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

청주 최대 피아노 단체 ´CPA 현주 대표´, 희망 메시지 전달

등록 2019.06.21 10:32수정 2019.06.2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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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지역 최대 피아노 아티스트'CPA' 현주 대표환하게 웃고 있는 CPA 현주 대표. ⓒ 오홍지 기자


청주지역 최대 피아노 단체인 'CPA(청주 피아노 아티스트)'를 이끄는 현주 대표의 피아노 연주는 한 마디로 '마냥 좋다'다. '좋다'는 것에 담긴 의미는 부연설명 없이 세상에 온갖 유혹적인 말들이 내포돼 있다. 그런 것들을 나열해 봤자 읽기만 불편하니 단순 명료하게 '좋다'는 것에 함축시킨다.

이 사람의 피아노 음색이 좋다. 피아노의 깊은 음색으로 표현한 연주곡들이 마음을 위로한다. 이 사람 피아노 연주를 듣노라면, 부끄러우나, (필자가) 교양인이라는 생각을 잠시나마 하게 된다. 이 사람의 피아노 연주만 고집해서일까. 사실은 교양보다 마음의 위로가 더 크다. "곡을 해석하고, 마음으로 연주하니까." 그녀는 같은 곡이지만 연주하는 사람마다 모두 해석을 다르게 한다고 했다. 아주 오래전 세상에 나온 악보인데도 열 사람이 같은 악보를 연주해도 모두 다르단다. 이 사람의 피아노 연주는 눈이 간다. 캐리비안의 해적 OST 연주 당시 머리에 썼던 해적 모가 아직도 진한 인상을 남긴다.

30여 년 가까이 피아노 외길(?) 인생을 걸었던 현주씨를 만나기 위해 최근 학원을 찾았다. 계단을 올라 문을 두드리자 안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잠시 후 문을 연 그녀가 활짝 웃으며 반갑게 맞아줬다. 때마침 사전 약속을 잡아 놓은 상태라 준비해둔 차를 내민 그녀는 마셔보라며 또다시 활짝 웃었다. 그녀는 말할 때마다 계속 얼굴에 웃음을 띤다. 무릇 사람의 마음은 얼굴에 투영된다는 것처럼, 현주씨의 미소 가득한 선한(?) 얼굴이 돋보였다. 분명 마음도 얼굴처럼 예쁘고, 환한 미소로 가득할 것이라는 개인적인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그녀에게 가볍게 피아노는 언제부터 연주하기 시작했냐고 질문했다. 뜸 들이지 않던 그녀는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차를 앞에 두고 "7살 때부터 시작했던 것 같다"며 "친정어머니 손에 이끌려 피아노를 처음 접하게 됐다"고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어머니 손에 이끌려 시작한 피아노 연주가 평생의 동반자(다른 의미로)가 될 줄은 그때까지는 전혀 몰랐다. 그렇게 30여 년을 피아노와 함께했다.
  
누구나 그렇듯 오랜 연주자는 자괴감 빠지기 마련이다. 대체 이 모범적이고, 뻔한 전개는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알 수 없지만, 음악인들은 꼭 거쳐 가는 과정이다.

"굴곡진 인생은 아니었지만, 저도 벽의 한계에서 손이 멈추더라고요. 평소 잘만 연주하던 곡이 어느 순간 만족하지가 않았죠. 그때 '아, 이게 한계구나'라고 느꼈던 거에요. 정말 한계를 극복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죠. 아마 제 인생에서 가장 혹독했던 시기였을 거에요."

혹독한 그 시기,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피아노 치는 모습이 너무 예쁘다고 나중에야 들었어요. (남편이)." 현주씨가 다시 웃었다.

그러나 그녀는 결혼과 동시 수년간 피아노를 연주하지 않았다. 한 단계 뛰어넘으려는 괴로운 시간보다 행복을 택한 것이다. 물론, 신혼생활과 동시 육아에 치이면서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 "결혼생활과 육아에 열중했었죠." 그녀가 말했다.

5년여의 세월이 흐르면서 어느 날 문득 자기 자신을 돌아봤다는 현주씨는 "나는 어디에도 없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때는 정말 우울했어요. '이게 뭐지'. 그러면서 깨달았어요.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그렇게 생각하자 수년간 억눌렸던 욕구가 용암처럼 치솟았다. 그녀는 그것을 '용기'라고 말했다. 진정으로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해서는 가장 잘할 수 있는 '피아노 연주'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현주씨는 오랜만에 쳐보는 피아노 건반에 마냥 행복했다. "잃어버린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렇게 '용기' 있는 행동이 다시 삶을 바꿔 놓았다. 그래서 그런지 그녀는 잃어버렸던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인 이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려고 한다.

"맞벌이 부부가 이제는 당연시하는 사회에서 그래도 여전히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삶에서 중요한 것을 포기하고, 현실에 타협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요. 저는 그 사람들에게 잊고 있던, 포기했던 것을 다시 시작해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물론, 고민되겠죠. 그래서 '용기'가 필요할 때라는 겁니다. 저와 같은 상황을 겪었던 분들이 분명 많을 거예요. 결혼했다고 해서, 육아 때문이라고 해서 등은 이유가 되지 않아요. 그건 마음속에 자기 위로일 뿐인 거죠. 저는 다시 피아노를 연주합니다. '용기'를 낸 거죠. 희미하게만 보이던 제가 이제는 뚜렷하게 보여요. 피아노 치는 제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고, 행복합니다."

현주씨가 다시 활짝 웃었다. 그렇게 복귀를 통해 현재 그녀는 CPA를 이끌며, 매해 상하반기로 정기연주회를 열고 있다. '용기' 있는 행동의 뒤따름은 '희망'과 '행복함'을 알게된 그녀는 지역의 재능 나눔 활동을 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이를 상기 시켜주고 있다.

앞으로의 바람은 무엇이냐고 질문했다.

"힘 닫는 데까지 이 모임을 계속해 유지하고, 열심히 활동할 생각이에요. 연주회 횟수도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고요. 무엇보다 인재 양성에도 노력할 생각이에요."
 

청주 최대 피아노 아티스트'CPA' 현주 대표CPA 현주 대표가 자신의 삶 자체가 피아노라고 말했다. ⓒ 오홍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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