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에도 두렵지 않은 도심 숲

[써니's 서울놀이 43] 사계절 푸름이 가득한 곳, 서울 식물원

등록 2019.05.03 11:25수정 2019.06.26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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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림속으로 들어선 듯한 서울 식물원. ⓒ 김종성

주말을 맞아 숲이나 강변공원으로 나들이 가려는데 하필 미세먼지가 출몰하면 허탈한 마음이 든다. 이런 때 식물원은 도심 속에서 미세먼지 걱정 없이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되는 고마운 곳이다. 지난 5월 1일 정식 개장한 서울 식물원(강서구 마곡동로 161)은 공원과 식물원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서울 최초의 도시형 식물원이다.

세계 12개 도시의 식물을 전시한 대형 온실이 식물원의 상징으로 자리한 가운데, 숲 정원 호수 습지가 공존하는 공간이다. 매표소를 지나 1층에 있는 식물문화센터는 숲속 동영상과 소리가 나와 보다 생동감 있게 식물 세계를 접할 수 있다. 국내 처음 선보이는 식물원으로 이런 곳을 '보타닉 공원(Botanic Garden+Park)'이라고 한단다. 간판에 새겨져있는 서울 식물원의 영문 이름도 'Seoul Botanic Park'다.
 

독특한 모양으로 눈길을 끄는 식물원 외관. ⓒ 김종성

숲속 동영상과 소리가 나와 생동감있는 식물문화센터. ⓒ 김종성

이곳은 영국 콘월의 '에덴 프로젝트'를 모티브로 삼았다고 한다. 황폐한 땅에 세계 최대 규모의 온실을 지은 에덴 프로젝트는 도시 재생의 좋은 사례로 꼽힌다고. 서울 식물원은 서울 서남권에 처음 생긴 대규모 공원이다.

식물원이 들어선 곳은 과거에 김포 평야라 불리던 너른 들판이었다. 식물원의 면적은 50만4천㎡로 여의도공원(22만9천㎡)의 2배가 넘는다. 온실 열린숲 호수 습지 등 4구역으로 구성되며, 온실구역만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고 그 밖의 공원 구역은 24시간 열려 있다.

바오밥나무, 빅토리아수련, 보리수나무가 사는 식물원 온실 
 

큰 나무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식물원 온실내 구름다리. ⓒ 김종성

희귀한 빅토리아 수련이 사는 연못. ⓒ 김종성

서울 식물원의 랜드마크인 온실은 아파트 8층 높이에 7555㎡(약 2300평) 규모다. 일반적인 돔형이 아니라 오목한 그릇 형태의 이채로운 모양으로 방문객들의 눈길을 끄는 존재다. 지중해 식물과 열대 식물들이 다양하게 식재돼 있다. 투명 유리에 에워쌓인 온실은 사계절 내내 녹색에 둘러싸여 숲 체험이 가능하다.

온실은 하노이 자카르타 보고타 등의 열대관과 바르셀로나 로마 아테네 케이프타운 등의 지중해관으로 나뉘어져 볼거리가 풍성하다. 온실을 모두 둘러본 후, 2층 구름다리로 이동하면 색다른 느낌을 만끽할 수 있다.

밑에서 올려보던 키 큰 나무들을 바로 옆에서 가까이 볼 수 있다. 온실 전체를 내려다보며 천장에서 쏟아져 내리는 햇빛 샤워를 하며 산책할 수 있는 서울 식물원만의 색다른 재미다.
  

평균 수령이 2천년이라는 바오밥 나무. ⓒ 김종성

식물원을 산책하다보면 유명한 소설 <어린 왕자>에 나오는 평균 수령이 2천년이라는 바오밥 나무, 아마존에서 최초 발견된 빅토리아 수련, 건조한 사막에서 살아남기 위해 항아리 모양의 몸통 속에 물을 저장하고 있는 '항아리 물병나무',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 '사이프러스' 등 귀한 식물들을 실제로 볼 수 있다.

평생 보기 힘든 식물들이다 보니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쉴 새 없이 사진을 찍으며 좋아할 만하다. 우리나라 자생식물을 볼 수 있는 정원도 빼놓을 수 없다. 솔비나무 윤노리나무 돌배나무 솔송나무 귀룽나무 야광나무 등 진귀한 우리나라 대표 자생수종을 직접 볼 수 있어 좋았다.

