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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선 미래통합당 후보가 지난달 28일 수성못에서 유권자들을 만나 자신을 홍보하고 있다. ⓒ 조정훈
"무소속으로 나온 후보는 여기를 발판삼아서 대선으로 가고 싶다는 마음으로 왔는데 수성구 주민 입장에서는 연고나 명분이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는 이 지역에서 20~30년 살면서 주민과 같이 지냈고 그야말로 토박이입니다. 저는 저를 발판 삼아 수성구가 도약하는 데 노력할 사람입니다."
대구 수성구을에 출마한 이인선 미래통합당 후보는 홍준표 무소속 후보를 처음부터 견제했다. 홍 후보는 수성구를 발판삼아 자신의 대권 욕심을 채우려 하지만 본인은 스스로를 발판 삼아 수성구를 한 단계 더 도약한 도시로 만들기 위해 나왔다는 것이다.
"홍준표, 마치 당선된 사람처럼 하고 다닌다"
이 후보는 "홍 후보가 나와 보수를 가르고 판을 깬다는 주민들 지적이 많다"며 "오늘도 어떤 유권자가 '이 사람이 서울 간다고 되는 게 아닌데, 대선 안 된다는 거 아는데 본인만 모르는 것 같다'고 하더라. 마치 당선된 사람처럼 하고 다닌다"고 비판했다.
홍준표 후보가 미래통합당 상징색인 분홍점퍼를 입고 선거운동을 하는 데 대해서도 "대부분 무소속 후보들은 백의종군 하겠다는 의미로 흰색 옷을 입는데 너무 거만한 거 같다"며 "선관위에서 해석상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너무 오만하다"고 주장했다.
이인선 후보는 정치를 하려는 이유로 자신의 경험을 들었다. 이 후보는 계명대 교수를 거쳐 대구경북과학기술원(DIGIST) 원장과 경상북도 경제부지사,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내가 산학연관 관련 일을 많이 했는데 지역 젊은이들이 머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중앙에서 예산을 많이 가져와야 하는데 항상 어려움을 겪었다"며 "좀더 힘이 있는 국회의원이 되면 예산 확보가 더 쉬울 것으로 생각해 정치를 하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직생활은 내 일만 하면 되는데 정치는 정말 힘들다"며 "정치는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주민들과 함께 해야 하는데 여성이라 더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스킨십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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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선 미래통합당 후보가 지난달 28일 수성못에서 지지자를 만나 손을 잡고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조정훈
4년 전 자유한국당 여성 공천으로 수성을에 출마했지만 당시 주호영 무소속 후보에게 완패했던 이 후보는 "당시 여성전략 공천으로 갑자기 오게 돼 많이 힘들었다"며 "이번에는 정말 자신 있는데 홍 후보가 오는 바람에..."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 후보와 만난 한 유권자는 "당대표 하고 대권후보까지 한 분이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나오는 건 명분에 맞지 않다"며 "당의 큰 어른인데 어려운 지역에 와 도와줘야지, 이건 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거리에서 이 후보를 알아본 한 유권자는 "밀양 갔다가 양산 갔다가, 여기가 정치1번지라고 생각했다지만 이건 좀 아니다"라며 "주호영 의원이 옆동네로 가니까 좀 만만하게 본 모양"이라고 홍 후보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하고 대권후보까지 한 분이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나오는 건 명분에 맞지 않다"며 "이 후보가 끝까지 강하게 나가야지. 여성이니까 남성보다 더 강점도 많고 남성들을 집중적으로 파고 들면 승산이 있다"고 응원했다.
이 후보와는 지난 3월 28일 수성못에서 만났다. 수성못은 수성구을 선거구에 위치하고 있고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다음은 이인선 후보와의 일문일답이다.
"홍준표는 지역을 발판 삼지만, 나는 나를 발판으로 삼겠다"
▲ 이인선 미래통합당 대구 수성구을 국회의원 후보, ⓒ 조정훈
- 후보등록 하면서 '누구는 발판 삼기 위해서이고 나는 발판이 되기 위해 출마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무소속으로 나온 상대 후보는 정치적으로 여길 발판 삼아서 대선으로 가고 싶은 마음으로 왔는데 수성을 주민 입장에서는 명분이 없다고 생각한다. 본인(홍준표)은 이곳을 발판 삼아 떠나겠다고 생각하지 않나? 하지만 저는 발판이 되겠다는 것이다. 전 20~30년 이 지역에 살면서 주민과 함께 지냈다."
- 홍 후보는 자신의 상대가 이 후보가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한다.
"우리 모두가 경제파탄의 주범인 문재인 정권을 타도하자고 주장하지만 미래통합당이 타도할 수 있는 것이지 무소속이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당선되면 40일만에 복당하겠다고 하는데 그건 본인 생각이다. 미래통합당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셔야 한다."
- 홍 후보는 복당도 어렵고 대선 후보도 어렵다는 것인가?
"그렇다. 홍 후보는 '문재인은 국회의원 하고 대권으로 갔다. 나도 여기서 국회의원 하고 대권으로 가면 되잖아'라고 했는데 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인 것은 말하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탈당한 게 아니다. 경선 하는 도중에 와서 '현역이 없는 지역이기 때문에 왔다'고 했다. 이건 정치적 도의가 아니라고 본다. 우리를 무시하는 것이다. 당의 큰 어른까지 한 분이 할 소리는 아니다."
