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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서 아슬아슬한 모습 보인 수원, 제주 상대로 값진 승리

[K리그1] 수원, 제주 2-0으로 물리치고 5경기 만에 리그 승리

19.07.08 10:11최종업데이트19.07.08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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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경주 한수원과의 FA컵 8강전은 수원 삼성에는 상처만 남은 경기였다. 전력상 차이가 큰 팀과의 대결이었기에 수원의 손쉬운 승리를 예상한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경기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경주 한수원에 2골이나 내주는 졸전을 펼친 수원은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힘겹게 승리를 거두고 FA컵 4강에 진출했다.

경기 내용도 문제였지만 이후에 더 큰 문제였다. 스포츠 매체 <스포티비 뉴스>에 따르면, 서보원 경주 한수원 감독은 경기 후 "K리그1, 2, 내셔널리그, K3 팀 간의 선수들이 용병을 빼면 큰 차이가 없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K리그1 팀 수원이 하부리그 팀을 상대로 한 경기에서 얼마나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는지 지적한 발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수원 소속 선수 홍철도 이날 경기 이후 인터뷰에서 "어디가 아마추어이고, 어디가 프로인지 모르겠다"라고 발언할 정도였다.

수원은 이후 7월 7일 오후 7시 홈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19라운드 경기를 가졌다. 무더운 날씨에 주중 승부차기까지 치렀기 때문에 선수들의 체력은 상당히 떨어져 있었다. 여기에 데얀과 사리치를 비롯해 염기훈까지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닌 탓에 출전하지 못했다. 수원은 전력이 완전하지 못한 상황에서 제주를 상대로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 했다. 다행히 수원으로서는 경기가 초반부터 순조롭게 풀려나갔다.

전반 8분 수원 타가트의 선제골, 일찌감치 승부 갈라

3-4-1-2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한의권과 타가트 투톱을 내세운 수원은 두 선수를 이용하며 초반부터 날카로운 공격을 계속 이끌어나갔다. 전반 7분 박형진이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왼발 발리슛으로 크로스바를 강타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그리고 전반 8분에 선제골이 나왔다.

수원은 중원에서 빠른 연계플레이로 공격을 진행했다. 중원에서 타가트가 오른쪽에서 침투하던 구대영에게 발리로 볼을 전달했다. 이 볼을 받은 구대영은 페널티박스 안쪽으로 돌파한 이후 크로스를 시도했지만 제주 수비에 걸리면서 루즈볼 상황이 되었다.

이 상황에서 구대영에게 볼을 전달한 이후 페널티박스 부근으로 침투하던 타가트가 놓치지 않고 지체없이 슈팅을 시도했다. 타가트의 발을 떠난 이 슈팅은 제주 이창근 골키퍼를 뚫고 그대로 골로 연결됐다. 그러면서 이른 시간에 수원이 선제골을 터뜨렸다.
 

2019년 7월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수원 삼성과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 수원 타가트가 득점 후 세리머니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당시 수원의 득점이 나온 시간은 전반 8분이었고, 제주로서는 충분히 경기를 뒤집을 시간은 있었다. 하지만 이 골은 사실상 승부를 가른 득점이 됐다. 제주가 올시즌 리그 19경기를 치르는 동안 선제실점을 허용한 경기에선 모두 패할 정도로 경기를 뒤집는 능력이 아쉬웠던 게 이유였다.

실제로 수원과의 경기에서도 제주는 이른 시간 선제실점을 허용한 후 어렵게 경기를 끌어갔다. 제주 공격진에 윤일록을 비롯해 아길라르, 마그노를 비롯해 중원에 이창민까지 포진했지만, 아길라르가 전반 23분 슈팅을 시도한 볼이 공중으로 높게 날아간 슈팅 외에는 제대로 된 득점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날 제주의 공격력은 수원의 수비를 뚫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여기에 운도 따르지 않는 모습이었다. 전반 42분 오른쪽에서 수원 홍철이 올린 코너킥을 최성근이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이 득점이 제주에 특히 뼈아팠다. 이전 상황에서 수원 송진규의 슈팅을 알렉스의 배를 맞고 골라인을 벗어났는데 이 충격으로 알렉스는 그라운드 밖으로 나가 치료를 받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알렉스가 있어야 하는 자리에 다른 선수가 포진하게 되면서 수비진에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결국 그 자리에서 최성근의 득점이 터진 것이었다. 전반전을 2-0으로 마친 수원은 후반전을 한결 여유있게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전술 변화로 후반전 주도권 잡은 제주, 하지만 공격력은...

스코어가 0-2로 벌어지자 제주 최윤겸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김성주와 임찬울을 빼고 이근호, 정우재를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절대 질 수 없다고 의지를 불태운 것이다.

실제로 전반전은 수원의 일방적인 공세였다면, 반대로 후반전은 제주의 일방적인 공세 속에 경기가 치러졌다. 선수 교체로 전술의 변화를 준 제주는 전반전보다 공격의 스피드가 살아나면서 수원의 수비와 미드필드 사이에서 공격의 물꼬가 서서히 트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수원의 수비를 뚫어내기엔 제주 공격의 파괴력이 다소 떨어졌다.
 

2019년 7월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수원 삼성과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 제주 아길라르가 슈팅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후반 1분 이근호의 슈팅을 시작으로 후반 5분에는 아길라르가 슈팅을 시도했지만 수비벽에 막히면서 수원에 위협을 만들어내진 못했다. 그러다 후반 16분 제주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잡았다. 알렉스-이근호를 거쳐 윤일록에게 볼이 전달되었고 윤일록은 스피드를 이용해 수원의 수비진을 뚫고 회심의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 슈팅은 아깝게 골대를 스쳐지나가면서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제주로선 이 경기에서 처음으로 수원에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는 있었다. 

그리고 후반 27분에는 정우재의 슈팅이 노동건 골키퍼에게 막히면서 또다시 제주의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제주는 마그노를 빼고 이동률까지 투입하는 등 마지막 교체카드까지 공격자원을 투입하며 어떻게든 득점을 터뜨리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그러다가 후반 35분 마침내 제주의 득점이 나왔다. 중원에서 이동희의 패스를 받은 이동률이 수원의 수비를 뚫어내고 득점을 터뜨린 것이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다시 노 골로 선언되었다. 이동희의 패스를 받은 이동률이 슈팅하는 상황에서 수원 노동건 골키퍼를 무릎으로 가격하면서 파울로 선언된 것이었다. 결국 이 상황이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으면서 어쩌면 제주에는 만회골을 터뜨려 최소 무승부라도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날아갔다. 결국 이날 경기에서 제주는 경기를 뒤집지 못하고 그대로 패배했다.

분명 제주의 원정이었음에도 주축 선수들이 빠진 수원을 상대로 충분히 승점을 획득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제주의 공격력은 승점을 따내기엔 다소 부족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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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수원삼성 제주유나이티드 타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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