희한한 모양의 선인장들이 맞이하는 열대관에 들어서면 습하고 따뜻한 기운이 방문객의 몸을 감싼다. 마치 다른 계절의 나라로 순간 이동한 느낌이 든다. 브라질을 포함해 베트남, 콜롬비아 등 적도 근처 월 평균 기온 18도 이상 지역에서 자라는 다양한 식물들은 모두 각 나라의 대사관에서 증정한 식물들이라고 한다.
  

석가모니의 득도를 도운 인도 보리수 나무. ⓒ 김종성

식물원내 카페. ⓒ 김종성

식물원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나무는 8m나 되는 키의 인도 보리수 나무다. 석가모니가 보리수 밑에서 보리(菩提), 곧 깨달음을 얻었다고 해서 신성하게 여기는 나무다. 한눈에 봐도 오랜 세월을 겪은 노거수지만, 가지에 푸른 잎이 풍성하게 났다.

우리나라 사찰이나 오래된 성당에서도 볼 수 있는 나무지만 알고 보니 진짜 보리수 나무가 아니었다. 석가모니가 득도한 보리수 나무는 뽕나뭇과로 아열대지방에서 자라는 나무다 보니 우리나라 기후에서는 자생할 수 없다. 그래서 한국의 사찰에선 피나뭇과의 보리수를 심었단다. 

서울 식물원이 소개하는 키우기 쉬운 실내 공기 정화 식물들도 눈길을 끌었다. 아이비 떡갈잎고무나무 벵갈고무나무 스킨답서스와 관상용으로도 좋은 구즈마니아 등이 나와 있다.

특히 스킨답서스는 음지에서도 잘 자라고 물도 자주 주지 않아도 되며, 음식 냄새나 곰팡이 냄새까지 제거한다니 꼭 키우고 싶다. 식물은 인간에게 치유와 면역력을 높여주고, 스트레스나 우울증 해소 등 삶에 원초적인 에너지를 주는 고마운 존재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씨앗을 대출할 수 있는 씨앗 도서관. ⓒ 김종성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리는 메타세쿼이아 나무의 씨앗. ⓒ 김종성

식물원 안에는 작은 숲이 들어선 카페가 있어 쉬어가기 좋고 식물문화센터 1층엔 씨앗도서관도 운영되고 있다. (이용시간 : 화요일~일요일 10:00~17:00) 토종작물 씨앗과 여러 식물씨앗 전시 외에 흥미롭게도 씨앗 대출이 가능하다. 대출 씨앗은 1인 1개(종)의 씨앗봉투(약 1g, 씨앗 3~10립)가 제공된다.

전문가인 '식물 코디네이터'들이 친절한 설명을 해주기도 하고 다양한 식물의 씨앗을 열람할 수 있다. 지속적으로 씨앗 대출을 받고 싶다면 번식 채종 고사 등을 찍은 사진을 제출해야 한다.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리며 세상에서 가장 큰 키로 자라는 나무 가운데 하나인 메타세쿼이아 나무 씨앗에 시선이 갔다. 엄지만한 크기의 이 작은 씨앗이 커서 장대한 나무가 될 것을 상상하니 자연의 섭리가 새삼 신비로웠다.

열린 숲, 호수, 어린이 정원학교가 있는 야외 공원
 

한가롭게 거닐기 좋은 서울 식물원 야외 공원. ⓒ 김종성

 

식물원 공원에 있는 어린이 정원학교. ⓒ 김종성


서울 식물원은 탁 트인 호수가 펼쳐져 있는 야외 공간에서 산책하기 좋다. 곳곳에 쉬어가지 좋은 벤치와 카페가 있어 날씨 화창한날 햇볕을 즐기며 여유롭게 거닐기 좋다. 식물원 온실 공간은 유료로 운영(09:30~18:00)되며 공원 구간(열린숲, 호수원, 습지원)은 연중 무료에 24시간 이용 가능하다.

아이들을 위한 어린이정원학교와 텃밭도 가꿀 수 있다. 올 하반기 중 습지원에서 가까운 한강으로 이어지는 나들목이 생긴다니 자전거타고 오고가기 좋겠다. 대중교통편은 서울 전철 9호선 양천향교역과 공항철도 환승역인 마곡나루역에서 도보 5분 거리로 접근성이 좋다.

* 서울 식물원 누리집 : http://botanicpark.seoul.go.kr/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기자의 블로그(sunnyk21.blog.me)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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