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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의 '메르스 때 황교안 행태 지적', 사실관계 따져보니

[팩트체크] 한국당, 박원순에 "공직선거법 위반" 주장했지만

등록 2020.02.11 16:29수정 2020.02.1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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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박성중 의원이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고발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박원순 서울시장의 박근혜 정부 비판글을 당시 국무총리였던 황교안 대표에 대한 비방으로 간주하고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한국당 미디어특별위원장 박성중 의원은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 시장이 (2015년) 메르스 대처에 황교안 당시 총리가 책임이 있는 것처럼 오해하도록 표현했다"라며 박 시장을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이 박 시장의 글에서 문제 삼은 대목은 다음과 같다. 이는 지난 10일 박원순 시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중 일부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당시 박근혜 정부가 얼마나 무능했었는지 누구보다도 낱낱이 증언할 수 있습니다.

메르스 첫 확진 환자가 나온 지 6일 후에야 대통령 대면보고가 이뤄졌던 사실, 메르스로 감염된 병원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으려고 했던 사실, 늑장대처로 많은 확진자를 발생시키고 사망자를 키웠으면서도 당시 황교안 총리는 '초동 단계에서 한두 명의 환자가 생겼다고 장관이나 총리가 나설 수는 없다'고 말했던 사실을 똑똑히 기억합니다."
 
[검증①] "메르스 첫 확진자 나온 지 6일 뒤 대통령 대면보고"

한국당은 박 시장의 페이스북 글 중 "메르스 첫 확진 환자가 나온 지 6일 후에야 대통령 대면보고가 이뤄졌다"라고 한 부분을 끄집어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거쳐 바레인을 방문한 68세 남성에게 메르스 첫 확진 판정이 나온 것은 2015년 5월 20일이다. 메르스 사망자가 6명까지 늘어난 6월 8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회에서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게 메르스 관련 대면보고를 한 날짜가 '5월 26일'이라고 밝혔다. 사망자가 크게 늘어나는 등 파장이 확산되자 '늑장 대응' 논란이 일었다.

한국당은 '메르스 대면 보고가 6일 만에 이뤄진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보고 주체가 황교안 대표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당시 법무부장관이었던 황 대표는 2015년 5월 21일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받은 뒤 6월 18일에야 임기를 시작했다.

박 시장도 글에서 대통령 대면보고의 주체가 누구인지를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한국당은 "황 대표가 메르스 첫 확진 환자가 나온 6일 후에야 대통령 대면보고를 한 것처럼 문맥상 오독하기 쉽도록 교묘히 표현해 놓은 것이다, 박 시장의 교활함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세계일보>가 박 시장의 발언을 보도하면서 <박원순 "황교안, 메르스 때 6일 지나 대통령 대면보고 똑똑히 기억">이라며 부정확한 제목을 단 것이 한국당에게 반격의 빌미를 제공한 측면도 있다.

[검증②] 황교안 "초동단계에서 한두 명 환자 생겼다고 장관·총리 나설 순 없다"
   
박원순 시장이 황교안 대표의 행위라고 적시한 부분은 따로 있다. 박 시장은 "당시 황 총리가 '초동 단계에서 한두 명의 환자가 생겼다고 장관이나 총리가 나설 수는 없다'고 말했던 사실을 똑똑히 기억한다"라고 말했다.

박 시장 발언의 근거는 2015년 6월 22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찾을 수 있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김상희 의원은 총리 임기 5일째를 맞은 황 대표가 인사청문회에서 "대통령께서는 (메르스 사태에서) 제때 해야 할 일을 다 하셨다"라고 답변한 것을 들어 이 부분을 집요하게 캐물었다.

김상희 의원 : "초동에, 그때가 골든타임이고 그때 대통령이 확고하게 현장부터 챙겨야 되는 겁니다."

황교안 총리 : "말씀드렸다시피 초동단계 때 환자가 한둘 생겼을 때 그 모든, 소위 감염병 환자가 생겼을 때마다 장관이 나서고 총리가 나서고 이렇게 할 수는 없는 겁니다. 중한 상황이 되니까, 장관도 나서고 또 총리대행도 나섰고 또 총리도 나서서 이렇게 해 나가는 겁니다."


박 시장 글과 국회 발언록을 비교하면, 황 대표의 말이 크게 틀리지 않는 범위에서 인용됐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한국당은 "박 시장의 글이 작성 시점, 전체적인 취지, 문구의 연결 방법 등을 봤을 때, 서울 종로구 국회의원에 출마하려는 황 대표를 비방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인다"라며 공직선거법 위반을 주장했다.

박 시장의 핵심참모는 "메르스 당시 박근혜 정부의 대처가 얼마나 허술하고 무책임했는지는 온 국민이 기억하는 바 아닌가? 이에 대한 지적을 두고 <조선일보>에 이어 한국당까지 나서 고발 운운하며 정쟁화하는 행태에 안쓰러움을 느낀다"라며 "아무리 선거를 앞두고 당시 무능함의 소환이 두렵기로서니 터무니없는 말꼬리잡기식의 유치한 정쟁은 자제해야 한다"라고 일침을 놨다.

[확인 결과] 박원순 시장의 페이스북 글은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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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왼쪽)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관악구 남부초등학교에서 등교하는 어린이들에게 손 소독제를 발라주고 있다. ⓒ 연합뉴스

 
① 2015년 메르스 첫 확진자(68세 남성)가 발생한 때가 5월 20일, 문형표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대면보고를 한 날짜를 5월 26일이라고 밝힌 점을 종합해 봤을 때, 박원순 시장의 페이스북 글 중 "메르스 첫 확진 환자가 나온 지 6일 후에야 대통령 대면보고가 이뤄졌다"는 주장은 사실이다. 다만 한국당은 박 시장이 황교안 총리를 겨냥했다고 비난했지만, 박원순 시장은 발화자를 특정하지 않았다.

② 2015년 6월 22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는 "초동단계 때 환자가 한둘 생겼을 때 그 모든, 소위 감염병 환자가 생겼을 때마다 장관이 나서고 총리가 나서고 이렇게 할 수는 없는 겁니다"라고 발언했다. 박원순 시장의 페이스북 글 중 "당시 황교안 총리는 '초동 단계에서 한두 명의 환자가 생겼다고 장관이나 총리가 나설 수는 없다'고 말했"다는 내용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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