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차범위 내에서 앞선다'는 말, 엄밀히 따지면 잘못

오차범위에서는 결과 뒤바뀔 수 있기에 주의해야

등록 2011.04.15 14:39수정 2011.04.1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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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김해을 보궐선거를 앞두고 창원 MBC가 김해을 지역구 19세 이상 성인 남여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여론조사의 핵심은 후보자의 지지도, 당선가능성이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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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MBC 여론조사를 인용보도한 경남도민일보 창원MBC가 김해을구 19세 이상 유권자 천명을 대상으로 4월 13일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보도


4월 14일자 창원 MBC 9시 메인뉴스 톱으로 "창원MBC가 4.27 재 보궐선거를 앞두고 김해을 선거구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지도에서는 야권 단일후보인 이봉수 후보가, 당선가능성은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기자는 "창원MBC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지지도는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가 47.7%로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의 40.2%보다 7.5%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당선가능성은 김태호 후보가 38.5%로 이봉수 후보의 35.6%보다 2.9% 인 오차 범위 안에서 앞서는 것으로 조사" 됐다고 했다.

김해 을 보궐선거 출마자 지지도 여론조사에 대한 보도를 놓고 보면 창원 MBC는 통계적으로 완전히 잘못된 해석을 했다. 두 후보간 당선가능성 격차가 오차범위 내 인 2.9%  라는 말은 동일한 수의 집단에 다시 한번 여론조사를 하면 정반대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볼 때 두 후보간의 당선가능성 차이(2,9%)는 조사의 오류에서 비롯된 것이지, 김해을 유권자들의 당선가능성 % 차이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오차범위가 '±3.1%'라고 할 때, 특정 후보에 대한 당선가능성은 여론조사 결과 수치보다 3.1% 높을 수도 있고 반대로 그만큼 낮을 수도 있다.

때문에 두 후보의 차이가 6.2% 미만일 때는 '경합, 접전'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다. 누가 더 '우세하다'거나 '높게 나왔다'고 표현해서는 안된다. 서로 오차범위 안에 있다면, 수치는 앞서게 나왔다고 할지라도 실제는 뒤바뀌어 있을 수도 있다.

다시 한번 더 조사하면 지지율은 변동이 없겠지만 당선가능성은 언제든지 뒤바뀔 가능성이 높다.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가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보다 지지율이 7,5% 높게 나타난 결과에 대해서는 지지율이 높다고 단정해도 문제는 없다.


그러나 오차범위(3,1%) 이내인 2,9% 당선가능성이 높게 나왔다고 해서 '오차범위 내에서 높게' 나왔다는 표현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갓난 아기를 보고 앞으로 대통령이 될 인물이라는 표현과 비슷한 확률을 가진 말이다.

미국 언론들은 지지율 여론조사를 발표할 때 신중을 기하고 있다. 지지율의 차이가 표본 오차를 넘지 않을 경우 '앞섰다'는 단정적인 표현을 쓰지 않는다. 단순히 수치만 알리거나 사실상 차이가 없다고 보도하는 것이 관례다.

언론사에서도 이러한 사실을 잘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오차범위 내의 격차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당선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한 것은 두 가지로 해석 할 수 있다.

첫째는 경마저널리즘의 전형적인 보도방식이다. 누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는 경쟁분위기를 유도해서 독자나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어보겠다는 상투적인 언론사의 상업적인 보도방식이다.

둘째는 기계적인 객관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억지춘향식 보도다. 한 후보는 표본 오차를 훨씬 뛰어넘는 지지율을 보이고 있고, 상대 후보의 당선가능성은 표본오차 범위 내에서 수치상 앞서고 있다 보니 억지로 기계적인 객관성을 맞추기 위한 보도라고 본다. 이러한 것이 과연 유권자들에게 얼마나 유용한 정보가 될지는 의문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블로그 http://blog.daum.net/gnccd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글쓴이는 경남민언련 강창덕입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블로그 http://blog.daum.net/gnccd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글쓴이는 경남민언련 강창덕입니다.
#김해호 #이봉수 #김해을 여론조사 #김해을 보궐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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