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국민TV 노조에 편파적? 오히려 그 반대"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265] 가수 손병휘씨

등록 2015.08.27 11:02수정 2015.08.28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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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아래 <국민TV>)의 노사 갈등이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앞서 <국민TV> 진행자들, 그리고 언론계와 시민 사회에서 공동대책위(공대위)를 꾸려 각각 중재에 나섰지만 실패했고 제작을 거부하던 직원들은 징계를 받은 상태다.

오는 29일 대의원 임시 총회가 예정돼 있으나 제대로 치러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의원 55명은 지난 19일 서영석 이사장과 김정일·김철수 이사 등 현 경영진에 대한 해임 요구안을 오는 29일 대의원총회 안건으로 상정하려했으나 무산됐다.

한 달을 넘긴 <국민TV> 노사 갈등. 이에 대한 해법을 찾아보고자 <국민TV> 출연자로 중재에 나섰던 가수 손병휘씨를 지난 25일 서울 서초구 내방역의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다음은 손씨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오는 29일 임시총회, 대의원 선택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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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손병휘씨 ⓒ 이영광


- 22일로 <국민TV> 노조가 제작 거부를 한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어떻게 평가하나요?
"평가라기보단, 현재 상황을 말씀드릴게요. 노조비상대책위(비대위)가 제작 거부에 돌입한 시점에 저와 이강윤 앵커가 두 번에 걸쳐 중재에 나섰지만 실패했습니다. 공대위 중재도 실패하고 당시 노조비대위의 타협안도 거부 됐어요. 그 결과 경영진의 강력한 정책에 의해 방송 파행까지 왔고 직원들은 중징계를 받아 밖으로 나왔죠. 이번 주 토요일(오는 29일) 상임이사 4명과 감사 1명을 뽑는 총회 체제로 가는 것입니다."

- 말씀하신 대로, 노조가 제작 거부에 돌입했을 당시 방송 진행자들이 중재에 나섰으나 실패했는데.
"양쪽이 치킨 게임을 하잖아요. 출연자였기 때문에 가까이서 보게 되는데 이러다 큰일 나겠다 싶었어요. 사실 이강윤 앵커와는 방송국에서 인사만 할 뿐 친분이 없었어요. 지난달 18일 안산 조합원 행사 끝나고 뒤풀이 하면서 처음 술 한잔 하게 된 거예요. 그래서 그 달 21일 안부 전화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국민TV> 얘기를 하게 된 거죠.

지난달 22일 노조 비대위가 제작 거부를 예고했잖아요(관련 기사 : <국민TV> 노사갈등 격화...제작거부 사태). 그래서 급한 마음에 밤 늦게 저희 둘 명의로 조합원 게시판에 중재 글을 올렸어요. 저희는 '제작 거부 돌입 보류'를 중재 조건으로 달았지만, 노조 비대위는 저희 중재안을 받아들인다면서도 제작 거부에 들어갔어요. 경영진은 아예 반응도 없었어요. 그래서 23일 서영석 이사장, 조상운 사무국장과 저희 둘이 얘기한 끝에 중재안을 받고 24일 노사가 협상 테이블 앉았으나 결렬됐어요."


- 중재를 하다 보면 양쪽에서 공격을 받을 수도 있는데.
"맞아요. 피하고 싶었지요. 하지만 어쩌다 보니 제가 라디오 방송 개국부터 자리를 지킨 진행자였고 이강윤 앵커는 연장자에 간판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분이라 어른된 자의 도리를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특히 이강윤 앵커는 서영석 이사장, 조상운 사무국장과 언론계 선·후배 사이라 기대도 했지요."

- 출연 거부는 어떻게 하게 된 거예요?
"사실 중재에 들어가기 한 달여 전부터 저와 알고 지낸 복수의 출연자들 중 '이런 상황에서 자부심을 느끼고 방송할 수 있겠는가?', 심지어 '그만두겠다'는 이야기를 하신 분도 계셔서 '가벼이 움직이지 말자,  좀 더 기다려보자'며 주저앉히기도 했습니다. 

중재에 들어간 후에는 방송국에서 먼저 마주치거나 알고 지내는 진행자들이 누구랄 것도 없이 알음알음 자연스레 의견을 모으기 시작했고, '다른 방송국도 아닌 <국민TV>에서 노사 문제로 대립을 계속한다면 조합원들의 긍지는 물론 출연자들도 자부심을 품고 방송할 수 없다'는 결론으로 모이게 된 것이었죠."

- 조상운 사무국장은 출연자들의 중재에 대해 "중재에 나선 건 고마운 일이나 애당초 중재 대상이 아니었고 제작을 거부하는 직원들에게 편파적이었다"고 하던데(관련 기사 : "국민TV 출연진의 중재, 고맙지만 불공정").
"'애당초 중재 대상이 아니었다'는 것이 경영진 쪽 입장이라면 중재 실패가 예상된 것이죠. 그러나 저희가 애당초 직원들에게 편파적이었다는 것은 억울해요. 왜냐하면 1차 중재는 조상운 사무국장이 먼저 직원들에게 개인적으로 이야기했던 안을 사측 안으로 받아들여서 비대위에 전하겠다고 시작한 것이에요. 그렇게 따지면 사측의 안을 그대로 받아들여서 갔기 때문에 오히려 사측에 편파적이었다고 할 수 있죠."

- 사측 안은 어떤 것이었나요?
"두 가지였는데 징계에 대한 소명을 충분히 하라는 것과 직제개편은 일단 받아들이고 8월 총회 이후 다시 논의하자는 것이었어요."

- 비대위 반응은 어땠나요?
"조상운 국장이 제시한 안에 대해 곤혹스러워했지만, 논의를 하겠다고 했고 무엇보다 드디어 사측이 비대위를 대화 상대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기대하더군요. 나중에 그게 아니라는 점을 확인하고 실망했지만요."

- 출연자들이 출연을 거부하자 경영진은 관련 프로그램을 폐지했습니다. 출연자들은 "이런 식으로 프로그램을 없애버리는 것은 감정적 대응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라고 경영진을 비판했고 이에 조상운 사무국장은 "출연진들의 일방적 출연 거부로 어쩔 수 없이 폐지 당한 것으로 우리가 없앤 게 아니라 그들이 없앤 거다"라고 하던데.
"경영진이 그렇게 판단했다면 존중해야죠. 그래서 하루 만에 프로그램을 폐지한 거겠죠. 좋지는 않지만 이럴 땐 가만히 있는 것이 신사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들은 출연진에게 성의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만 얘기할게요."

- <국민TV> 사태로 많은 분이 안타까워합니다. 해결책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오는 29일 임시총회에 많은 대의원이 참여해 투표로 실질적인 2기를 준비할 것입니다. 거기서 어떻게든 일단락을 지을 것입니다. 즉, 조합원의 대표인 대의원들의 선택에 달려있어요."
#손병휘 #국민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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