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인사 비리 전력 드러나... 인사검증 '구멍'

청년특별위원회 하지원 '돈봉투'·윤상규 '불공정거래'... "밀봉 인사 스타일이 문제"

등록 2012.12.28 19:57수정 2020.05.0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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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봉'된 인수위 명단 윤창중 당선인 수석대변인이 지난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1차 인선안을 발표하기 위해 인선 명단이 든 봉투를 개봉하고 있다. ⓒ 유성호

[기사 수정 : 2020년 5월 4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인선에 포함된 일부 인사들의 비리 전력이 논란이 되면서 인사검증 시스템에 '구멍'이 났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운영하는 기업체가 불공정 하도급거래로 시정명령을 받거나 과거 돈봉투를 수수한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던 인사들의 비리 전력이 드러난 것이다.

앞서 윤창중 인수위 수석대변인과 국민대통합위원회 김경재, 김중태 부위원장에 대해 '막말 인사'라며 철회를 주장한 야권은 이들 비리 인사에 대해서도 '부적격 인사'라며 인선 취소를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취임 전부터 경제민주화를 강조해온 박 당선인이 임명한 인수위원이 하청업체에 피해를 입히는 불법하도급거래를 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윤상규 위원, 자신이 대표인 네오위즈게임즈 '불공정 하도급 거래' 물의

대통령직 인수위 산하 청년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된 윤상규 네오위즈게임즈 대표가 불공정 하도급 거래를 해온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윤 대표의 인수위원 선임 발표 하루 만인 28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윤 대표가 이끄는 네오위즈게임즈에 대해 불공정 하도급거래로 시정명령을 내렸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며 게임업계 매출 2위로 올라섰고 영업이익만 1100억 원을 벌어들였다. 그러나 하청업체에는 줘야 할 돈을 제 때, 제대로 주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공정위에 따르면, 네오위즈게임즈는 자사 게임사이트 '피망'에서 판매되는 아바타·배경·액세서리 등 게임 콘텐츠를 제작한 하도급 업체에 6억 원가량의 대금을 법정기일보다 30일가량 초과해 주면서, 1천만 원가량의 지연이자도 주지 않았다.

하도급법 위반 행위는 박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세운 경제적 약자 권익 보호에 위반된다는 지적이다. 박 당선인은 대선공약을 통해 "경제적 약자에게 확실하게 도움을 주는 경제민주화를 추진하겠다"면서 건설·IT분야 등의 하도급 불공정특약에 따른 중소사업자 피해방지를 내걸었다.

박 당선인은 대선을 앞둔 지난달 중소기업과의 간담회에서도 "불공정 하도급 관행으로 중소기업을 하는 여러분이 많이 힘들어하는 현실은 제대로 된 시장경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박 당선인이 내건 공약을 기업체 출신의 인수위원이 위반한 셈이다. 따라서 윤 대표의 인선은 박 당선인이 그동안 강조해온 경제민주화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네오위즈게임즈의 경우 공정위가 불법행위에 대해 몇 달 동안 조사를 벌이고 있었던 사안이다. 네오위즈게임즈는 또 지난 2009년에도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이용약관을 운용하다 공정위에 적발된 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깜짝 인사'로 상징되는 박 당선인의 인사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도 논란의 대상이다.

하지원 위원, '돈봉투 수수 벌금형' 전력

역시 인수위 청년특위 위원으로 선임된 하지원 에코맘코리아 대표의 경우는 서울시의원 재직당시 돈봉투 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드러났다. 하 대표는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소속 서울시의원으로 재직하던 지난 2008년 4월 같은 당 소속 김귀환 서울시의원으로터 100만 원이 든 돈봉투를 받았다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하 대표는 1심에서 벌금 80만 원에 추징금 100만 원을 선고받았지만, 항소를 포기하면서 형이 확정됐다. 그러나 하 대표는 이런 전력에도 19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에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하기도 했다.

'막말 인선'의 대표적 인사인 윤창중 수석대변인에 대해서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문화일보> 논설위원 출신인 윤 대변인은 보수성향 논객으로 활동하면서 방송과 칼럼을 통해 진보진영 인사들에게 욕설에 가까운 비방성 폭언을 쏟아냈다. 그가 한 종편 채널에서 했던 발언은 여러 차례 문제가 됐고, 해당 방송사는 방송심의위원회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특히 윤 대변인은 대외적으로는 언론인으로 활동하면서도 지난 3월부터 수천만 원의 연봉을 받는 대우조선해양 감사위원을 지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6일 윤 수석대변인이 사임했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 24일 자신의 블로그에 "이미 말씀 드렸습니다만 신문, 잡지에 기고하고 방송 출연해 몇 푼 받는 게 제 수입원의 전부"라고 말했다.

앞서 박 당선인은 지난 27일 인수위원장 등 인수위 핵심 인선을 발표하면서 "전문성, 국정운영능력, 애국심과 청렴성 등을 인선 기준으로 삼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따라서 박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에 대한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모든 게 '밀봉인사 스타일' 때문"

당장 야권은 청년특별위원회의 윤상규·하지원 위원에 대해 인선 취소를 촉구하고 나섰다. 전날(27일) 인수위 주요 인사 발표 당시 "균형 인사", "고뇌한 흔적" 등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던 입장에서 180도 선회한 것이다.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28일 오후 브리핑에서 윤상원 대표의 시정명령 건을 언급하면서 "당선인의 공약을 정면으로 걷어찬 사람이 인수위원으로 임명되는 것은 큰일"이라고 꼬집었다. 박 대변인은 또 "하지원 위원의 경우 청년정신·시대정신과 거리가 먼 인사"라며 "박근혜 새정부 인수위원으로 돈봉투 관련 인사가 참여하는 것은 참극에 가깝다. 청년들에 대한 모욕이자 국민들에 대한 도전"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박 당선인은 즉각 막말 윤창중, 돈봉투 하지원, 반(反)경제민주화 윤상규 등 문제 인사들에 대한 인수위 인선을 취소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또한 이같은 인사 문제가 거듭되는데 대해 "박 당선인의, 아무도 알 수 없는 '밀봉인사 스타일'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인수위 인선 발표 당시 윤창중 대변인이 인선 명단을 밀봉된 봉투에 넣어서 가지고 온 것을 꼬집은 것이다. 봉투를 밀봉한 것은 박 당선인이 아니라 윤 대변인 본인이었다.

박 대변인은 "'밀봉 스타일'의 결과는 인사 참사로 나타나고 있다"며 "물론 인사문제에 있어 보안도 중요하다. 하지만 보안보다는 공감이 더 중요하다. 독선과 불통이 민주주의 사회를 이끌어가는 동력도 리더십도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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