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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막말 "대구 목사들, 정신 나갔냐"
박원순 호소 "어르신들에게 더 치명적"

[현장] 광화문 집회 강행한 '범투본'... "다음 주에도 집회 강행할 예정"

등록 2020.02.22 17:25수정 2020.02.22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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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불구하고 대규모 집회 강행한 전광훈 목사 22일 오후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대표 전광훈 목사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강행하며 연단에서 발언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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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장에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지역 참가자들이 들고 온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 권우성


"설령 이 자리(광화문 집회)에 와서 바이러스에 감염돼 내 생명 끝난다 하더라도, 우리는 조국 대한민국을 지켜낼 것입니다. 동의하십니까? 동의하시면 두 손 들고 만세!"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아래 범투본)의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발언이다.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시의 집회전면금지 경고에도 불구하고 범투본의 집회가 강행됐다. 이날 박원순 서울시장이 현장을 찾아 집회 중단을 요청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낮 12시 집회 시작 전부터 광화문 광장 인근에 전국 각지에서 온 집회 참가자들이 몰려들었다. 대다수가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했지만 그렇지 않은 일부도 있었다. 참가자들은 모두 충분한 거리를 두지 못한 채 서로 붙어 앉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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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 참가자들이 오밀조밀 모여 앉아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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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집회 참가자가 '중국폐렴(코로나19)보다 공산주의가 더 무섭다'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 권우성

전광훈 "대구 예배 금지... 정신 나간 거냐"

이날 전광훈 목사는 "(서울시는) 우리를 방해하려고 바이러스(코로나19) 핑계 삼아서 집회를 금지시키려 했다"며 "그런다고 여러분들과 저를 막을 수 있겠느냐"고 소리쳤다. 이어 "임상적으로 확인된 바에 따르면 야외에서는 감염된 사실이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신천지 대구교회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전 목사는 "지금 대구 신천지 때문에 대구시 모든 (교회에서) 예배를 금지시켰다고 한다"라며 "대구 목사님들, 정부가 예배 두지 말라고 해서 그렇게 하는 당신들이 목사들이냐, 정신 나간 거냐"고 비판했다.

하지만 전문가의 입장은 다르다. 지난 21일, <오마이뉴스>와 통화한 원용남 한국방역협회 서울지회장은 이렇게 각 지역에서 참가하는 대규모 집회가 "100%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미 대구 신천지 교회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한 걸 우리가 확인했다. 감염력이 높다는 건데, 이런 상황에는 여럿이 몰리는 걸 피하는 게 맞다"는 설명이다. 이어 "방역 차원에서 이번 주말이 관건"이라며 "그런데도 왜 이번 주말에 집회를 강행하려 하시는지 전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범투본 측은 서울시와 보건당국의 입장을 "가짜뉴스"라고 비판했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김문수 자유통일당 대표는 "저 빨갱이들은 의사 말을 듣는 게 아니라 가짜뉴스로 국민들의 생명을 뺏어가고 있다"라며 "이 집회가 위험하냐, 아니면 박원순이 관리하는 서울시 지하철이 위험하냐. 서울 지하철에는 어떤 마스크도 주지 않고 손 세정제도 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문수 대표의 주장과 달리, 서울시는 현재 지하철역과 시내버스에서 마스크를 배포하고 있다.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역 291곳은 한 역당 일 평균 70~80매의 무료 마스크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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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이 집회참가자들에게 해산 및 귀가를 촉구하기 위해 광화문광장을 찾았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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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잡은 박원순 시장이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집회 해산하고, 귀가하세요'라고 방송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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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이 해산 촉구 방송을 하는 동안 집회 참가자들중 일부가 과자부스러기 같은 것을 던지기도 했으나 큰 불상사는 없었다. ⓒ 공동취재사진

박원순 출동했지만... 집회는 그대로 진행

집회 도중 소란도 발생했다. 오후 1시 38분 박원순 서울시장이 광화문 광장을 찾으면서다.

박원순 : "이번 광화문 광장은... 좀 조용히 해주세요."
참가자 : "우리 (집회 금지) 말고 중국인 입국 금지가 먼저 아니냐!"


박 시장을 본 참가자들은 고함과 욕설을 내질렀다. 참가자 다수가 경찰들을 밀치는 등 위험한 상황도 빚어졌다. 박 시장이 발언하는 동안 참가자들의 고함은 잦아들지 않았다. 결국 박 시장의 발언은 현장 소음에 섞여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

"하룻밤 사이 확진자 142명이 추가됐습니다. 시민 여러분의 협조가 가장 중요합니다. 집회를 중지하고 집으로 돌아가 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여러분의 옆 사람의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국민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협조해주십시오."

이날 박 시장은 같은 내용의 글을 개인 페이스북에도 올렸다. 박 시장은 "종로 일대는 감염경로가 불명확한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특성상 어르신들에게 더욱 치명적이다"고 덧붙였다. 이어 "당장 집회를 멈추고 해산해 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범투본은 박 시장이 떠난 이후에도 기존 계획에 따라 집회를 모두 진행했다. 오후 4시 40분 기준, 이들은 청와대 사랑채 측면 2개 차로로 이동해 집회를 이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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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을 직접 찾아 해산방송을 하고 떠나는 박원순 시장을 향해 집회참가자들이 욕설과 야유를 보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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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 차 가로막는 전광훈목사측 집회 참가자 박원순 시장이 광화문광장을 방문해 직접 해산방송을 한 뒤 떠나려하자, 한 집회참가자다 박 시장이 탄 차량앞을 가로막다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 권우성

이날 현장에 나온 서울시 관계자는 "집시법을 고려해도 집회 자체를 막기는 어렵다"며 "다만 집회 도중 기물이 파손될 경우 합당한 처벌을 할 방침"이라고 했다. "필요할 경우 집회 참가자들을 채증해 감염병 예방법에 따라 300만 원 이하의 처벌을 할 것"이라고 했다.

범투본 측은 다음 주에도 집회를 강행할 예정이다. 전광훈 목사는 "우리가 이 집회를 계속 할 수 없기 때문에 다음 29일(토) 집회에서 끝장을 내려 한다"며 "전단지 오천만 장을 만들어서 참가를 위한 홍보활동도 크게 벌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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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빌딩앞과 광화문광장 안쪽에 자리 잡은 집회 참가자들이 전광훈 목사 연설을 듣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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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 주변 여러곳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를 통해 전광훈 목사 발언 장면이 중계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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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금지 안내 현수막이 광화문광장 주변 곳곳에 붙어 있는 가운데, 집회 참가자들이 광장안쪽에 진입해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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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 참가자들이 중국인 입국금지 피켓을 들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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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착용한 경찰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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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금지를 알리는 방송차 주변으로 순국결사대 옷을 입은 집회 참가자가 지나가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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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 주변에 집회금지를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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