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인도로 피난갔어요

[인터뷰] '간절한 마음 절실히 모아 탈핵' 펴낸 김한기씨

등록 2018.09.14 16:07수정 2018.09.1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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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9권 출간한 작가 김한기씨가 '간절한 마음 절실히 모아 탈핵'을 펴냈다. 김한기씨는 세계에서 가장 핵발전소가 많은 울산에서 살고 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가 폭발했을 때 방사능 피폭 위험을 피해서 인도로 여덟 달 동안 피난을 가 있었다. 인도에서 돌아와 6년 동안 꾸준히 탈핵 책을 쓰서 [간절한 마음 절실히 모아 탈핵]을 출간했다.

아래는 작가 김한기와 나눈 이야기다.

기자: 안녕하세요.
김한기: 안녕하세요.

기자: 이번 탈핵 책을 어떻게 쓰시게 되었습니까? 책에 있는 작가 소개란을 보니 핵발전소와 관련된 일을 하신 적이 없는 것 같은데요.
김한기: 지금도 그렇듯이 핵발전소하고 관련된 일을 한 적이 없습니다. 저는 글을 쓰는 작가입니다. 글을 쓰려고 하면 먼저 제가 건강해하고 목숨이 붙어있어야 글을 쓸 수 있습니다. 병이 들어 방에 드러누워 지낸다면 글쓰기가 아주 힘들어집니다. 만약 죽으면 어떻게 글을 쓸 수 있겠습니까? 만약 다음 순간 울산핵발전소, 부산핵발전소, 경주 핵발전소 중에 하나가 폭발을 하면 저는 방사능에 피폭되어 건강이 나빠 질 것이고 더 심하면 죽을 수도 있습니다.

핵발전소는 언제 터질지 누구도 모릅니다. 지금 말하고 있는 다음 순간에도 터질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글을 쓰기 위해서 먼저 갖춰야할 조건이 탈핵이더라고요. 그래서 모든 일을 두 번째로 하고 6년 동안 탈핵 책을 쓰는데 힘을 모아서 이렇게 탈핵 책을 출간을 하게 되었습니다.

기자: 체르노빌 핵발전소 폭발 사고를 놓고 보면, 만약 울산핵발전소, 부산 핵발전소, 경주핵발전소가 터지면 우리나라 사람은 모두 위험해집니다. 모든 사람이 자기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건강하고 목숨이 붙어있어야 하기에 모든 우리나라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 탈핵이라고 봅니다.
김한기: 맞습니다. 탈핵 운동은 자기 건강과 목숨을 지키는 일이면서, 우리나라 일이며, 핵발전소 폭발은 체르노빌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온 인류의 문제입니다.

 
돈 나고 사람 났나
  -사람 나고 돈 났지

국가 나고 사람 났나
사람 나고 국가 났지

사상 나고 사람 났나
사람 나고 사상 났지

핵전* 나고 사람 났나
사람 나고 핵전 났지

*- 핵발전소 줄임말

                           -[간절한 마음 절실히 모아 탈핵] 중에서

 

[간절한 마음 절실히 모아 탈핵]앞표지 책 앞표지입니다. ⓒ 최수련

기자: 쓰신 탈핵 책에 대해서 좀 설명을 해 주시겠습니다. 책을 보니 시도 있고 소설도 있고 평론도 있는데요.
김한기: 보통 책을 낼 때 시면 시, 소설이면 소설, 평론이면 평론으로 한 가지 장르로 책을 씁니다. 하지만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보면 기행문이지만 [호질]같은 소설도 들어가 있습니다. [열하일기]전체를 놓고 보면 마치 이야기 종합세트 같습니다. 탈핵 책을 쓸 때 장르는 생각하지 않고 내가 쓰고 싶은 글이 어떤 때는 형식이 시가 맞았고, 어떤 글은 형식이 소설이 맞았고, 어떤 글은 평론이 맞아서 이렇게 되었습니다. 탈핵은 모든 사람에게 필요하기 때문에 되도록 모든 사람이 잘 알기 쉽게 우리말을 살려 쓰려고 했습니다.

