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외버스 타고 출퇴근, 이제 편해집니다

국토부, 여객자동차 운송사업 운임·요율 개정안... 시외버스 정기·정액권 도입

등록 2019.02.15 10:12수정 2019.02.1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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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교통, 그리고 대중교통에 대한 최신 소식을 전합니다. 가려운 부분은 시원하게 긁어주고, 속 터지는 부분은 가차없이 분노하는 칼럼도 써내려갑니다. 교통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전하는 곳, 여기는 <박장식의 환승센터>입니다. [기자 말]   
 

마산남부터미널에 시외버스가 손님을 태우기 위해 정차해있다. (자료사진) ⓒ 박장식

 
시외버스 타고 전국 일주를 하거나 저렴한 가격으로 출퇴근하는 시대가 열린다. 국토교통부가 시외버스의 정기권 및 정액권 발행사업 근거 마련을 위해 '여객자동차 운송사업 운임·요율 등 조정요령' 개정안을 마련하고 2월 12일부터 3월 4일까지 행정예고를 했다.

개정안 행정예고 내용을 보면 시외버스 운임 할인을 규정한 10조 4항이 신설되어 일정액 지불 후 일정기간 버스를 이용하는 정액권 또는 정기권 등의 발행이 가능해졌다. 운임 할인의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시외버스 정액권은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일정 기간 동안 특정 등급의 시외버스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게끔 할 전망이다. 이미 한국철도공사가 도입해 큰 인기를 끈 '내일로'나 고속버스를 일정 기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EBL(Express Bus Lines)패스'와 비슷하다.

하지만 'EBL패스'는 비싼 가격의 티켓을 월요일에서 목요일 사이에만 사용 가능하고 지방과 지방을 잇는 고속버스가 부족하다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내일로' 역시 좌석지정에 추가요금을 부과하고 고속열차를 이용할 수 없으며 철도가 들어가지 않는 지역으로 여행할 수 없는 것이 단점이었다.

국내에서 시외버스가 들어가지 않는 곳은 교량이 연결되지 않은 낙도 외에는 없다. 강원도 고성의 민통선 앞에서 전라남도 해남 땅끝마을까지 시외버스가 오간다. 철도가 없어 '내일로' 이용객을 수용하지 못했던 여러 지자체가 여행객을 끌어모을 좋은 기회가 열리는 셈이다. 각 지역의 관광수요가 늘어나며 지역경제 활성화도 도모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시외버스 정기권, 지역민 교통부담 줄이나

이번 개정안에는 시외버스 정기권과 관련한 내용도 포함되었다. 국토부는 통근 및 통학이 가능한 100km 미만 단거리 노선을 일정기간 왕복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정기권을 할인된 요금에 판매한다고 설명했다. 이미 KTX, 무궁화호 등의 철도나 지하철 등에서 정기권이 운영되고 있어 시외버스로 선택폭이 넓어진 셈이다.


매일 시외버스를 타고 출퇴근 및 등하교하는 많은 이들에게는 이번 시외버스 정기권 소식이 반갑다. 이미 상당수의 단거리 노선은 출퇴근 직장인으로 가득한 데다, 통학을 목적으로 터미널에서 대학교 입구까지 직통하는 시외버스 노선이 있어 통학비가 부담되는 학생들에게 인기 만점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기권이 운영되면 매번 표를 끊어 버스에 오르는 부담도 줄어든다. 요금, 편의성 등이 증진되어 시외버스 이용객이 증가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기권으로 인해 차량 분담률이 비교적 높은 지방에서도 시외버스가 대중교통의 교통분담률을 높여주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할인폭이 관건이다. 철도 정기권의 경우 최대 60% 정도의 할인율이 적용되고, 지하철 정기권 역시 50%의 할인율이 적용된다. 국토교통부는 최대 30% 정도의 할인율을 적용하겠다고 밝혔지만, 대학교 연계 시외버스의 대학생 할인폭이 20%에서 30% 수준이라는 점으로 인해 할인율이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영세한 시외버스 회사, 흔들리지 않을까

영세한 시외버스 회사의 재정난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지방과 지방 사이를 오가는 시외버스는 지역 인구 감소에 따라 이용객이 줄어들어 지자체 지원을 받아 운행하거나 운행횟수를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맨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러한 버스회사의 흔들림을 막기 위해 정액권 요금의 분배나 정액권 참여기업에 대한 지원금 확대 등이 필요하다. 정기권 역시 할인율에 대비해 버스 요금을 소폭 인상하는 대신 정기권이나 정액권 요금을 낮춰 '늘,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은 저렴하게, 가끔, 한 번 타는 사람들은 정가로 이용하는' 유럽식 교통 시스템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받고 있다. 의견이 있는 경우 3월 4일까지 우편, 팩스 또는 국토부 홈페이지를 통해 제출할 수 있다. 좋은 의견이 반영되어 여행을 찾는 이용객과 통근, 통학하는 이용객, 시외버스 회사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이 나오기를 바란다.
#시외버스 #정기권 #정액권 #시외버스 요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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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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