말 어려운 싸움"... 고민정의 0.5%p 차 '매운맛' 승리

새벽 3시에서야 윤곽, 출구조사 결과대로 그대로 신승... 오세훈 끝내 모습 안 드러내

등록 2020.04.16 04:50수정 2020.04.16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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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국회의원선거 서울 광진구(을)에 출마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남편 조기영씨와 함께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최대 격전지 중 하나인 서울 광진을에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2위 오세훈 후보를 겨우 몇 백표 앞선, 힘겨운 승리였다. 

이곳은 출구조사 결과부터 심상치않았다. 15일 오후 6시 15분 나온 결과는 고민정 후보 49.3%, 오세훈 후보 48.8%. 고작 0.5%p 차이였다. 실제 결과도 비슷했다. 16일 오전 3시 양 후보가 각각 당선과 패배를 받아들일 때, 두 사람의 격차는 500여 표 정도에 그쳤다.

[고민정 캠프] 천국 → 지옥 → 천국... "어깨가 무겁다"
 

[당선 소감] 고민정 “어깨가 무겁다” ⓒ 유성호

 
16일 오전 3시 20분, 긴 접전 끝에 사실상 당선이 유력해진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캠프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웃음도, 말도 아끼던 출구조사 발표 때와 달리 마스크를 벗고 한껏 웃던 그는 "정말 어려운 싸움이었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이렇게 마지막까지 많은 분들께서 손 잡아주시고... 정말 감사합니다."

발언 도중 고 후보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그는 "어깨가 무겁다"며 "광진 주민 모든 분들의 국회의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현장에는 고 후보의 배우자 조기영씨도 함께 했다. 그는 고 후보에게 포옹으로 당선 축하를 전했다.

광진을은 16일 오전 3시 40분 현재까지도 당선 '유력' 또는 '확실'이 뜨지 않았다. 다만 오전 3시쯤 고 후보 쪽에선 "(개표) 현장에 나가 있는 관계자가 과반 확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당시 두 사람의 격차는 0.7%p에 불과했다. 오전 3시 40분 기준 이들의 득표율은 각각 49.3%, 48.8%로 출구조사 결과와 동일했다.

15일 밤까지만 해도 고 후보 캠프는 한껏 고조된 분위기였다. 고 후보는 1위를 놓치긴커녕 점점 오 후보를 따돌렸다. 지지자들은 점점 몰려들었고, 환호도 커졌다. "이대로 가자!", "와아 벌어진다, 벌어진다!"라는 함성과 박수가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역전을 우려할 정도로 격전이 계속 됐다. 16일 0시 5.4%p에서 2.3%p(1시) → 1.4%p(2시) → 0.6%p(2시 30분)로 격차가 점점 좁혀졌다. 한때 5천 넘게 차이나던 득표 수도 470표 차가 됐다. 승리를 확신하던 지지자들도 말수가 줄었다.

이들은 오전 3시쯤, 근소한 차이로 고 후보의 승리가 확실시되자 다시 환호하기 시작했다. 고 후보가 도착하자 "아 눈물 나려고 한다"는 사람, 두 팔을 드는 사람, "고민정!"을 외치는 사람 등 다들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고 후보도 이들을 향해 "여태까지 계셨던 거냐, 정말 고생 많으셨다"며 고마워했다. 이어 "저 혼자만의 승리가 아니라 모두의 승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여러분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진짜 멋진 광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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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국회의원선거 서울 광진구(을)에 출마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함께 고생한 지지자를 안아주며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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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국회의원선거 서울 광진구(을)에 출마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남편 조기영씨가 고 후보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축하해 주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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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국회의원선거 서울 광진구(을)에 출마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남편 조기영씨와 아버지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 유성호


[오세훈 캠프] 끝내 모습 안 드러내... 지지자들 곳곳에서 탄식

16일 오전 3시 10분, 오세훈 후보가 사실상 패배를 받아들이고 캠프 사무실에는 오지 않는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개표율은 84.44%, 고민정 후보에게는 579표차로 뒤지는 상황이었다.

"고생하셨습니다."
"끝났으니까 빨리 가세요."


캠프 관계자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 채 하나둘 자리를 떴다.

출구조사 결과 단 0.5%p 차이가 났을 때만 해도, 지지자들은 희망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두 후보의 격차가 벌어지자 오 후보 캠프 관계자들은 말을 잃어갔다. 중간중간 전체 판세나 주요 지역구 상황이 나올 때마다 "에휴 참...", "완전 민주당 나라구만"하는 탄식이 이어졌다.

그런데 16일 오전 2시 26분경 누군가 "0.7%p밖에 차이 안 나요!"라고 외쳤다. 조용하던 사무실에서 갑자기 "와와!!" 하는 함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1천 표 넘던 격차가 500표대로 줄고, 470표차로 좁혀지자 사람들은 다시 힘을 얻은 듯 "오세훈 힘내라! 이기자!", "역전 갑시다!"라고 외쳤다.

20여 분 뒤, 또 격차가 벌어졌다. "아휴 잘했는데..." 지지자들은 다시 긴장하는 모습이었다. 오전 3시경에도 고민정 후보와 오세훈 후보의 격차는 계속 500표대였다. 몇몇 사람들은 "지금 이 차이가 나면..."이라며 표 계산을 한 뒤 말끝을 흐렸다. 곳곳에서 한숨이 들려왔다. 오전 3시 24분, 캠프 관계자들은 사무실에 놓여있던 의자를 하나 둘 접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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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3시 20분, 서울 광진을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는 선거사무소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 박소희

#광진을 #고민정 #오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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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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