기자: 그동안 책을 9권을 출간을 하셨는데 탈핵 책을 쓰는 데 어려움은 없었습니까?
김한기: 여태껏 쓴 책 중에서 쉽게 쓴 책은 없습니다. 열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듯이 책 쓸 때마다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탈핵 책을 쓸 때 어려움은 다른 책하고 달랐습니다. 여태껏 쓴 책은 시집, 소설, 요가 책이었습니다. 이런 책을 쓸 때는 어렵기는 했지만 공포감은 없었습니다. 탈핵 책을 쓸 때는 방사능 피폭 공포를 느끼며 썼습니다. 글 쓸 때는 방에서 글을 쓰지만 핵발전소 이야기를 쓸 때는 상상으로 핵발전소 문을 열고 들어가 핵발전소 곳곳을 돌아다니며 방사능이 가득하여 사람이 들어가면 죽는 원자로 속으로도 들어가야 했습니다. 그리고 터진 후쿠시마 핵발전소 속으로도 들어갔습니다. 이런 상상을 하며 글을 써다보면 방사능 공포에 휩싸이게 되는 때도 있었습니다.

기자: 말씀을 들으니 쉽지 않았겠습니다. 작가님은 후쿠시마 핵발전소가 폭발했을 때 인도로 피난을 떠났습니다. 굳이 인도까지 피난 갈 필요가 있었을까요?
김한기: 후쿠시마 핵발전소가 터졌을 때 큰일 났구나 싶었습니다. 당시 저는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었습니다. 체르노빌 핵발전소가 터졌을 때 체르노빌 핵발전소에서 나온 방사능이 독일, 프랑스, 영국, 아일랜드까지 오염시킨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로 후쿠시마 방사능이 우리나라를 오염시킬 것은 분명하고 어느 정도 오염시킬 것인 지가 문제라고 보았습니다. 인도에 피난 갔다가 돌아와서 알아보니 체르노빌 핵발전소가 터졌을 당시에 체르노빌 방사능 물질이 일본까지 왔더군요. 지금도 아일랜드는 체르노빌 방사능 피폭 때문에 우유 생산이 금지된 지역이 있더군요. 기가 찰 일입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난 당시 일본 사람들이 미국, 유럽으로 피난을 떠나고 우리나라로도 피난 오고 있었습니다. 체르노빌 핵사고를 떠올려보고서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로 우리나라 안전하지 않을 수 있는 확률이 높다고 보고 인도로 피난을 갔습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하고 1주일 진행되는 상황을 보고 안 되겠다 싶어 인도로 피난가기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후쿠시마 핵발전소가 폭발한지 2주 뒤에 인도로 피난을 갔습니다. 인도 여권을 받기 위해 1주일이 필요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여권이 필요 없었다면 후쿠시마 핵발전소 터진지 1주일 뒤에 인도로 피난을 갔을 겁니다.

기자: 혹시 인도에 갈 일이 있는데 마침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터져서 빨리 인도로 간 것은 아닌가요?
김한기: 아닙니다. 100% 핵사고 때문에 인도로 피난을 갔습니다. 피난을 결심하고 어디로 갈까 하고 세계 지도를 펼쳐보니 갈만한 곳이 유럽, 인도, 필리핀이었습니다. 유럽은 머무는 비용이 너무 비싸서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남은 것은 인도하고 필리핀이었는데 되도록이면 후쿠시마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고 싶어 인도로 갔습니다.

기자: 방사능 피폭 안전을 생각하면 인도에 계속 사는 것이 좋았을 텐데 어떻게 여덟 달만 있다가 돌아오게 되었습니까?
김한기: 인도는 후쿠시마 방사능 피폭 위험은 없는 곳이죠. 열대 큰 나무 아래서 바나나도 실컷 먹고 코코넛도 맛있게 마셨는데 역시 외국이더라고요. 마시는 공기부터 달랐습니다. 내 몸과 마음은 우리나라에 적응이 되어있다 보니 인도에 가서 살려면 인도에 맞춰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인도에 살면서 계속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소식을 살폈습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바람이 태평양쪽으로 많이 불어 후쿠시마 핵발전소에서 나오는 방사능이 태평양쪽으로 많이 가서 우리나라로 돌아왔습니다.

