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나무의뢰테스트

생나무의뢰테스트

검토 완료

고정미(yeandu)등록 2010.12.03 17:20
서너 시간의 수면으로 스무 시간의 경찰 붙박이 취재를 견딘 지 한달이 조금 지난 상태였다.  <편집자말>

 

생나무의뢰테스트생나무의뢰테스트수습기자 A는 잠이 많았다. 밤 10시께, 삽겹살이 익는 불판 앞에서 A는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서너 시간의 수면으로 스무 시간의 경찰 붙박이 취재를 견딘 지 한달이 조금 지난 상태였다. 수습기자들에게 부족한 건, 세상에 대한 지혜와 기자로서의 근성만이 아니었다. 우리에겐 잠이 필요했다.선배 기자 B가 A에게 주의를 줬다. "팀장이 말하고 있는데 수습이 왜 졸아.

 

제주도 사진 용민이가 포즈를 취했꾼요. ⓒ 고정미

정신 차려. 술 한 잔 받고." 그러나, 소주는 마시는 그대로 수면제가 됐다. A는 눈을 떠 허리를 세웠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머리를 밥상 위에 처박았다. B는 이번엔 보다 '강력하게' A를 채근했다. 나를 포함한 동료 수습기자 모두가 긴장했다. 그때 또다른 수습기자 C가 나서 선배 B에게 항의했다.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취지였다. 선배 B는 그런 C를 거칠게 몰아붙였고, C도 지지 않고 대꾸했다. 언성이 높아지더니 둘 중의 누군가가 상대에게 통첩했다. "너 나와." 식당 앞에서 실랑이가 이어졌다. 멱살잡이가 벌어졌다. 선배 몇몇과 수습 몇몇이 달려들어 이를 말리느라 다시 난장이 펼쳐졌다. 바야흐로 1997년의 어느 겨울밤, 시장터 삽겹살집 앞에 바리케이드를 긋고 일군의 '일진 기자'와 일군의 '수습 기자'는 만취 상태의 드잡이를 벌이며 저널리즘의 본령을 제대로 점령하기 위한 치열한 전투를 벌이게 되었다….

 

 

이은영 기사부분 설명중

 박스기사는 기사의 내용을 보강해주는 기사입니다.

최근 일어난 이른바 '선배-수습 기자 쌍방 폭력사태(두 당사자의 주장을 모두 수용하여 일단 이렇게 부르기로 하자)'를 접했을 때, 나는 10년 전 그 겨울을 떠올렸다. '두 사람이 전투를 끝내 극한까지 밀고 갔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아팠다. 그들은 앞으로도 상당히 오랫동안 그 전투가 남긴 상처로 신음할 것이다.1997년 전의 드잡이, 2007년의 '폭력사태'@IMG1@ 언론사에서 그런 '전투'는 종종 발생한다. 일진-수습 기자 사이에 펼쳐지는 갈등은 기자 집단 전체에 내장된 '휘발성 강한' 긴장 관계의 한 부분일 뿐이다. 매일처럼은 아니지만 평균 잡아 한달에 한번 꼴로 거칠고 강력한 언쟁이 벌어진다. 언쟁을 '거칠고 강력하게' 만드는 요소에는 욕설, 반말, 모욕, 폭력 등이 있다. "D 팀장 말이야. 어제 밤에 E 부장하고 한 판 했어." "이야기 들었냐? F 국장이 아침 편집회의 때 G 부장한테 재떨이를 던졌대." "야, 사회부 H 기자 있잖아. 팀장 앞에서 신문을 찢었대. 이런 식으로 신문 만드는 당신이 무슨 데스크냐면서."특히 '기자 지망생'들은 기성 언론의 이런 문화에 대한 '공포'를 토로한다. 언론사의 선-후배 관계를 군대의 그것과 비교하고, 그 낙후성을 성토한다. 맞는 이야기다. 신문과 방송을 막론하고, 언론사는 군대·경찰·조폭 등의 집단이 지닌 위계구조와 마초문화를 품고 있다. 당연히 그건 구시대의 유물이고 청산해야 할 잔재다.

덧붙이는 글 | 생나무의뢰테스트

2007.03.19 16:51 ⓒ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생나무의뢰테스트
#D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