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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C 검찰, 네타냐후 체포영장 청구... "법 위에 사람 없다"

네타냐후 "신(新)반유대주의... 터무니없는 영장" 반발

등록 2024.05.21 14:06수정 2024.05.21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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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림 칸 국제형사재판소(ICC) 검사장은 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하마스 야히야 신와르 최고지도자와 무함마드 데이프·이스마일 하니예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네타냐후 총리. ⓒ 텔아비브 AP=연합뉴스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최고 지도부에 체포영장을 동시에 청구했다.

카림 칸 ICC 검사장은 20일(현지시각) 성명에서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이 2023년 10월 8일부터 팔레스타인 영토(가자지구)에서 자행된 전쟁 범죄와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형사적 책임이 있어 ICC 전심재판부에 체포영장을 청구했다"라고 발표했다.

또한 하마스의 야히야 신와르와 무함마드 데이프, 이스마일 하니예 등 지도부 3명에게도 같은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칸 검사장은 이스라엘 총리와 국방장관이 민간인에 대한 의도적 공격을 지시하고 기아를 전쟁 수단으로 활용하는 등 ICC 조약인 로마 규정 다수를 위반했다며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것을 고의로 박탈하는 것은 정당화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하마스에 대해서도 작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수백 명의 민간인을 숨지게 하고 최소 245명의 인질을 납치했으며, 인질 강간 및 고문 등 반인도적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판사들이 체포영장을 발부하면 ICC 사무국장과 협력해 대상자들을 체포하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CC 검사장 "이스라엘, 재판장 앞에서 이의 제기하라"


네타냐후 총리는 즉각 반발했다. 그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ICC 검사장이 이스라엘 총리와 국방장관을 겨냥해 터무니없고 거짓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라며 "이는 이스라엘 전체를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상에서 가장 도덕적인 이스라엘 군대를 살인과 사체 방화, 참수, 강간을 일삼는 하마스 괴물들과 비교하는 것은 뻔뻔하다"라며 "이스라엘 총리로서 ICC 검사장의 역겨운 행위를 거부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자신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가 "신(新)반유대주의"라며 "그 어떤 국제무대의 압력과 결정도 이스라엘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약속한다"라고 덧붙였다.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지역 공격을 놓고 이스라엘과 대립각을 세우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번만큼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은 이스라엘에 의한 학살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한다"라며 네타냐후 총리의 손을 들어줬다. 

아울러 "우리는 이 체포영장 청구에 반대하고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반유대주의에도 우려를 표한다"라면서 "이스라엘과 하마스를 동등하게 볼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칸 검사장은 이날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법 위에 사람 없다"라며 "이스라엘이 (하마스가 납치한) 인질을 데려올 권리와 의무가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는 반드시 국제법을 준수하면서 해야 한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하마스 대원들이 물을 마시지 못하도록 가자지구 민간인 전체에게 가는 물을 막는 것은 정당화할 수 없다"라며 "이는 마녀사냥이나 감정적인 대응이 아니라 국제 검찰이자 독립적인 법원으로서 국제사회가 ICC에 기대하는 법적 절차"라고 말했다. 

이어 "누구도 법 위에 있는 사람은 없다"라며 "이스라엘은 ICC 재판장 앞에서 자유롭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으며, 그렇게 할 것을 권고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프랑스·벨기에 "ICC 지지"... 서방 동맹 '균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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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림 칸 국제형사재판소(ICC) 검사장의 미국 CNN 인터뷰 방송 ⓒ CNN

 
영국, 이탈리아, 독일 등 서방 국가들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를 반대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ICC의 체포영장 청구는 전쟁을 중단하고 인질을 구출하거나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영국 BBC 방송은 "만약 체포 영장이 발부되면 네타냐후 총리는 서방의 동맹국을 포함해 외국을 방문할 때 ICC에 체포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반면에 프랑스는 ICC를 지지하고 나섰다. 프랑스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과 관련해 ICC 검찰이 제시한 증거를 검토한 후 체포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법원의 전심재판부에 달려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프랑스는 ICC의 독립성과 모든 상황의 면죄부에 맞서 싸우는 것을 지지한다"라며 "우리는 국제인도법을 엄격하게 지켜야 하고, 가자지구의 민간인 사상자가 용납할 수 없는 수준에 달했으며 인도주의적 접근이 부족하다는 점을 수개월 동안 경고해 왔다"라고 강조했다.

벨기에 외무부도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범죄는 가해자가 누구인지에 관계없이 최고위급에서 기소되어야 한다"라며 "벨기에는 ICC의 활동을 지지한다"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체포영장을 반기는 목소리는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나온다.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인권단체 '베첼렘'은 "ICC의 체포영장 청구는 이스라엘이 도덕적으로 빠르게 쇠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더 이상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해) 폭력, 살상, 파괴를 계속할 수 없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가자전쟁 #I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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