- 홍 후보가 미래통합당의 상징색인 분홍색 옷을 입고 다닌다. 어떻게 생각하나?
"약간 짝퉁처럼 보이잖아. 미래통합당 대권주자였고 당대표도 했는데 그러면 안 된다. 흰 옷을 입고 '백의종군'하는 모습을 보여야지. 그런 느낌이 없다. 좀 오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 홍 후보는 대권이 목표이고 또 당선되면 다시 미래통합당에 복당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한다.
"그 오만함과 뻔뻔함을 유권자들이 심판해줄 것이다. 이번에 당에서 공천을 안 해준 이유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 만난 시민들도 다 안다. 오늘 어떤 분이 '서울에 간다고 다 되는건 아닌데, 누구나 이건 아니다. 대선에 나가도 질 것을 뻔히 아는데 왜 찍어주나'라는 말을 했다."
- 홍 후보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이상식 후보도 있다. 누가 더 신경이 쓰이나?
"민주당 이상식 후보는 오랜 시간 주민들과 스킨십을 많이 했다. 사람들을 만나보면 '사람은 좋은데 당이 좀 그렇다'고 한다. 페어플레이 하고 좋은 느낌으로 보고 있다. 누가 더 신경 쓰인다기보다 그냥 열심히 알리는 노력을 하려고 한다."
- 무소속과 미래통합당의 싸움이라고 정의한 이유는 무엇인가?
"보수 지역인 우리 지역에서 여당은 지지도가 낮아서 (상대하기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당에 있던 분이 무소속으로 나오니까 보수끼리의 싸움이 된 것이다. 그래서 우리 당과 무소속의 싸움이라고 한 것이다."
"'n번방' 가해자들 해도해도 너무해, 무겁게 처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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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수성못에서 만난 한 유권자가 이인선 후보를 만나자 먼저 건네받은 선거명함을 들어보이고 있다. ⓒ 조정훈
- 4년 전에 출마했지만 낙마하고 다시 나왔다. 어려운 점은 없나?
"코로나19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선거운동을 하다 보니 사람들을 못 알아본다는 거다. 또 모임이 없어져서 만날 기회도 줄었다. 경제적으로도 어려워지니까 정치에 관심이 없는 분들도 많다. 특히 거리에서 명함을 드리면 누구 명함이든 안 받으려고 한다. 그런 점들이 선거운동 하면서 어려운 점이다."
- 그럼 주로 어떤 방식으로 정책을 알리고 선거운동을 하나?
"전화나 SNS를 통해 많이 알리려고 노력한다. 카드뉴스도 만들어서 퍼나르기 하고 유튜브를 통한 선거운동도 하는데 아직까지는 익숙하지 않다."
- 공직생활을 오래 했다. 고위직에도 있었고, 왜 정치를 하려고 하나?
"정치를 하려는 이유는 정치인이 되기 위해서라기보다 내가 한 일이 산학연관을 연결하는 일이었으니까 지역에 많은 예산을 가져오기 위해서이다. 중앙정부와 좀더 가까운 곳에 있어야 예산확보가 쉬운 것 같다. 지역에 젊은이들이 머물 수 있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중앙 예산을 가져와야 한다. 그런 큰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정치를 하려는 결심을 했다. 편안하게 내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보다 지역에 도움이 된다면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 여성이기 때문에 힘든 것도 있을 것 같다.
"다른 분야도 남녀간 차별이 있지만 정치는 좀 더 심한 것 같다. 혈연·학연·지연이 약할 수밖에 없는데 스킨십 문제도 그렇다. 저녁에 수도 없는 술자리라든지, 초대하지 않는 자리에 가서 인사를 한다든지 그런 것들이 여성으로서 하기 어려운 일 같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독립운동을 했는데 독립운동을 한다는 심정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
- 'N번방 사건'을 어떻게 보고 있나?
"피해자들이 뭐라고 하기 힘들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 있었다는 데 분노한다. 그런 무자비한 일들을 벌여온 가해자들은 반드시 무거운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도해도 너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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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선 미래통합당 대구 수성구을 국회의원 후보가 지난달 28일 수성못에서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 조정훈
- 수성을 공약은 무엇인가?
"수성구을을 스마트 경제권으로 만들겠다. 스마트 교육과 스마트한 주거환경을 만든다는 목표이다. 대구시의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을 전면 재검토해 주거환경을 획기적으로 바꾸겠다. 지산·범물동의 30~40년 된 노후 아파트를 스마트 리모델링하고 수성동·중동·상동·파동 등 재건축·재개발 활성화에도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
- 유권자들에게 한 마디 해준다면?
"선거는 축제 분위기로 가야 하는데 무소속 후보가 나오면서 주민들의 마음이 힘들어졌다. 주민들이 정치를 걱정하는 일이 없어야 하는데 제가 그런 일을 하겠다. 여성의 섬세하고 따뜻한 엄마의 마음으로 정치를 하겠다. 우리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인물을 선택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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