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 리벤지 포르노... 디지털성범죄는 인류가 처음 겪는 폭력"

녹색당 신지예씨 3일 충남홍성에서 강연

등록 2019.07.04 17:11수정 2019.07.0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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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중인 신지예 씨. ⓒ 이재환

 
우리 시대의 여성들은 "집 화장실 빼고는 그 어디도 안심할 수 없다"고 말한다.

불법촬영 같은 디지털성범죄는 인류역사상 최초로 등장한 범죄이다. 문제는 디지털범죄가 인류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폭력으로 진화하고 있는 점이다. 실제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지난 3일 충남 홍성YMCA에서는 차별과 불평등을 주제로 한 강연이 열렸다. 녹색당 신지예(29)씨가 강연자로 나섰다. 신씨는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해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녹색당은 최근 차별과 불평등 철폐, 기후변화·미세먼지 대책, 정치개혁의 3가지 주제로 전국 순회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신씨는 "여성 화장실의 경우, 몰카용 구멍이 곳곳에 뚫려 있는 곳이 많다. 불법촬영은 인류가 지금껏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폭력이다. 새로운 방식의 폭력이 나타난 것이다"라며 "많은 사람들이 이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디지털 성범죄는 여성들에게 불안과 공포감을 조성하기도 한다. 또, 여성을 성적 도구로 삼아 여성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는 역할도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신씨는 "여성들의 분노나 외침에 귀를 기울어야 한다. 사회의 절반인 여성들이 공포와 불안감에 시달린다면 그 사회는 결코 행복한 사회가 아니다"라며 불법 촬영물이 유통되는 구조를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의 역사는 깊다. 신씨는 "여성혐오 현상은 최근에 일어난 일이 아니다. 인류의 오랜 역사에서 지속되어 왔다"며 "미소지니(misogyny)는 한국의 남존여비 정도로 번역될 수 있을 것 같다. 문서로 확인할 수 있는 여성혐오는 그리스로마시대에부터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촛불혁명은 2016년에 끝나지 않았다. 헌법을 통해 새롭게 구조를 바꿔야 한다. 그 과정이 실제로 우리의 눈앞에 펼쳐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여성들이 그 주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연이 끝나고 난 뒤 한 여성은 "여성이라면 100%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라며 "여성들은 집 화장실 빼고는 그 어디에서도 자유롭게 볼 일을 볼 수가 없다. 강연을 듣는 동안에도 마음이 편치가 않았다"고 말했다.
#신지예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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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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