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재에 덮인 폼페이, 발굴 조사 중 특이점 한 가지

[이탈리아 여행기] 베수비오 화산재에 묻힌 비운의 도시 폼페이

등록 2019.06.18 08:12수정 2019.06.1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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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에서 로마로 입성 후 첫 일정으로 비운의 도시 폼페이를 찾았다. 우리가 묵은 호텔에서 2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곳이다. 과거 번영과 쾌락의 도시로 명성을 날렸던 폼페이는 서기 79년 8월 24일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해 도시 전체를 한순간에 화산재로 덮인 곳이기도 하다.

지하 4m-6m 두께로 묻혀있던 폼페이, 영원히 묻힐 것만 같았던 폼페이의 화려한 부활은 기적과도 같았다. 1594년 우물을 파려고 땅을 파던 한 농부에 의해 폼페이란 도시가 발견된다. 그리고 1754년에는 명문(明文)이 발견되어 이 지역의 본래 이름이 폼페이라는 것도 알 수 있게 되었다.

도굴꾼에 의해 많은 예술품이 파괴 및 분실

그러나 당시의 유럽은 정치적 혼란기에 있었다. 여기저기서 도굴꾼이 몰려 돈이 되는 예술품을 찾기 위해 폼페이를 헤집고 다니기 시작했다. 많은 예술품들이 이들 도굴꾼에 의해 파괴되거나 분실되었다고 한다.

그러다 1860년 젊은 고전 연구가 주세페 피오넬리(Giuseppe Fiorelli)가 발굴 책임자로 임명되면서 합리적인 발굴 작업이 시작되고 안정을 찾기 시작한다.

폼페이는 화산이 폭발하고 난 후 이천 년이란 세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발굴조사를 계속 진행 중에 있다. 입구부터 발굴 작업이 끝난 곳은 순차적으로 푸른 잔디를 심어 관광지로서의 면모를 갖추어 가고 있다.

비록 지붕은 화산 폭발로 날아가고 없지만 건물 기둥은 아직까지 남아 있는 모습이다. 옛 로마제국 상류층의 휴양지답게 규모로 보아 엄청난 듯 보인다. 기둥들이 줄지어 세워져 있고, 기둥 하나하나에도 세심하게 신경을 쓴 듯 무슨 조각품을 보는 것 같다. 이천 년 전의 모습이 이정도이면 그때 당시 영화를 누리던 완벽한 모습의 폼페이는 우리가 상상한 그 이상일 것 같았다.
  

페허가 된 폼페이의 제우스 광장 사이로 보이는 베수비오 화산 모습 ⓒ 한정환

 
폼페이 입구에서 조금 올라가니 규모가 그리 크지 않는 원형경기장과 극장이 보인다. 그리고 멀리 이름만 들어도 섬뜩한 베수비오 화산의 모습도 보인다. 우아한 곡선의 산세는 언뜻 보기에는 온화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베수비오 화산은 아직도 언제 또 터질지 모르는 활화산으로 모든 세계인들이 지켜보고 있는 화산 중 하나이다.

잔디가 심어진 입구에서 조금 지나 폼페이의 중심도로로 나가 보았다. 중심도로로 접어드니 조금 전 상상으로만 생각했던 폼페이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세계가 펼쳐진다.

중심도로에서 본 폼페이의 모습은 한마디로 폐허 그 자체이다. 전쟁으로 인해 마치 폭격을 당하여 쑥대밭이 되어 버린 도시 같다. 난장판 같았던 도시가 이제 최고의 관광지로 부상하면서 주위가 많이 깨끗해졌다. 그러나 폼페이의 화려한 과거와 비교해 볼 때 초라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다.

폼페이의 중심도로를 시작으로 관광하면 효율적

폼페이 관광은 중앙에 놓여있는 일명 '아본단차 대로'를 출발하여 구경하면 효율적이다. '아본단차 대로' 도로 구조를 보면 지금과 별다른 게 없는 것 같다. 중앙에는 우마차가 다닐 수 있도록 우마차 길이 있고, 도로 양쪽으로 사람이 다닐 수 있는 인도가 놓여 있다.
 

폼페이 중심부 도로 구조 모습, 중앙 우마차 길과 길 양쪽으로 인도가 보인다. ⓒ 한정환

   
도로를 건널 때는 징검다리가 놓여 있는데 오늘날 횡단보도와 같은 기능을 한다. 비가 올 때는 신발이 젖지 않도록 돌다리를 건너는 디딤돌 역할도 한다. 우마차는 여기 징검다리 앞에 와서는 속도를 줄여야 하는데, 많은 우마차들이 여기에서 멈춘 흔적들이 보인다. 바닥에 홈이 패일 정도면 얼마나 많은 우마차들이 다녔겠나 싶다.

