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8세 선거권, 이번에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선거 연령을 지속적으로 낮춰 나가야 한다

등록 2019.03.18 18:33수정 2019.03.18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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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더불어민주당과 야3당이 선거제 개편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4당의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모여서 활발하게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선거제 개편에서 중점적으로 논의되는 사안은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의 의석 수를 조정하는 것과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제 개편에서 의원 정수와 연동형 비례대표제 못지 않게 중요한 쟁점이 있다. 바로 만 18세 선거권이다. 두 가지의 쟁점 사안에 밀려 상대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진 못하고 있지만 한국 정치사에 한 획을 그을 중요한 사안으로 보인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 중 만 18세 선거권인 국가가 대부분이고 오스트리아의 경우는 만 16세 이상에게 선거권을 부여하고 있다. 몇 년 전에 일본에서도 만 19세였던 선거 연령을 만 18세로 낮췄다. 결과적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 중, 만 18세가 선거권을 갖지 못한 국가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만 18세는 국방의 의무를 이행할 수도 있고 결혼도 가능한 나이지만 선거권은 없다.  다른 책임과 의무는 부여하면서 정치적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그들을 배제했고 결과적으로 그들의 권리를 합법적으로 빼앗아 왔던 것이다. 이들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려는 시도는 보수 세력과 기성 세대들의 강력한 반대 그리고 정치권의 공방으로 인해 무산되어 왔다. 그들은 주로 두 가지 이유로 18세 선거권을 반대한다. 

우선, 학교가 정치화되어 교실이나 학교가 선거운동이나 정치의 장으로 변모된다는 것이다. 학생들을 선동하려는 정치인들에게 휘둘리게 되고 학생들이 정치와 선거에 대해 제한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그리고 또 다른 반대 이유로 '미성숙함'을 거론한다. 미성년자는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합리적이고 균형잡힌 시각으로 사회 문제를 바라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학생이기 때문에 더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렇기 때문에 이들에게 선거권을 주면 위험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들에게 묻고 싶다. 학교가 사회문제에 대해 토론하는 정치의 장이 되면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리고 광화문 광장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탄핵된 대통령을 석방하라고 외치는 그들은 합리적이고 균형잡힌 시각으로 판단하는 사람들인가. 


필자는 선거권이 창과 방패의 성격을 모두 지닌 권리라고 생각한다. 선거권이 있으면 국민의 이름으로 정치인을 심판하고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킬 수 있으며 동시에 이 권리를 바탕으로 자신들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권리를 성인들만 누리고 있으며 미성년자들은 선거권이 부여된 시민들의 선의에만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모든 세대와 계층은 시민으로서 누려야 할 최소한의 권리가 있고 요구하고 싶은 것이 있게 마련이다. 자신의 권리를 지키고 무언가를 요구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투표다. 20대 국회에서 만 18세 선거권을 반드시 통과시키고 선거 연령을 계속 하향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선거권 #청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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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에서 역사문화학을 전공한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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