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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아이' 같은 대학 선수... '성폭력' 초중고 2~3배

인권위, 대학 운동선수 인권침해 실태조사 결과 발표... "성인인데 자기결정권 없어"

등록 2019.12.16 12:04수정 2019.12.16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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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가 주최한 '학생선수 인권실태 전수조사 결과 발표 토론회'가 열린 7일 오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위원회의실 앞에서 '2019 스포츠 인권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김대욱 작가의 작품 <불편한 관계>. 감독 코치에게 폭력을 당한 남성 피해자의 인터뷰 영상을 담고 있다. ⓒ 김시연

 

성폭력, 신체폭력, 언어폭력 등 학생 운동선수 인권침해가 초·중·고에서 대학으로 갈수록 더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아래 스포츠특조단)은 16일 대학생 운동선수 인권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초중고 학생선수와 실업선수에 이은 마지막 실태 조사 결과다.

성폭력, 신체폭력 등 대학에서 2~3배 증가

스포츠특조단에서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 회원 대학을 중심으로 102개 대학, 학생선수 4924명(응답률 71%)을 조사한 결과, 언어폭력 경험자가 1514명(31%), 신체폭력 경험자가 1613명(33%)으로 1/3에 달했고, 성폭력 경험자도 473명(9.6%)으로 1/10로 나타났다.

이는 초중고 학생선수보다 2~3배 정도 심하고, 언어폭력과 성폭력은 실업팀 선수들과 비슷한 수치다. 인권위 특조단에서 지난 11월 7일 발표한 초중고 학생선수 인권실태 전수조사 결과 언어폭력 경험자가 15.7%, 신체폭력 14.7%, 성폭력 3.8%였고, 지난달 25일 발표한 실업팀 인권실태 조사 결과에선 언어폭력이 33.9%, 신체폭력 15.3%, 성폭력 11.4%였다.

[스포츠인권 실태조사 관련 기사]
실업팀 '직장 내 성희롱' 심각한데... 여성 지도자가 없다 http://omn.kr/1lpwe
성폭력 피해 학생 선수 2200여 명, 성관계 요구-강간도 24명 http://omn.kr/1lk4m
"선수가 인권 말하면 '잘릴' 각오해야"... 엘리트 체육 '민낯' http://omn.kr/1lkc0

인권위에서는 오히려 초중고에서 인권침해 경험이 적은 이유가 스포츠인권 문화가 개선된 결과로 보고 있다. 박태성 스포츠특조단 특별조사팀 조사관은 이날 <오마이뉴스> 전화 통화에서 "지난 2006년과 2010년 학생선수 인권실태 조사 때는 스포츠인권 문화가 개선 안 돼 전반적으로 심각했고 (초중고, 대학, 실업 등) 급별로도 큰 차이가 없었다"면서 "그사이 의식 변화가 있어 세대가 낮아질수록 (인권 침해 문제가) 개선되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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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신체폭력, 언어폭력 등 운동선수 인권침해가 초·중·고에서 대학으로 갈수록 더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자료 :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 조사 결과) ⓒ 김시연

   
    
하지만 신체폭력 경험자 비율은 대학이 실업팀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대학 선수의 상습적인 신체폭력 경험도 지난 2010년 조사 때보다 오히려 늘었다. 인권위가 지난 2010년 조사한 '대학생 운동선수 인권상황 실태조사' 당시 1주일에 1~2회 이상 구타 경험 비율이 11.6%였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15.8%(255명)로 4%p 정도 늘었다.

다만 대학 선수 성폭력 경험 비율은 9.6%로, 2010년 조사 당시 16.2%보다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중고등학생 선수 3.8%에 비하면 2.5배 많은 수치다. 대학 선수 성폭력 피해는 주로 여학생 대상 언어적 성희롱 비중이 높았다. 피해 유형은 '특정 신체부위 크기나 몸매 등 성적 농담을 하는 행위'(4%, 203명: 남학생 응답자 중 3%, 여학생 응답자 중 9.2%)가 가장 많았고, '운동 중 불쾌할 정도의 불필요한 신체접촉 행위'(2.5%, 123명: 남 2.2%, 여 3.3%) 순이었다. 여성 선수 대상 언어적 성희롱 가해자는 주로 남자 선배였고, 여자 선배가 뒤를 이었다.

특히 강제추행에 해당하는 '가슴이나 엉덩이, 성기 등을 강제로 만짐'(1.2%), 불법 촬영(0.7%)도 적지 않았고, 성폭행에 해당하는 강간을 당한 학생도 2명 있었다.

"성인인데도 자기결정권 없는 '어른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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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 단장이 7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열린 ‘학생선수 인권의 현주소’ 토론회에서 초중고 학생선수 인권실태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김시연

 
이밖에 대학 선수는 성인임에도 외출․외박 제한, 통금시간, 점호, 복장 제한, 선배와 한 방 배정 등 자기결정권 침해와 학습권 침해가 미성년자인 초중고 선수 못지않았다. 대학생 선수 84%가 교내 기숙사, 합숙소 등에서 합숙 생활을 하고 있어서다.

인권위는 "초중고 학생들보다 오히려 성인인 대학생 선수들에 대한 일상적인 폭력과 통제가 더욱 심각함을 확인했다"면서 "대학생임에도 일반 학생들과 함께하는 동아리 활동 등 대학생활을 온전히 경험하기 힘들 뿐 아니라, 운동부만 따로 생활하는 합숙소 생활에 대한 과도한 규율과 통제로 인해 인간다운 삶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분석한 이규일 경북대 체육교육학과 교수는 대학 선수를 '어른아이'라고 부르면서, "▲ 운동 중심의 운동부 문화 해체 ▲ 자율중심의 생활로의 전환 ▲ 일반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는 통합형 기숙사 운영 방식으로 전환 등" 개선안을 제시했다.

인권위는 이날 대한체육회,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 문화체육관광부 등과 정책 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대학교 운동선수 인권상황 개선을 위한 정책권고를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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