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밭, 비온 뒤 약 치는 건 기본

[포토에세이] 반드시 고춧잎 뒷면에 약을 쳐야 한다

등록 2019.07.03 09:09수정 2019.07.0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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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가 끝나고 모처럼 화창한 날씨를 보여 시골 고추밭에 가서 직접 약을 치는 모습 ⓒ 한정환


며칠간 제가 사는 경주 지방에도 장맛비가 계속 내렸다. 그런데 2일 아침부터는 햇볕이 내리쬐는 화창한 날씨로 변했다. 비가 그치면 시골 텃밭에 심어둔 고추밭에 가서 약을 쳐야 한다.


이유는 비 온 뒤는 약 기운이 없어져 벌레가 가장 많이 고춧잎에 달라붙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바람으로 고춧잎끼리 서로 부딪쳐 상처가 났을 수 있어서다. 약을 칠때 영양제를 혼합하는 것도 고추의 생육 목적도 있지만 이런 이유도 있다.

오전에 가서 약을 치고 싶지만 강한 햇볕에 약을 쳐봐야 별로 효과가 없다. 벌레도 강한 햇볕을 피해 낮에는 꽃 속에 숨어 있기 때문이다. 고추밭에 약을 치기 가장 좋은 시간은 해 질 녘이 제일 좋다. 해 질 녘이 되면 벌레들이 고춧잎으로 몰려든다. 이때 약을 쳐서 박멸해야 한다.

그리고 약을 칠 때 가장 유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고추밭에 약을 칠 때는 반드시 고춧잎 뒷면에 쳐야 한다. 왜냐하면 전면에는 잎에 코팅이 되어 약을 쳐봐도 소용이 없다. 또한 흡수도 되지 않는다. 고춧잎 뒷면 까칠까칠한 곳에 집중적으로 영양제와 약제를 뿌려야 효과가 있다.

고추는 잎 뒷면에서 사람처럼 숨을 쉬고 영양도 흡수한다. 물론 병을 치료할 때도 여기에 집중적으로 약을 투입한다. 그래야 고추가 병이 없고 무럭무럭 잘 자란다. 물론 벌레가 없더라도 예방 차원에서도 약을 치는 게 기본이다.

해 질 녘 아내와 함께 시골 텃밭에 가서 고추밭에 칠 약을 먼저 혼합하여 놓았다. 약이 충분히 희석이 될 동안 고추밭에 지지대를 또 세웠다. 이유는 고추가 많이 자라 가지가 옆으로 벌어질 때 가지가 부러지지 않도록 묶어두기 위해서이다.


올해도 고추밭 옆에 옥수수를 두 줄 심었다. 이는 옥수수에 기생하는 벌레가 고추밭에 있는 벌레들을 잡아 먹는다고 하여 해마다 심는다. 그래서 그런지 벌레가 많이 없어졌다.

올해로 고추농사 7년 차이다. 우리 가족, 친지들이 먹을 적당량만 텃밭에 심어 두었다. 150포기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이제 고추농사도 노하우가 생긴다. 고추밭에 약을 치고 난 후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그렇지만 우리 부부의 조그마한 노력으로 멀리 있는 가족, 친지들과 우수한 품질의 고추를 생산하여 서로 나누어 먹을 생각을 하니, 땀은 흘렸지만 피곤하지 않고 보람이 느껴지는 하루였다.

#모이 #시골텃밭 #고추밭 #고추밭 방제 #고추밭 옥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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