도로 양쪽으로 펼쳐지는 그때 당시의 건물 모습을 보니 고대 로마인들의 생활상을 한눈에 알 수 있을 것 같다. 빈부의 격차는 예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나 보다. 폼페이도 길 양쪽으로 제법 규모가 큰 저택들의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저택 옆 골목길로 접어드니 일반인들이 생활했던 곳으로 보이는 건물들의 모습도 많이 보인다.

물질문명이 발달한 오늘날에는 화려하고 멋진 저택들이 많다. 그러나 이천 년 전의 폼페이의 저택들과는 건물 모습과 크기를 비교해 볼 때, 지금의 저택들은 근처에도 가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다.

도로 곳곳에는 일정 간격으로 음수대가 설치되어 있다. 도로를 오가는 사람들의 갈증을 해소시켜 주었던 것으로 보인다. 서로 얼굴 형태가 달라 음수대가 주소의 역할도 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서 입을 대고 먹었는지 음수대 사각 테두리에 사람들이 손을 짚은 흔적들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이외에도 먹거리촌과 공중목욕탕 그리고 빵을 구워 판매하는 가게 등이 몰려 있는 곳도 있다. 이런 모습을 볼 때 여기가 그때 당시 폼페이의 중심 상가 지역 같은 느낌을 받았다.

또 하나 시선을 끄는 곳이 있었다. 골목골목마다 건물 외벽에 남근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부조되어 있었다. 일부는 남근이 음각된 집을 사창가라고 한다. 출입문 위에 갖가지 성애 장면을 그린 그림이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한다. 그러나 또 일부는 이를 두고 부와 행운의 상징이라고 한다. 남근을 설치해 놓고 로마인들은 부와 행운을 빌었을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한다.

인간과 동물 모습의 화석발견

그런데 화산재에 덮여버린 폼페이 유적유물 발굴 책임자 주세페 피오넬리(Giuseppe Fiorelli)는 발굴 조사 중 한 가지 특이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그때 당시 건물들의 모습들은 발굴 과정에서 계속 나타나는데, 사람과 동물이 죽은 흔적이라곤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 발굴 조사를 계속하는 데 땅을 파던 발굴팀이 제법 큰 구멍을 하나 발견하게 된다. 발굴 책임자 주세페 피오넬리(Giuseppe Fiorelli)는 구멍을 보고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폼페이 자료관에 전시되어 보관되고 있는 인간과 동물 그리고 기타 화석들 모습 ⓒ 한정환

 
이런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우선 구멍 사이로 석고를 부어 그 형태를 살펴보기로 했다. 그런데 여기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석고가 응고된 모습을 보니 바로 그게 사람 모습이고, 동물 모습의 화석이었던 것이다.

화산재와 용암에서 내뿜는 불덩이의 뜨거운 열기에 사람과 동물의 뼈는 온데간데없고 원형 그대로의 모습으로 산화되어 큰 구멍이 생긴 것이다. 이런 석고로 부은 여러 가지 모형을 자료관에 모아 전시해 두었다.

숲이라고는 하나 없는 폐허의 도시 폼페이를 관광하다 보면 한낮의 뜨거운 태양은 피할 수 없는 고통이다. 그만큼 햇살이 따갑고 눈이 부시다. 그러나 멋진 풍경도 자주 본다. 그중에서 여객기에서 내뿜는 하얀 열기가 파란 하늘을 수놓은 모습은 언제 보아도 아름답기 그지없다.

폼페이를 보면 천년고도 경주와 흡사

이탈리아 폼페이는 우리나라 천년고도 경주와 흡사한 느낌을 받았다. 두 도시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도시로 등재된 것도 그렇고, 아직도 유적유물이 땅을 파면 계속 나오는 것도 그렇다. 경주는 신라시대 지진이 일어나 많은 인명 피해가 있었던 것도 그렇고, 폼페이는 베수비오 화산으로 도시를 한꺼번에 삼켜 버려 수많은 인명피해를 본 것도 그렇다.

두 도시는 서로 공통점이 있는 고고학적 도시 같다. 폼페이 관광은 천년고도 경주의 모습과 비교하면 관광이 더 즐겁고, 구석구석을 돌아보아도 지루하지 않고 구경하는 재미를 더해 주는 것 같다.

[참고문헌]
- 유럽에서 꼭 가봐야 할 여행지 100 <정보상, 상상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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