기자: 탈핵 책을 내셨는데 앞으로 탈핵 운동은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김한기: 지금 급한 것이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에 오염된 식품이 우리나라에 수입되어 들어오고 있는데 이런 식품을 통해서 방사능 피폭을 안 당하도록 해야 합니다. 일본 방사능쓰레기가 수입된 적도 있는데 방사능에 오염된 모든 것들이 수입이 안 되도록 해야합니다. 우리나라에 있는 핵발전소와 핵쓰레기에서 나오는 방사능에 사람들이 대도록 적게 피폭당하도록 관리를 잘해야 합니다.

지금 당장 우리나라에 있는 핵발전소를 멈추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이런저런 사정상 당장 멈추기가 힘듭니다. 만약 지금 당장 우리나라에 있는 모든 핵발전소를 멈춘다고 해도 여태껏 핵발전소를 돌려 쌓여있는 핵쓰레기가 있습니다. 멈춘 핵발전소 자체도 고준위 핵쓰레기가 됩니다. 이 핵쓰레기에서 방사능이 위험하지 않게 되려면 수십만 년이 필요합니다. 지금 인류는 핵쓰레기를 안전하게 보관할 기술이 없습니다. 그래서 탈핵운동은 지금 살아있는 사람들이 다 죽은 뒤에도 자손대대로 해결해야 할 숙제입니다. 

또 일본과 중국에 있는 핵발전소가 터지는 것도 걱정해야 합니다. 중국에 있는 핵발전소가 터지면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에 바로 올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은 빨리 빨리 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정말 우리나라 사람 성질을 제대로 살려 빨리빨리 해야 할 것이 탈핵입니다. 하지만 탈핵운동은 자손대대로 해야 하기 때문에 지치지 않도록 힘을 어느 정도 저장하면서 죽을 때까지 할 생각입니다.

기자: 혹시 탈핵 책을 또 쓸 계획은 없습니까?
김한기: 탈핵에 대해서 또 쓸 거리가 생기면 책을 쓸 겁니다. 지금 쓰고 있는 책이 있는데.

기자 : 어떤 책인가요?
김한기: 일본에 대한 책입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가 터졌기 때문에 일본은 국가 위기입니다. 임진왜란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일본 위기가 바로 우리나라 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일본에 대해서 잘 알면 지금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로 국가 위기로 몰린 일본으로부터 우리나라로 튈 불똥을 하나라도 더 줄일 수 있습니다.

기자 : 말씀을 듣고 있으니 갑갑하면서 복잡한데요.
김한기: 할 수 있는데 만큼은 해봐죠. 자꾸 걱정되는 이야기를 해서 미안하지만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 여름 날씨가 엄청 더워졌습니다. 더워 죽는 일이 남의 일이 아닌 것이 되었습니다. 여태껏 우리집은 시원해서 여름에는 선풍기로 견뎠습니다. 그런데 작년부터 얼마나 더운지 에어컨이 있어야겠다 싶더라고요.

더운 날씨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도 심상치 않습니다. 핵발전소는 핵반응로 폭발을 막기 위해서 물로 핵반응로를 식힙니다. 이때 식힌다고 더워진 물인 온배수가 핵반전소 1기당 1초에 30톤 정도 핵발전소 밖으로 나와 바다로 나갑니다. 1초에 30톤이면, 10초면 300톤, 100초면 3000톤, 10분이면……. 1시간 정도만 해도 우리 머릿속으로 계산하기에 벅찹니다. 하루면 우리가 받아드릴 수 없을 만큼의 막대한 량이 나옵니다. 이래서 이 엄청나게 나오는 온배수 때문에 핵발전소는 핵발전소가 있는 지역 온도를 올립니다.

사고 난 후쿠시마 핵발전소 핵연료를 식힌다고 퍼붓는 막대한 물이 데워져서 바다로 나오니 바다 온도가 올라가고 열을 받은 물은 수증기로 올라가서 대기를 데우고 있습니다.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핵발전소 사고는 인류에게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유엔UN이 나서서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지구 온난화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정밀 조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자: 늦기 전에 빨리 어떤 조치를 해야 할 텐데요. 말씀 고맙습니다.
김한기: 쉽지 않은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간절한 마음 절실히 모아

 탈핵
 언제 터질지 모르기에
 탈핵
 사고 없어도 방사능이 나오니
 탈핵
 대책 없는 핵쓰레기이기에
 탈핵
 돌이킬 수 없기에
 탈핵
 처음부터 아니었기에
 탈핵
 모든 생명을 위해
 탈핵


-[간절한 마음 절실히 모아 탈핵]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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